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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통령이면 절대 막았을 거예요”...민주, ‘방류 반대’ 초등생과 간담회

이재명 “핵 오염수 배출 미래세대에 큰 피해, 총력 단결해 저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의원 등 참석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활동가들이 그린 그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8.08.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8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아달라’고 목소리 내 온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양육자들을 만나 우려를 청취했다. 활동가들은 “바다를 지키고 싶다”며 방류 저지를 당부하는 한편, 그동안 환경 문제 대응에 미온적이던 민주당의 태도에도 환기를 촉구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우원식 상임위원장, 어기구·정춘숙 공동위원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10여 명의 초등학생·고등학생과 양육자들이 참석했다.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한나 활동가는 “지난주 교회 수련회를 다녀왔다.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파도를 탔고, 너무 재밌었다”며 “그때 후쿠시마 바다를 생각했다. 그것도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일까”라고 물었다.

김 활동가는 “영상으로 후쿠시마 핵 발전소를 보았다. 너무 위험해서 사람이 들어가지 못했고, 로봇이 촬영했다. 발전소 안은 아주 끔찍했다”며 “그런데 거기서 나온 위험한 물을 바다에 버린다고 해 무지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김 활동가는 “내가 제일 싫은 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찬성했다는 거다. 만약 저나 제 친구 누군가가 대통령이라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절대로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처럼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 반대하는 국민도 많다. 모두 힘을 합치자”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온 17살 고등학생 정근효 활동가는 “투명한 자료 없이 계속해서 안전하다고 하는 일본과 도쿄전력은 믿을 수 없다. 제대로 된 검증도 않고 어떻게 안전하다고 우길 수 있나”라며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문제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망가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 활동가는 “지금 현대를 이끌어가는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 시도의원 등 정치인들의 역할은 다음 세대를 위해 잘 살 수 있는 판을 마련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제주 청소년들은 이번 주 목요일 국회로 올라와 기자회견을 하고, 용산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정 활동가는 “기후위기 시대에 왜 공항이 더 필요한가. 제주 제2공항도 진심으로 막아 주길 부탁한다”며 “진심으로 정치해달라. 진정한 정치가 필요하다”고도 호소했다.

양육자 대표로 발언한 김정덕 활동가는 지난해 9월 5만 명 동의를 얻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논의에 진척이 없는 ‘신규 석탄 발전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 활동가는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가 불거지자 민주당 의원들이 일본까지 가는 적극성을 다른 환경 문제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다. 방사성 오염수는 일본 후쿠시마뿐 아니라 핵발전소가 있는 곳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까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헌법소원 청구인을 공개 모집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김영희 변호사(대리인단 단장)는 “정부가 대응을 잘못한 부분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 중에 있다. 16일에 청구서를 접수할 거고, 4만 명이 넘는 청구인 모였다”며 “이들은 그냥 이름만 보낸 게 아니라 비용도 부담하고, 개인정보도 다 제공해 정말로 정부에 책임을 물으려는 의지가 확실한 분들”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는 무한대로 배출될 수밖에 없는데,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후쿠시마뿐만 아니라 일본 해산물에 대해서 삼중수소는 전혀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방법도 없고 기준도 없는 상태다. 그런 잘못들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피해 사례를 보면 걱정이 많다. 민주당에서 잘 대처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아동·청소년·양육자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한나 활동가를 바라보고 있다. 2023.08.08. ⓒ뉴스1

의견을 청취한 이 대표는 “핵 오염수 배출 문제는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또 피해야 되는 문제임이 분명하다”며 “당장 시급한, 장기적으로 미래세대에 크게 피해를 끼칠 것이 분명한 핵 오염수 배출 문제에 대해서 총력 단결해 대책을 강구하고, 저지할 때”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권의 부족함도 많이 각성해서 더 나은 세상, 안전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우 위원장은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방류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는데, 당도 나서고 시민사회와 다른 정당과도 손잡아 끝까지 이 문제를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며 “당장 유엔 인권위원회 진정도 당이 논의하고 있다. 그렇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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