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산업생산은 0.4%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0.5%)보다는 조금 낮지만, 지난달 발표된 전분기 대비 성장률(0.1%·속보치)보다는 크게 높았다. 한은의 분기별 GDP 성장률 속보치에는 마지막 달 생산 지표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발표될 잠정치는 조금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4.1%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생산 호조세를 견인했다. 전기장비·1차금속 등에서 줄었지만 반도체·의약품 등에서 늘었다. 광공업 출하는 수출이 4.0% 늘어난 반면, 내수는 2.0%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4.4% 늘었다. 2023년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2.6%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문제는 소비다. 서비스 소비가 반영된 서비스 생산은 작년 1.4% 증가했다. 전년(3.2%)에 비해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줄어, 코로나19 팬데믹이 몰아쳤던 2020년(-2.0%) 이후 4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다. 산업별로는 도소매 등은 줄고 운수·창고, 금융·보험 등은 증가했다.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액은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소매판매액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줄어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긴 기간 감소를 기록했다. 감소 폭도 2022년 -0.3%, 2023년 –1.5%, 2024년 –2.2% 등으로 커지고 있다.
소비재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3.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4%), 의복 등 준내구재(-3.7%)에서 모두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내란 사태 이후 계속되는 정치 불안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과도한 관세 전쟁 등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기계 등 기계류(2.9%)와 운송장비(7.8%) 등에서 모두 늘어 4.1% 늘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8%)에서 늘었지만 건축(-6.9%)에서 공사실적이 줄어 4.9% 감소했다. 2021년(-6.7%)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지난해 건설업 불황이 실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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