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적대행위도 추구하지 않을 것"
이 대통령은 '민주 대한민국'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겠다며 "그 첫걸음은 남북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의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는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방청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우선 남북 간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과 적대 행위의 악순환을 끊어내고자 한다"며 "취임 직후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방송 중단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가장 확실한 평화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라며 'END 이니셔티브'를 새롭게 제창했다.
즉,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화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평화 이티셔티브가 무위를 끝나고 뒤이은 보수 정권의 대결적 자세로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일단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화해와 평화로 가는 물꼬를 터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한반도 평화는 남북은 물론 국제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면서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지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추켜세우고 자신은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화해 및 비핵화 과정에서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측이 곧바로 일축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1일 "비핵화 집념만 털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말해 북미대화 재개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해서도 "엄중한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냉철한 인식의 기초 위에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하여,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 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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