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이 군사반란죄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한 표면적인 이유는 언론의 문제 제기이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최근 종합특검에서 내란특검에 군사반란죄 적용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내란특검은 '답변이 곤란하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물어보는지 특정되지 않은 데다 종합특검의 자체 판단이 무엇인지 적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말하자면, 먼저 종합특검 의견부터 밝히라는 요구였다.
종합특검이 내란특검에 의견을 구한 것은 일단 특검법에 따른 절차로 볼 수 있다. 지난달 개정된 종합특검법에 따르면, 기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처분이나 법률적 판단을 뒤집으려는 경우 사전에 해당 특검과 협의해야 한다. 여기에는 같은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종합특검이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 사건 실체 규명에 혼선을 빚고 기소가 완료돼 진행 중인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종합특검은 지난 2월 출범 직후부터 주요 내란 관련자들에 대한 군사반란죄 적용을 검토해 왔다. 군 법무관 출신 김경호 변호사의 고발장이 수사 계기였다. 김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 등 9명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그에 따라 종합특검은 피고발인들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조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는 난항이었다. 이미 내란죄로 기소돼 재판 중인 피의자들이 항의하면서 출석 조사를 거부해 강제력을 동원해야 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지난달 초 종합특검은 군사반란죄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방침을 내비쳤다. 당시 언론브리핑에서 종합특검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기소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고, 기소하더라도 공소 기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가 국민 법 감정에 맞는지"
그렇다면 종합특검이 수사 종료를 앞둔 시점에 굳이 내란특검에 군사반란죄 적용에 대한 의견을 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법조계 일부에서는 기존 특검 결정을 뒤집을 경우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개정 종합특검법 규정에 주목해 군사반란죄 기소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고 본다. 내란특검도 그런 의심을 품었고, 일부 언론도 그런 방향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마무리 차원에서 내란특검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서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군사반란죄 기소 가능성을 부인했다.
"내란특검과 다른 결론을 내리려고 의견을 물어본 건 아니다. 사실상 우리도 (내란특검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어서 우리 논리와 비슷한지 알고 싶었던 거다. 내란특검이 군사반란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를 추측은 할 수 있지만, 그와 관련된 공식 문서는 없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들겨보자는 생각에 확인 절차를 밟은 것이다."
종합특검도 대법원 판례를 충분히 검토했다고 한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판례에 따르면 군 통수권자와 함께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란죄를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도 반란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 그 판단은 우리도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란특검과의 시각 차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내란특검 판단을 존중한다. 다만 대법원 판례가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군 통수권은 행정권의 일부인데 통수권자와 함께하면 민간 기관을 침탈해도 군사반란이 아니라는 판단이 과연 국민 법 감정에 맞는지. 군형법에도 병기를 들고 작당하면 반란이라고 규정돼 있을 뿐, 군 통수권 언급은 없다.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대법원 판례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지금 판례를 바꾸자고 반란죄로 기소하는 건 우리 역량을 벗어난 일이고 수사 절차상으로도 무리다."
실효성 없는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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