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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내란 관련자들, 군사반란죄로는 처벌 못해... 다만"

[조성식의 통찰] 종합특검-내란특검 '군사반란 논쟁' 전말

26.08.07 07:20최종 업데이트 26.08.07 07:20

7월 20일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김지미 특검보가 과천 특검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12.3 내란 관련자들을 군사반란죄로도 처벌할 수 있을까? 내란 이후 진보 진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쟁점이다. 지난달 초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불기소 방침을 밝힘으로써 일단락되는 듯했던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최근 발표한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의 입장문 때문이다.

내란특검은 지난 4일 입장문에서 "일부 언론 등에서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12.3 내란사건이 군사반란에도 해당함에도 내란특검이 수사 및 공소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고, 수사하지 아니한 경과에 대한 문의가 있어 아래와 같이 설명드린다"며 군사반란죄 적용의 법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내란특검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법조계에서는 '군사반란죄 적용은 무리'라는 의견이 많다. 반란죄를 구성하는 두 요소는 '병기 휴대'와 '작당'이다. 군형법 5조(반란)에는 '작당(作黨)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을 일으킨 사람은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고 규정돼 있다. 수괴는 사형이고, 반란 모의에 참여하거나 반란을 지휘하거나 그밖에 반란에서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사람과 반란 시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한 사람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군형법 조항만으로 보면 언뜻 12.3 내란도 군사반란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사한 사례인 5.17 군사반란 및 내란 사건에 대한 고등법원,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군 통수권자의 명령 또는 승인 아래 이뤄진 군의 민간 당국에 대한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행위는 내란죄에 해당하지만 군사반란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군 통수권자의 승인 여부

핵심 쟁점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승인 여부다. 판례에 따르면 ▲ 군인이 병기를 휴대하고 작당해 군의 지휘통수체계에서 이탈해 군의 지휘통수권에 반항하거나 ▲ 군인이 병기를 휴대하고 작당해 군의 지휘통수체계에서 이탈해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민간 당국에 대항하는 경우 반란죄가 성립한다. 바꿔 말하면, 어떤 행위든 군 지휘통수권에 따랐다면 반란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다. 이를 12.3 비상계엄에 적용하면, 군 지휘관들이 통수권자인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회를 점거하거나 정치인 체포를 시도한 행위는 내란죄이지 군사반란죄는 아니다.

1980. 5. 18. 07:20경 피고인 노태우가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의 가택에 소총 등을 휴대한 수경사의 헌병들을 배치하여 포위, 봉쇄하고, 광주에서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하여 5. 18.경부터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증파하여 시위를 진압하고 광주시 외곽을 봉쇄한 후 광주 재진입 작전을 실시하여 도청 등을 점령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육군참모총장에 이르는, 또는 대통령으로부터 국방부 장관을 거쳐 육군참모총장에 이르는 군의 지휘통수계통을 따라 사전에 결재 과정을 거쳐 작성된 명령에 의하여 혹은 사전 사후에 구두로 보고하여 승인을 받은 조치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 각 행위는 대통령의 군통수권 또는 국방부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 등의 지휘권에 반항하는 행위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위 반란의 점은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 기록에 의하면, 위에서 본 행위들은 모두 당시 군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재가나 승인 혹은 묵인하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군의 지휘계통인 국방부 장관인 피고인 주영복과 육군참모총장 겸 계엄사령관인 피고인 이희성이 이 사건 내란과 반란에 참여하였다 하더라도, 위 피고인들의 위 각 행위는 반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7.4.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24~25p)

그에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1980년 신군부 일당의 범죄를 군사반란죄에 해당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구별해 판결했다(서울고법 96노1892호). 대통령의 명령 또는 승인이 없어 군사반란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행위는 두 가지다.

▲1980년 5월 17일 저녁 피고인 노태우가 피고인 전두환과 공모해 비상계엄 전국 확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임시 국무회의장에 소총 등으로 무장한 수경사의 병력을 배치한 사실.

▲1980년 5월 18일 01시 45분부터 무장한 제33사단 병력이 계엄군으로 국회의사당에 배치돼 이를 점거하면서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5월 20일 일부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저지한 사실.

5.17에서 군사반란죄가 성립하지 않은 4가지 행위

2025년 12월 15일 조은석 특별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반면, 대통령, 국방부 장관,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의 명령 또는 승인(사후 승인 포함)이 있어 군사반란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행위는 4가지다.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전후해 무장한 계엄군을 동원해 학생, 정치인, 재야인사 등을 체포한 사실.

▲5월 17일 저녁 무렵부터 5월 18일 새벽까지 전국 주요 보안 목표에 무장한 계엄군을 배치한 사실(민간 행정기관 등 봉쇄).

▲5월 18일 07시 20분 피고인 노태우가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의 가택에 소총 등을 휴대한 수경사의 헌병들을 배치해 포위, 봉쇄한 사실(민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감금 행위).

▲광주에서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5월 18일부터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증파해 시위를 진압하고 광주시 외곽을 봉쇄하고 광주 재진입 작전을 실시해 도청 등을 점령한 사실(민간 행정기관 점령).

