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경북궁역 앞에서 10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8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25일 오후 서울 경북궁역 앞에서 10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8차 범시민대행진'이 진행됐다.

내란죄 혐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기한연장 신청이 전날 법원에 의해 불허되자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공수처 수사의 위법성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즉각 석방을 요구해 또 한번 분노를 자아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인 조지훈 변호사는 8차 범시민대행진 참가자들 앞에서 "이번 사건에서 수사는 공수처가, 기소는 검찰이 하는 게 맞다는 의미"라며, "실제는 완전히 거꾸로 된 논리이며, 아무말 대잔치"라고 일축했다.

12.3 내란사태에 대해 대통령 윤석열이 '국회에 대한 경고성 계엄'이며 '고도의 통치행위에 대해 사법심사를 할 수 없다', '국회를 보호하기 위해 군과 경찰을 투입했다', '포고령 작성과 군 투입지시는 김용현이 다했다', '지난 총선은 부정선거일 수 있다' 등등.

그의 입에서 나온 온갖 주장들은 전부 허위이며, 법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주장이라고 하면서 "상식과 법리에 반하는 주장을 계속하는 이유는 윤석열이 검사시절 했던 것처럼 거짓을 사실로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현재 직무수행중인 대통령이 아니고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이자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일 뿐"이라며, "조만간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파면할 것이고 법원은 그에게 중형을 선고하게 될 것이다. 이 결론이 바뀌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우리가 만든 법치주의 체계는 윤석열의 미래를 이미 예측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것.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윤석열에 대한 구속연기신청 불허와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기각, 그리고 윤석열과 김용현이 동반출석해 웃음을 흘리면서 짜고치듯 하는 헌재 변론 등 답답한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들이 모이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남대평에서 한남동에서, 이곳 광장에서 경험했다"고 참가시민들을 격려했다.

자신을 20대 고졸 청년 여성으로 소개한 참가자는 윤석열 옹호 욕설 집회를 주도하는 전광훈씨와 서울지방법원을 습격해 폭동을 일으킨 극우세력들을 훈방해야 한다는 윤상현, 극우 유튜버들에게 설 선물을 보냈다는 권성동 등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내란동조'가 아닌 다른 설명할 수 있느냐며 비판했다.

이어 "폭동을 일으킨 20, 30 극우세력들은 여성혐오를 비롯한 이 세상의 다양한 혐오를 먹고 자랐으며, 이들이 사회제도와 기본 가치를 공격하고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처벌하고 우리 사회에 깔려있는 혐오의 문화를 끝내 바꾼다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복소연 사무처장은 12월 3일 계엄 이후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현수막을 법원에 걸었다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운운하는 항의전화를 받았다고 하면서 "말을 하지 못하면 생각도 멈춘다. 정권의 하수인으로 살 수는 없다. 정치기본권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와 불의 사이에 중립은 없다"는 것.

내란종식, 윤석열 즉각파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깃발대행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시민대행진 직전 수를 헤어릴 수 없는 깃발들이 행진하는 장관을 펼쳐지며 강한 연대의 힘을 느끼게 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6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광야에서 광장으로-시민공론장 파트.1 나의 광장출동기'를 진행했다.

'광야에서 광장으로-시민공론장 파트.1 나의 광장출동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광야에서 광장으로-시민공론장 파트.1 나의 광장출동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혼자 마주해야 했던 황폐한 광야에서 연대를 확인하며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가는 광장, 그것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인 시민들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지금까지 과정을 되짚어보고 앞날에 대해 논의하는 공론장인 셈이다.

우리는 왜 이 광장에 나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윤석열 퇴진 이후 나의 일상이 어떻게 바뀌기를 희망하는지, 우리가 바꾸고 싶은 세상은 무엇인지, 그렇다면 그 세상은 어떤 실천을 통해 만들 수 있을까 등의 주제에 대해 사전 질문이 주어졌고 이날 3시간에 걸쳐 토론과 발표가 이루어졌다.

광장에 나오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겹치지 않는 다양한 응답이 제출되었는데, "이 사회가 당연히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구성된 체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너무 쉽게 위협당할 수 있다는 그런 감각이 광장에 나를 나오게 했다"는 이야기가 중요하게 소개됐다.

"내가 더 집중하고 더욱 관심을 가졌던 정체성과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어쨌든 사회적 안전망의 바깥에 놓이게 되는 사람들, 사회적 안전망이 흔들리게 되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나와 내 주변의 문제기도 하다는 것이 힘들었다"는 의견도 많이 확인됐다.

농민, 여성, 퀴어 소수자, 노동조합 등 사회적 소수자, 약자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나의 문제였다는 자각이 광장의 연대를 만들어내게 됐다는 것.

사전 질문을 바탕으로 건강권(공공의료, 병원비때문에 망가지지 않는 삶 등)/ 교육(교육공공성, 민주화운동 관련 교육강화, 문화예술 교육 강화 등)/ 기후정의/ 내란종식(국민의힘 해체와 내란동조자 처벌 및 기록 등)/ 노동권(실질임금 인상, 건강한 노동환경, 근무시간 조정, 공공일자리 확충 등)/ 농민·식량주권/ 민주주의·시민참여(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공론장 등)/ 반자본주의(재벌해체, 기본소득제 등)/ 아동·청소년·청년(아동 청소년 의견 존중 구조와 청년들의 삶을 바꿀 명확한 변화 등)/ 언론개혁/ 역사정의·평화(극우 뉴라이트 척결, 한국사회 및 역사에 대한 성찰 등)/ 정치·사법개혁(/ 주거권/ 차별금지·소수자 인권(젠더 노소와 사회적 약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사회, 퀴어와 성 소수자 권리운동 등)/ 페미니즘(여성혐오 종식, 동덕여대 공학 반대, 성매매 여성 불처벌, 비동의강간죄 제정 등)/ 혐오(지역혐오 반대, 인터넷 커뮤니티 우경화 해소 등) 등 주제를 정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2월 1일 이어질 '시민공론장 파트2. 우리의 광장 획득기'에서는 많은 의견이 모인 △민주주의·시민참여 △차별금지·소수자 인권 △페미니즘으로 범위를 좁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시민공론장에서는 혁명/ 생존권/ 서울·수도권 중심주의 타파/ 생태·평등·평화 녹색민주주의/ 예술·학문·출판 자유/ 도시·농촌 인프라 격차도 새로운 논의 범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시민공론장 7개 조별 토론의 한줄 결론

"우리 모두는 달라도 있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그 누구도 남겨두지 않겠습니다."

"기본 사회 보장과 변화를 위한 다시 민주주의"

"다양한 이야기를 말하고 듣는 세상"

"우리 모두의 연대로 내란 적폐를 청산하고 자본주의를 넘어 차별 없는 세상, 노동자 단결로 노동권 쟁취하는 세상, 공론장을 통해 시민주권 실현하는 세상 그리고 기후 정의 녹색 민주주의 세상을 만들자."

"모두가 교육과 돌봄의 기회를 누릴 수 있으며 비수도권도 중심이 되는 공정한 사회가 필요하고 서로가 지원하는 시너지 사회를 만들고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정책 토론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며 적이 아닌 친구 동지가 되는 사회를 요구한다."

"현재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이윤 중심 사회에서 유발된 다양성 배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별 금지법을 제정하고 식량 주권 해결을 위해 농업 교육과 토종 종자 보존 등 농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지속적인 풀뿌리 토론의 장을 열고 꾸준히 아카이빙 연구하자."

"혁명으로 다시 만날 세계 그리고 이것저것 철폐하고 이것저것 보장하라."

제천간디학교 합창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제천간디학교 합창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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