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새만금 현장에 가보시진 않았나요?
"잼버리 현장에 가보진 않았습니다. 일단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장관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셔서 그 말을 믿었던 거죠. 오늘(11일) 긴 여정을 마치는 날이잖아요. 끝까지 안전하게 여정을 마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우선 드는 생각이고요. 잼버리 대회를 마치고 나서 국회 차원에서의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와 평가의 과정들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뭐가 가장 문제라고 보세요?
"행사 파행엔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영업사원이 되겠다'며 자신만만해 하셨죠.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서 손님맞이 하나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영업사원 역할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고), 이렇게 해서 부산 엑스포는 제대로 유치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이 듭니다. 국제적인 망신이 따로 없죠."
▲ 잼버리 병원 찾은 환자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 |
ⓒ 연합뉴스 |
-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탓을 해요. 2017년 대회를 유치하고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전 정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들이 있겠죠. 그리고 당연히 전북도라거나 부안군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텐데요.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부지 선정의 과정에서 어떤 비위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지난 5년간 1000억 원이 넘는 예산 집행 내역이 과연 제대로 된 건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텐데요.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책임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단호하게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파행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에게 있는 건 분명합니다."
- 왜요?
"'잼버리 준비가 잘 되고 있냐'고 물었을 때 여성가족부는 계속 차질 없이 준비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거든요. 그런데 영국 스카우트 연맹 대표가 철수를 결정하면서 했던 이야기들 보면 위생 문제, 음식의 문제 그리고 폭염과 폭우 대책, 해충 방지 대책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전 정부에서 지난 5년 동안 어떻게 인프라를 만들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3개월 정도 전부터만 제대로 준비했어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던 부분이죠. 이 때문에 운영에서의 문제점들은 분명히 윤석열 정부에게 책임이 있는 거죠."
- 조직위원장이 5명이었습니다.
"누구도 이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임했던 것 같지 않습니다. 여러 위원장이 있다고 이렇게 무책임한 모습이 설명되거나 납득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저는 오히려 폐지까지 거론했던 여성가족부에 이 모든 책임을 다 떠넘겨 놓고, 이제 와서 '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 했냐'고 마치 심판자처럼 굴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문제가 벌어진 이후에 정부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총체적인 난국이었죠. 대회 준비가 부실해서 파행이 된 이후에 대응이라도 잘했으면 나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던 게 굉장히 안타깝고요. 정부의 실책 가리려고 행정력을 동원하다 보니 BTS에 대한 원망 섞인 말들이 여당에서 나왔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피해 배상 요구 빗발칠까 우려... 여가부'만' 책임질 일 아냐"
▲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에서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카우트 선서를 하고 있다. | |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 서울로 숙소나 콘서트 장소 등을 옮긴 건 어떻게 보세요?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 새만금에서 야영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문제 제기하고 싶은 건 '철수 결정 후 대책 마련'이었다는 점이에요. 일단 철수를 무작정 발표하고 난 다음에 그날 저녁부터 숙소 수소문하기 시작했고요. 이렇게 대책 없이 일단 지르고 보는 방식의 수습 과정은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만금 조기 철수를 결정했을 때 잼버리는 조기 폐막을 맞은 건데 이걸 두고 김현숙 장관이 '잼버리가 넓어진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등, 정신 승리들이 이어졌던 것들도 평가해야 될 지점일 것이고요."
- 태풍으로 새만금을 떠나면서, 잼버리 취지는 사라지고 한국 투어로 변질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새만금 조기 철수를 결정했을 때, 사실상 잼버리는 조기 폐막을 맞은 건데요. 저는 폐영 이후 피해 배상 요구가 빗발칠까 더 걱정이 됩니다. 잼버리 대회가 만 14세부터 17세 사이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거고, 사실상 청소년 스카우트들이 평생에 단 한 번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인 거잖아요. 그래서 이 참가자들은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잼버리에 참가하기 위해 4년 동안 용돈도 모으고 여름방학을 투자해서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이 한국에 방문했을 텐데 주최 측의 부실한 준비로 그 시간과 비용을 다 날려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참가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미 미국 스카우트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환불 소송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참가비가 수백 만 원에 달하고 여기에 각종 준비 비용이랑 여비까지 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건데 이 행사를 망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정신 승리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국민의힘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해요. 사실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도 했죠.
"잼버리의 파행의 책임을 여가부에 떠넘기겠다는 접근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봅니다. 물론 김현숙 장관의 책임이 크고, 장관의 무능함은 뼈저리게 평가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더 커다란 무능은 애초에 폐지를 공약하고 압박하면서 예산을 축소하고 흔들어왔던 초미니 부처에 국제행사의 총괄을 전부 떠넘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잼버리 실패의 책임을 물어서 여가부를 폐지시킬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폐지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역 대통령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잼버리 파행에 책임이 있는 국무총리, 여성가족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 수습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콘서트 출연자 섭외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행사 장소 변경, 동원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사고는 정부가 쳤는데,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가수 등을) 동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하고요. 불리할 때만 연대 책임을 강조하는 어불성설은 멈춰야 된다고 생각해요. 국난 수준의 위기로 잼버리 파행을 키운 건 윤석열 정부인데 왜 그 수습은 BTS와 민간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해야 합니까? 저는 (윤석열 정부가) '자고 일어나니 후진국 국민이 되어 있었다'는 국민의 질책을 이제는 온전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정부는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원래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잼버리 파행을 통해서 더 확실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위기 대응 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부산 엑스포 유치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민주당은 잼버리 파행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합니다.
"국정조사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8년이라는 (준비) 시간이 있었고, 또 여러 부처가 종합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하나의 상임위 현안 질의만으로는 잼버리 파행의 전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보기가 어렵습니다. 이 총체적으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새만금 부지 선정 문제부터 무리한 간척 문제, 그리고 천 억에 달하는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그리고 국회에서 폭염과 배수 문제를 오랫동안 지적해 왔는데요. 대회를 이렇게 무대책하게 강행한 이유가 뭔지, 주먹구구식 무능한 행정으로 인해 얼마나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었는지, 정부의 장관이 3명이나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컨트롤타워조차 없었던 건 왜인지 등. 이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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