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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서 사라진 친정청래…호남은 유시민에 등 돌렸다

이재명 대통령 2기 개각에 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친문까지 기용

6개 부처 중폭 개각…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친문 동시 발탁

친정청래계 인사는 전무…구윤철 부총리는 공항서 교체 통보

광주 택시기사·주민 10여명, 유시민 호남 이익투표론에 일제히 반발

2026-08-31 07:37:23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6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 친문 인사까지 명단에 올랐다. 그런데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심판했던 호남에서는 유시민 작가를 향한 반발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친문까지 껴안았지만 친정청래계만 없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이 지명됐다. 법무부 장관에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방부 장관에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이 발탁됐다. 성평등가족부 장관에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는 이소영 민주당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이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 인선도 함께 나왔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인공지능(AI) 수석으로 들어갔고,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정무특보로 발탁됐다.

 

이 명단에는 빠진 계보가 하나 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경수 전 지사가 들어갔고,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에서 각각 한 명씩 나왔다. 전당대회 전후로 팀 김어준 쪽에서는 정청래 전 대표의 국무총리설과 법무부 장관설이 거듭 나왔다. 홍사훈 기자가 총리도 시킬 만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유시민 작가가 정청래 전 대표를 총리나 장관으로 천거한 적은 없다. 다만 대통령 주변에 쓴소리하는 참모가 없다는 그의 비판은 사람 쓰는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읽혔다. 개각 발표 하루가 지나도록 정청래 전 대표 쪽 인사는 끝내 한 명도 호명되지 않았다.

 

판사 출신 법무장관, 육사 출신 국방장관…조직 안착에 방점

 

법무부 장관에 판사 출신을 앉힌 데는 균형 계산이 깔려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에는 이미 검찰 출신 한찬식 수석이 임명돼 있다.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모두 검찰 출신으로 채우면 검찰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김승원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경파와는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10월 공소청과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검찰 조직을 다독일 자리에 그를 앉혔다.

 

국방부 장관 인선에도 비슷한 계산이 보인다. 강신철 후보자는 육사 출신이다. 문민 통제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강 후보자의 이름은 12·3 비상계엄 국면에서 반대편에 적혀 있었다.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의 휴대전화 메모에 향후 군 인사에서 배제하거나 내보낼 대상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앞에 놓인 과제는 3군 사관학교 통합이다. 군 내부 반발을 뚫어야 하는 일에 육사 출신을 앞세웠다.

 

경제부총리와 국토부 장관을 나란히 차관 승진으로 채운 것도 눈에 띈다. 기존 정책 기조는 바꾸지 않겠다는 신호다. 동시에 빠른 집행을 주문한 인선이다. 홍지선 후보자는 경기도에서 도로정책과장과 철도국장을 거쳐 2020년 7월 도시주택실장까지 지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기본주택 정책을 맡겼던 인물이다. 청와대에는 메가 프로젝트 보좌관 자리도 새로 생겼다. 기후에너지부 출신 이원주 실장이 앉았다. 반도체 단지 조성에서 병목이 되는 용수와 전력을 풀라는 배치다.

 

이소영 의원의 중기부 장관 발탁은 다음 총선까지 시야에 넣은 인사로 보인다. 지역구인 과천·의왕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내준 곳이다. 이 의원은 이낙연 대표 시절 발탁돼 친낙계로 분류됐고, 이재명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에는 쓴소리를 하던 의원이었다. 용혜인 의원은 1990년생으로, 90년대생 첫 장관이 된다. 지명 직후 이준석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가 나란히 반발했다.

 

구윤철, 공항에서 교체 통보…신천지 연관 행사 질의엔 끝내 침묵

 

교체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경질을 공항에서 알았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한 상태였다. 측근이나 청와대 라인에서 미리 귀띔받은 것이 없었다. 청와대가 인선을 마지막까지 보안에 부쳤다는 이야기다.

 

구 부총리를 둘러싼 미해명 사안도 그대로 남았다. 2019년 마포에서 열린 노벨재단 행사 영상에는 그가 맨 앞줄에서 박수를 치는 장면이 담겼다. 이 행사를 주최한 이희자 근우회장은 신천지 유착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뒷줄에는 정청래 당시 전 의원이 앉아 있었다. 구 부총리가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이었고 정청래 의원의 권유로 마지못해 참석했다는 제보가 뉴탐사에 들어왔다. 7월 24일 재정경제부 대변인에게 관련 기사와 제보 내용을 문자로 보내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7월 24일 구 부총리 본인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대변인은 문자를 읽었다. 구 부총리는 8월 30일까지도 문자를 열어보지 않았다. 전화 신호는 갔지만 받지 않았다.