내란특검이 군사반란죄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한 표면적인 이유는 언론의 문제 제기이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최근 종합특검에서 내란특검에 군사반란죄 적용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기 때문이다. 내란특검은 '답변이 곤란하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물어보는지 특정되지 않은 데다 종합특검의 자체 판단이 무엇인지 적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말하자면, 먼저 종합특검 의견부터 밝히라는 요구였다.

종합특검이 내란특검에 의견을 구한 것은 일단 특검법에 따른 절차로 볼 수 있다. 지난달 개정된 종합특검법에 따르면, 기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처분이나 법률적 판단을 뒤집으려는 경우 사전에 해당 특검과 협의해야 한다. 여기에는 같은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종합특검이 다른 결론을 내릴 경우 사건 실체 규명에 혼선을 빚고 기소가 완료돼 진행 중인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담겨 있다.

종합특검은 지난 2월 출범 직후부터 주요 내란 관련자들에 대한 군사반란죄 적용을 검토해 왔다. 군 법무관 출신 김경호 변호사의 고발장이 수사 계기였다. 김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 등 9명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그에 따라 종합특검은 피고발인들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조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는 난항이었다. 이미 내란죄로 기소돼 재판 중인 피의자들이 항의하면서 출석 조사를 거부해 강제력을 동원해야 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지난달 초 종합특검은 군사반란죄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방침을 내비쳤다. 당시 언론브리핑에서 종합특검 관계자는 "내부 논의 결과 기소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고, 기소하더라도 공소 기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가 국민 법 감정에 맞는지"

그렇다면 종합특검이 수사 종료를 앞둔 시점에 굳이 내란특검에 군사반란죄 적용에 대한 의견을 구한 이유는 무엇일까? 법조계 일부에서는 기존 특검 결정을 뒤집을 경우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개정 종합특검법 규정에 주목해 군사반란죄 기소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고 본다. 내란특검도 그런 의심을 품었고, 일부 언론도 그런 방향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마무리 차원에서 내란특검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서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며 군사반란죄 기소 가능성을 부인했다.

"내란특검과 다른 결론을 내리려고 의견을 물어본 건 아니다. 사실상 우리도 (내란특검과) 같은 결론에 이를 수 있어서 우리 논리와 비슷한지 알고 싶었던 거다. 내란특검이 군사반란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를 추측은 할 수 있지만, 그와 관련된 공식 문서는 없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들겨보자는 생각에 확인 절차를 밟은 것이다."

종합특검도 대법원 판례를 충분히 검토했다고 한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판례에 따르면 군 통수권자와 함께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란죄를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도 반란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 그 판단은 우리도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란특검과의 시각 차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내란특검 판단을 존중한다. 다만 대법원 판례가 정당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군 통수권은 행정권의 일부인데 통수권자와 함께하면 민간 기관을 침탈해도 군사반란이 아니라는 판단이 과연 국민 법 감정에 맞는지. 군형법에도 병기를 들고 작당하면 반란이라고 규정돼 있을 뿐, 군 통수권 언급은 없다.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대법원 판례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지금 판례를 바꾸자고 반란죄로 기소하는 건 우리 역량을 벗어난 일이고 수사 절차상으로도 무리다."

실효성 없는 기소

2월 25일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가 경기도 과천시 2차 종합특검팀 사무실에서 첫 브리핑을 하고 있다.이정민

대법원 판례도 걸림돌이지만, 법리 문제도 있다. 형사재판에는 상상적 경합과 실체적 경합이라는 두 가지 처벌 방식이 있다. 상상적 경합은 하나의 행위에 여러 죄가 적용되는지를, 실체적 경합은 2개 이상의 행위가 각각 별개 범죄로 성립하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상상적 경합에서는 그중 가장 무거운 죄로 처벌하고, 실체적 경합에서는 가중하거나 둘 이상의 형벌에 처한다.

12.3 내란에 내란죄와 군사반란죄를 동시에 적용한다면 상상적 경합에 해당한다. 동일한 행위에 대해 법률 적용을 달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란죄나 반란죄 둘 중 하나만 인정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관련자들이 이미 내란죄로 기소된 만큼 종합특검이 반란죄로 기소해도 공소기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종합특검 측도 기소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반란죄가 되든 안 되든, 내란죄와 상상적 경합으로 봐야 하기에 공소제기 자체가 힘들고, 기소를 해도 재판부가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해 종합특검 내부에서는 "5.17 내란의 경우 검찰이 상상적 경합으로 기소했기 때문에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그렇게 판단한 거지, 실체적 경합으로 기소했다면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었다"는 반론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특검도 수사 초기 제3자의 고발장을 토대로 군사반란죄 적용 여부를 검토했다. 하지만 내란죄와 군사반란죄가 상상적 경합이라는 점과 5.17 사건에 대한 고등법원과 대법원 판례를 고려해 각하 처분했다.

종합특검 관계자는 "수사력 낭비가 아니냐"라는 지적에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기존 판례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별도 팀을 운용한 것도 아니기에 낭비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종합특검 측은 구체적 사유를 요구하는 내란특검 측에 추가 의견과 함께 고발장 등 참고 자료를 보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반란죄 #종합특검 #내란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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