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원식 국회의장이 돌연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황당하다.
우 의장은 윤석열 파면으로 내란이 완전히 종식됐다고 생각하는가? 착각이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파면되고도 대국민 사과 한마디 없었다. 아직 대선 일정조차 공표되지 않았다. 파면된 내란수괴 윤석열은 감옥 대신 관저에 버티고 있다. 대놓고 위헌을 일삼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김용현을 비롯해 전쟁을 음모한 쿠데타 세력들은 감옥 안에서조차 반성의 기미가 없다. 전광훈 등 극우 내란동조자들은 헌재 판결을 부정하고 ‘국민저항권’ 운운하며 폭동을 조장한다.
더구나 윤상현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란수괴 윤석열의 파면조차 부당하다며 아직도 내란을 공모하고 있다.
윤석열만 파면됐을 뿐 내란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은 내란세력 척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개헌 논의라니. 당장 개헌특위에 국민의힘이 참여할텐데, 헌정질서를 무너트린 내란세력과 개헌을 논의한단 말인가?
우 의장은 윤석열이 국회에서 탄핵소추됐을 때, 국민의힘이 왜 갑자기 개헌 카드를 빼들었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개헌 논의에 불을 붙혀 물타기를 통해 내란동조 사실을 가리고, 개헌 저지선을 무기로 시선을 분산시켜 국면 전환을 꾀하지 않았냐 말이다.
108석과 대통령 거부권을 가지고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급기야 주권자인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눈 자들이 바로 내란세력이다. 참다못한 주권자가 직접 나서 윤석열을 이제 겨우 파면했는데, 대선을 앞두고 이들과 개헌을 논의하겠다니. 우 의장의 정신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개헌은 국민적 열망이다. 이번 기회에 87년 체제를 뛰어넘는 '자주·민주·평화·평등'이 더욱 강화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헌법을 파괴한 내란세력과 하필 지금 개헌을 논한다니 될 말인가.
무엇보다 광장이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 개헌논의를 시작하는 순간 내란종식투쟁은 흐지부지되고, 광장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광장과 야당이 분리되면 내란종식은 불가능하다.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자들이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는 현실에서 광장이 힘을 잃으면 내란종식은 고사하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 우 의장은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국회에 틀어박혀 광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탓이다.
설마 우 의장이 계엄 해제도, 탄핵 가결도, 윤석열 파면도 국회가 혼자서 이룩한 성과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길 바란다.
우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언급하며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 통합으로 가기 위해 협치와 협력을 실효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광장과 우 의장이 얼마나 동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 의장에게 묻는다.
대통령제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는가? 아니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윤석열로 이어진 독재파쇼 도당이 민주주의를 파괴했는가? 누가, 어떤 민주시민이 지금 내란세력과 협치하고 협력하기를 바라는가?
요컨대 지금은 광장과 야당이 똘똘뭉쳐 내란세력 척결 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때다. 오는 대선에서 내란종식을 최우선 중핵적 과제로 설정하고, 내란세력 척결 전선을 흩트리는 그 어떤 요소도 허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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