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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연쇄 강진 '아비규환'... 사망 4천명 육박, 피해 규모 예측 불가

튀르키예, 국가 애도기간 선포... 유엔 등 국제사회 지원 나서

23.02.07 06:26l최종 업데이트 23.02.07 08:27l
튀르키예·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튀르키예·시리아에서 발생한 강진 피해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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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6일(현지시각)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튀르키예와 인접국 시리아에서 사상자가 수천 명에 달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곳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가 강력한데다 진원의 깊이가 17.9㎞로 얕고, 이 지역에 노후한 건물이 많아 대부분 붕괴하면서 사상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주민들이 깊이 잠든 새벽 시간에 지진이 발생한 점도 인명 피해를 키웠다. 

오후 1시 24분에는 튀르키예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또 발생했다.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는 새로운 지진이라고 밝혔으나, USGS는 첫 지진과 같은 단층에서 발생했다면서 여진으로 간주했다. 

튀르키예, 84년 만의 최악 지진... 강추위에 구조 난항  두 차례의 강진과 80차례에 가까운 여진은 튀르키예는 물론 국경을 맞댄 시리아를 강타했다. 또한 이집트와 레바논에서도 진동이 감지될 만큼 강력했다.

USGS는 "이번 지진은 1939년 12월 동북부 에르진잔주서 발생해 약 3만 명이 사망한 역대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위력"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은 전 세계에서 매년 평균 5회 미만 발생할 정도로 보기 드물게 강력하다"라고 평가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자가 4000명에 육박하고 수만 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으며, 사상자는 계속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부터 7일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하며 "피해 지역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사상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강추위에 눈·비까지 내리는 데다가, 피해 지역을 급히 떠나려는 주민들의 탈출 행렬로 구조대가 피해 지역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터키 당국은 피난민에게 쇼핑몰, 경기장, 이슬람 사원 등을 대피소로 제공하고 있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의 자연재해 전문가 스티븐 고드비 교수는 AP통신에 "날씨가 추우면 건물 잔해에 갇힌 매몰자의 생존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리아에서도 오랜 내전으로 인해 건물들이 노후했고, 의료 및 구조 시설이 충분치 않아 피해가 커졌다. 

국제사회 손길 이어져... 유엔 사무총장 "지원 절실"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지진으로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며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이번 재난의 피해를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들 중 다수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하다"라고 호소했다. 

미국 백악관은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연방 정부에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을 돕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 시리아의 인명 피해와 파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나는 튀르키예와 협력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썼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튀르키예와 시리아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재난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튀르키예, 시리아와 외교적 갈등 관계에 있는 나라들도 앞다퉈 나섰다. 최근 튀르키예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놓고 충돌했던 스웨덴, 핀란드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지원 의사를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실상 전쟁 중인 시리아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시리아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 요청이 들어와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수십 년간 시리아인을 살상해온 살인자에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겠느냐"라며 "이스라엘에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시리아 정부는 "국제 단체들의 인도적 지원 활동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유엔 회원국, 국제적십자사를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에 도움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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