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자는 한국 내란 사태에 대해 계속 침묵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 당선자는 사실 지금 한국의 상황에 별로 관심이 없다. 트럼프도, 차기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르코 루비오도 이번 사태에 공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짝퉁 트럼프’처럼 부정선거론을 근거로 공권력을 동원했다. 윤 대통령이 트럼프로 미국 권력이 바뀔 것을 계산해 지금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높은가.

“현재 트럼프 외교안보 핵심 이슈는 집권 100일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중국이 최우선 이슈다. 북한은 그 다음 순위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트럼프가 푸틴과 대화가 제대로 안된다고 판단하면,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하러 나설 가능성이 있다. 두번째는 북한이 독자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도발을 하면 트럼프가 김정은과 거래를 모색할 수 있다.”

―트럼프의 정책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양대 축은 외교·안보의 플로리다 권력과 무역과 경제를 장악한 우파 기업인들이다. 트럼프는 집권 뒤 곧바로 ‘바이든 지우기’에 나설 것이고 바이든이 한국과 합의한 방위비는 원점으로 돌려 재협상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공약의 넘버 1은 경제, 넘버2는 이민 문제다. 지지층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이 두 공약을 매우 강하게 추진할 것이다. 통상과 관련해 중국, 한국, 일본이 주요한 표적이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관세를 무겁게 올리고, 한국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주기로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손 볼 것이다. 이민 문제와 관련해 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이 없는 남미계 불법체류자들을 다 찾아내 추방하겠다고 하는데, 한국계 불법체류자들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