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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트럼프 만난 '극우' 손현보 목사, 이 사진 한장이 던진 경고는?

[원동욱의 외교광장] '동맹 신화'를 넘어 당당한 주권외교로

원동욱 동아대학교 교수 | 기사입력 2026.08.09. 08:38:31

최근 백악관에서 공개된 한 장의 사진이 서울 외교가와 국내 정국에 가볍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국내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헌정질서 관련 수사 대상에 오른 특정 종교 인사, 세계로교회 손현보와 그 가족이 미국 MAGA 운동의 핵심 네트워크를 거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접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기류를 대변하는 극우인사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의 부임과 초기 행보가 맞물리면서, 한미 관계의 외연을 둘러싼 외교적 리스크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미국 방문이나 종교적 친교 수준을 넘어, 윤어게인과 같은 국내 극단주의 세력과 미국의 종교·정치 네트워크가 정통 외교 채널을 우회하여 결탁할 가능성을 보여준 상징적 장면이다. 외교당국과 정부가 이 상황을 소극적 관망으로 일관할 수 없는 외교·안보적 리스크의 본질을 세 가지 차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오랜 시간 한국 사회의 국익 판단을 제약해 온 '동맹 절대성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동맹의 본질은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 정부 간의 공적 약속이자, 민주주의와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대 국가의 결속이다.

그러나 미국 내 특정 정파나 정치 네트워크와의 결속을 국익과 동일시하는 맹목적 태도는 외교적 자율성과 주권을 위협하는 약점이 되어 왔다. 국내 정당성을 상실한 세력이 미국의 정치적 후광을 빌리고, 미국의 특정 정파가 이를 종교의 자유나 민주주의 수호로 포장해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면 동맹의 공적 신뢰는 심각히 훼손될 수밖에 없다.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냉정한 국제정치 현실 속에서 동맹을 신성불가침의 신화로 바라보는 종속적 시각을 탈피할 때, 비로소 국익 중심의 당당하고 실용적인 외교가 시작된다.

둘째, 미국 MAGA 네트워크와 국내 극단주의 세력 간 연대가 초래할 사법 주권 침해와 민주주의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번 백악관 접견을 중개한 롭 맥코이 목사, TPUSA Faith, 그리고 이와 연계된 국내 단체들의 움직임은 외교당국이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국내에서 불법 선거운동 및 헌정질서 교란 혐의로 재판과 수사를 받는 세력이 해외 네트워크와 연대하여 이를 '정치적 보복'이나 '종교 탄압'으로 포장하려는 시도는 대한민국 법치주의에 대한 외세의 부당한 개입을 유도하는 행위다. 헌정 절차를 부정하는 극단주의 세력이 국제적 연대를 형성할 경우 민주적 제도의 기틀은 빠르게 흔들린다.

미 주한대사관을 비롯한 미국 측 공식 외교 라인이 정통 채널 대신 이러한 사적 네트워크의 편향된 정보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외교당국의 확실한 라인 정리가 필요하다.

셋째, 종교의 자유와 사법 주권 행사 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외교 무대에서 선언해야 한다.

민주사회에서 신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이나 헌정 부정 행위까지 보호받을 수는 없다.

외교당국은 미국 정부, 의회, 주한미국대사관을 상대로 한국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법 집행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정당한 사법 절차임을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미측 주요 인사들이 편향된 정보에 노출되어 한국의 사법 주권을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이고 공식적인 외교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사법 주권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물론 우리 정부와 외교당국이 취해야 할 스탠스는 미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이나 대립은 아니다. 한·미 동맹의 엄중함을 공유하는 대등한 동반자로서, 주권자 국민이 요구하고 승인한 '동맹 신화'를 탈피한 당당한 실용외교다.

결론적으로 우리 외교·안보 당국은 해외 정치·종교 네트워크가 국내 정세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외교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또한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한 미 외교 사절단과의 공식 소통 채널을 견고히 다짐으로써 사적 정치 결탁이 양국의 공식 외교 정책을 교란하지 못하도록 단호히 선을 그어야 한다.

사상과 종교의 자유는 보장하되 불법과 헌법 부정 행위에는 법적 책임을 엄정히 묻고, 외세의 부당한 개입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할 때 비로소 한·미 동맹은 더욱 대등하고 견고한 동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손현보 목사가 가족들과 함께 7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왼쪽에서 세번째가 손현보 목사, 가장 오른쪽이 폴라 화이트 백악관 신앙사무국 수석 고문. ⓒ 백악관

원동욱 동아대학교 교수

원동욱은 동아시아 국제정치와 중국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학자이자 공공 지식인으로, 현재 사단법인 외교광장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동아대학교 국제대학 중국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과 연구를 병행해왔다.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제23대 한국현대중국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중국 정치와 외교, 미중 전략경쟁, 동아시아 질서를 연구하며, 주요 매체 기고와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운영위원장 활동을 통해 공공 지식인으로서 사회참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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