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편에 담지 못한 아시아 공동 피해 사실 담아
영화는 피해자들을 위한 천도제이자 예배
-개봉 10주년을 맞아 영화 ‘귀향’을 재개봉하는 계기는 무엇인가?
“단순히 10주년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를 다시 개봉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요청이 지속됐고 시간이 우리를 재촉하고 있다는 절박함과 정부를 향해 해결의 목소리를 내도록 명분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지난 10년간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셨고, 이제 남은 분은 다섯 분뿐입니다. 올해 3월 강일출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뒤, 대구 상영회에서 만난 이용수 할머니께서 휠체어에 앉아 제 손을 잡고 "네가 해결하라"고 하셨을 때, 도망갈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의 역할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할머니들께서 생전의 숙제를 제게 남겨주셨음을 통감하고 결심했습니다.”
-영화 제목 부제 '언니야, 집에 가자’의 의미는 무엇인가?
“최초 시나리오 작성 시점부터 제목이었습니다. 촬영 전 펀딩을 받을 때 사용했던 제목이기도 한데, 10년 만에 재개봉하면서 이 제목을 전면에 내세워 돌아가신 피해자들의 영혼을 고향으로 모셔오자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기존 버전보다 상영 시간이 6분 늘었다고?
“기존 본편에 미처 담지 못했던 아시아 공동의 피해 사실을 담았습니다. 중국 목단강에 있었던 당시 최대 규모의 위안소 기록을 토대로 재구성한 6분 분량의 장면이 추가되었습니다. 본편에서 빠졌던 소녀의 죽음, 마지막에 나비를 보는 장면 등을 살려냈습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민족주의적 시각을 넘어, 아시아 전체가 겪은 전쟁의 상처와 일본군의 조직적인 만행을 명확히 고발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우리’의 피해에만 집중하는 민족주의 관점을 넘어, 당시 조선 처녀들뿐 아니라 그곳으로 강제로 끌려온 중국 여성들이 어떤 고통을 당했고, 탈출 과정에서 얼마나 허망하게 죽어갔는지를 담담히 고발합니다. 이것은 홀로코스트에 견줄 만한 국가 차원의 조직적 성폭력 시스템이었다는 점을 역사적 증거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예배’를 드리거나 ‘제삿상’을 차린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하는데?
“상영회 때마다 관객분들이 제게 영화관이 아니라 ‘예배’를 드린 기분이다, 제삿상을 차린 기분이었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수천 번 본 장면임에도 매번 다시 새로운 분노와 슬픔이 밀려옵니다. 피해자들의 영혼이 아직 떠돌고 있다면 우리가 다 같이 모여 함께 아파하고 기록하는 이 순간이 곧 그분들을 위한 천도제이자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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