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여성 폭력
12월 2일 오전 유엔난민기구가 운영하는 한 비공개 안전가옥에선 여성 20여명이 모여 가정폭력, 조혼 등의 문제를 두고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CUAMM과 유엔난민기구가 지원하는 여성폭력(젠더 기반 폭력) 피해생존자 모임이다.
분쟁 동안 여성들이 반군에 납치돼 강제로 결혼을 당하거나 강간당한 사건들은 언론보도로도 여러 차례 확인됐다. 군인이나 경찰의 강간 사건도 보고된다. 실향민 마을에서는 물품 지원을 대가로 여성에게 성매매를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해 왔다. 피난민 여성들은 구호품을 배부받는 동안 물건을 가로채려던 남성들에게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베르티나(28·가명)는 5명의 자녀를 3년 넘게 홀로 키우고 있었다. 3년 전 남편은 가족을 버리고 떠났고, 먼 지역에서 다시 다른 여성과 결혼해버렸다. 2년 전 태어난 막내는 장애가 있었고 병원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했다. 어떻게든 돈을 구해도 병원비로 다 써버려 다섯 자녀를 제대로 먹이고 입힐 돈이 부족했다. 가까스로 남편을 찾았으나, 양육비를 요구해도 '돈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없는 지금이 너무 절망적"이라며 "어떻게든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폭력 피해생존자를 지원하는 CUAMM 활동가 엘리사 템베(Elisa Tembe)는 이를 경제적 학대(가족 유기)라고 봤다. "분쟁 전에도 있던 문제였으나, 분쟁 후엔 그 수가 정말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성폭력, 납치, 조혼, 강제 노동, 가정폭력 등도 분쟁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템베 활동가는 "가장들이 생업을 잃은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가족에게 폭력으로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폭력 문제는 급증하지만, 자신의 권리를 인지하지 못해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며 "피해생존자들은 이렇게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힘을 받고, 우리는 사건을 지원하고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관심에 지쳐… '모잠비크라서' 외면할까
기엘렌 대표는 카부델가두주의 HIV 감염 확산 문제를 끝으로 강조했다. 2024년 기준 카부델가두의 HIV 유병률(15~49세)은 13.8%다. 전 세계 평균 유병률이 0.7%이고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도 1% 미만으로 추정되는 점에 비춰 매우 높은 수치다.
"오늘날 어떤 아이도 HIV에 감염된 채 태어나게 해선 안됩니다. 우리는 HIV를 진단하고 아이들을 보호할 수단을 이미 알고,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HIV, 결핵 등 감염병 대응은 국경없는의사회의 주요 임무입니다. 우리는 카부델가두에서 HIV 감염을 효과적으로 통제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분쟁 발발 후, 우린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기엘렌 대표는 "분쟁으로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훼손되면서, HIV를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도로 늘고 있다"며 "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정말 슬프다. 이래선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현장의 참상에 비해 국제 사회의 관심은 지나치게 부족하다고 그는 느꼈다. 여전히 한 해 3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피난민이 되고, 한 사람이 세 번, 네 번씩 피난길에 오르고 있으나, 국제 사회의 해외 원조 규모는 3년 전부터 대폭 줄었다. 모잠비크 정부마저 지난해 보건의료 예산을 10% 더 삭감했다.
기엘렌 대표는 "특히 언론에서 카부델가두는 많이 다뤄지지 않는데, '모잠비크'가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아마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수단 등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은 더 많은 인력과 약품, 보건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보건의료에 대한 지원을 잊지 않길 간곡히 국제사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니 보고관 또한 "세상이 모잠비크에서 일어나는 일을 잊어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2017년부터 시작된 위기지만, 안타깝게도 최악의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말로 생명을 구하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