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극우 단체들은 명동에서 '혐중 집회'를 진행하려다 제한 통고를 받고 중국 동포 등 이주민들이 많은 대림동으로 향했다. 인근 A중학교 교장은 해당 집회가 주민과 학생에게 심리적 상처를 줄 수 있다면서 구로경찰서장과 구로구청장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집회를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관련 기사 : [단독] '대림동 극우 집회'에 현직 교장 편지 "혐오 막아달라" https://omn.kr/2fctb)
이어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집회에 앞서 A중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더 이상 혐오 시위에 시달리게 해선 안 된다"고까지 밝혔으나, '혐중' 집회는 일주일 만에 다시금 열렸다.
이날 '혐중' 집회에 대항하는 집회에 모인 이들은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김호림 전국동포총연합회 회장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앞에서, 주민과 상인이 생활하는 거리에서 일어나는 혐오와 차별은 지역 사회 전체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다. 우리 동포들은 한국 사회의 이름으로 성실히 일하고 세금을 내며 이웃과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주민과 동포를 향한 차별 선동을 즉각 중단할 것 ▲정부와 지자체는 이주민 안전 보장과 인권 보호에 더욱 책임 있게 나설 것 ▲언론은 사실에 기반해 보도하고 혐오 조작에 공조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동욱 대림동 중국동포상인회 대표는 "대림동은 수많은 상인과 주민들이 땀 흘려 일구어낸 생활의 터전"이라면서 "그러나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집회가 열릴 때마다 손님들은 발길을 끊고 지역 이미지마저 훼손되어 상인들의 피해는 날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이상 대림동, 구로동과 같은 중국동포 밀집 지역을 특정하여 혐오 집회를 여는 일을 자제해달라. 중국 동포 이웃들은 우리 지역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다"라고 호소했다.
구로·영등포 지역에서 20여 년을 교사로 살고 있다고 밝힌 한 발언자는 "('혐중' 집회에) 아이들을 걱정하는 내게 우리반에 한 녀석은 시위하는 사람들이 한심하다고 일갈하더라"라면서 "이 지역의 아이들은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낯선 이웃을 환대하는 것이 미래의 나와 우리를 환대하는 것임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아이들은 먼저 조금 다른 이웃들을 만나 서로 공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잘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어떤 혐오를 키우려 해도 우리 아이들은 당신들을 보고 쫄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잘 살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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