 

최민희 "인내하고 절제하며"…정청래는 결혼식 이야기만

 

개각을 받아든 친정청래계의 표정은 페이스북에 그대로 드러났다. 최민희 의원은 왜 민주정부만 들어서면 부동산이 이러냐고 적었다. 골목상권에 찬바람이 분다는 말도 붙였다. 그러면서 "저희들, 인내하고 절제하며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라고 썼다. 뒷부분에는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을 묶은 기본사회와 억강부약·대동세상에 동의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개각 명단이나 신임 후보자에 대한 언급은 한 줄도 없었다.

 

정청래 전 대표는 개각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MBC 기자의 결혼식 이야기를 올렸을 뿐이다. 통합형 인사라 흠잡을 지점이 마땅치 않고, 그렇다고 환영한다고 쓰면 지지자들에게 면이 서지 않는 자리다. 아직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씨 말은 꺼내기도 싫다" 광주 택시기사들

 

유시민 작가는 호남이 김민석 대표에게 몰표를 준 이유를 호남 메가 프로젝트에서 찾았다. 프로젝트가 어그러질까 봐 호남이 이익 투표를 했다는 취지다. 이 발언에 전북 의원들이 먼저 반발했다. 안호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호남의 선택을 왜곡하지 말라고 적었다. 호남의 높은 민주 시민 의식에서 나온 선택이지 이익 투표가 아니라고 했다. 박희승 의원은 전북이 반도체 투자 지역도 아닌데 김민석 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었다며 당원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29일 광주에서 만난 시민 10여명의 답도 두 의원의 반박과 다르지 않았다. 예외는 한 명이었다. 광주공항에서 만난 서울 거주 승객은 유시민 작가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대통령의 당무 개입은 문제라는 입장이었다. 나머지는 하나같이 유시민 작가를 비판했다.

 

같은 공항에서 만난 광주 시민 승객은 이익 투표론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정청래 전 대표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지켰다고 말하는 데 대해 "말은 그렇지"라고 답했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공항에 대기 중이던 택시기사는 더 셌다. 정청래 전 대표가 법사위원장 시절에는 잘했지만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의 오만한 권력자 발언에 대해서는 "윤석열 때 했어야지"라고 했다. 이 기사는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사람이었다. 메가 프로젝트 수혜를 지키려 표를 몰아줬다는 해석이 이 한 사람에게서 이미 무너진다.

 

군공항 맞은편 마을의 온도는 달랐다. 100년 된 초등학교가 있는 오래된 마을이다. 토지 거래는 이미 묶여 있었다. 마을에 하나뿐인 부동산 중개업소는 토요일 오후 5시에 문이 잠겨 있었다. 경로당 자원봉사자는 전투기 소음이 사라지는 것 말고는 기대가 없다고 했다. 4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온 부부는 전당대회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 청년은 반도체 공장이 들어온다는 사실도, 김민석 대표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헌법을 바꿔서라도 한 번 더 했으면"

 

광주송정역 택시 승강장은 전당대회 기간 정청래 전 대표가 환대를 받았다고 자랑했던 곳이다. 29일 그 자리에서 만난 기사들의 답은 달랐다. 한 기사는 김민석 대표 당선을 잘된 일로 평가했다. 정청래 전 대표에 대해서는 "실수를 많이 했다"고 잘랐다. 유시민 작가에 대해서는 "왔다 갔다 한다"며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른 기사는 정청래 전 대표를 두고 말을 함부로 한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 이름이 나오자 이 기사는 욕설부터 뱉었다.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기사는 중도 확장론에 손을 들었다. 다음 총선에서 이기려면 외연을 넓혀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이 손발 맞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을 두고 오만한 권력자라 부르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가장 긴 말은 마지막 기사에게서 나왔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과 지금을 비교했다. 예전에는 유시민 작가가 무슨 말을 하면 받아줬는데 지금은 통하지 않으니 헛소리를 한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호남에 신경 쓴 사람이 누가 있었냐고 그는 되물었다. 김대중 대통령 때도 이쪽은 배가 고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바꿔서라도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익 투표가 아니라 고마움의 표시였다.

 

호남의 오래 눌린 소외감을 정면으로 꺼낸 첫 대통령이라는 말은 인터뷰마다 되풀이됐다. 정작 유시민 작가가 호남의 이익으로 지목한 반도체 단지는, 그 부지 맞은편 마을에서 화제조차 되지 않았다. 이전 계획을 처음 듣는다는 주민이 있었고, 땅은 이미 거래가 묶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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