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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자도 “한국, 트럼프에 488조원 줄 바엔 수출기업 지원이 낫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9/15 08:32
  • 수정일
    2025/09/15 08: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125억 달러 수출 지키려면 3,500억 달러 지불하라는 게 트럼프 요구”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나서며 한 시민단체가 준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얼굴 배너를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5.09.12. ⓒ뉴시스

미국 정부의 과도한 요구로 한미 무역 합의의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관세를 낮추려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8조원)를 내는 대신 한국의 수출 기업을 지원하는 게 낫다는 미국 경제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센터(CEPR)의 선임 경제학자인 딘 베이커는 연구센터 홈페이지에 미국의 비합리적인 요구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지난 11일(현지시간) 연구센터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베이커는 “이러한 투자 약속의 성격이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트럼프가 설명하는 방식과 비슷하다면 한국과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믿기 힘들 정도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은 지난 7월 말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상호 관세와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투자 방식과 수익 배분 등에 대한 후속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내밀며 합의문 서명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서명한 일본은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6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 자금의 사용처는 미국 대통령이 직접 지명할 수 있도록 한 데다가 미국 대통령이 지정한 뒤 45일 이내에 지정된 계좌에 즉시 사용 가능한 달러화로 입금해야 한다. 또한 투자금이 회수되기 전까지 투자 수익을 양국이 50%씩 나누지만, 회수 이후에는 미국이 전체 수익의 90%를 가져가기로 했다.

한국과의 후속 협상에서도 일본의 합의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 미국 상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일본이 어떻게 했는지 봤을 것이고, 융통성은 더는 없다”며 “한국은 무역협정을 수용하거나 관세를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커는 미국이 15%로 낮춘 상호 관세가 25%로 증가하면 대미 수출은 125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125억 달러 규모의 수출을 지키기 위해 3,500억 달러를 지불하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라는 게 베이커의 지적이다.

베이커는 “이런 협상안을 수용하는 나라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금액의 20분의 1만 사용해 수출 감소로 피해를 보는 기업과 노동자들을 지원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국가 경제에 훨씬 이롭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이커는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합의를 지킬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언제든지 합의는 무효라며 언제든 추가로 더 많은 돈을 요구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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