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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뛰는 표정의 마술사, 금눈쇠올빼미를 아시나요

 
윤순영 2014. 11. 10
조회수 3169 추천수 0
 

사람 두려워 않고 낮에도 활동… 가장 작은 크기 올빼미

목 긁기, 하품 하기, 얼굴 닭기 등 고양이 같은 재롱 눈길 

 

크기변환_dnsYSJ_1104.jpg» 깜찍한 외모의 희귀새인 금눈쇠올빼미. 

 

경기도 화성시에 화홍지구라는 간척지가 있다. 총 면적 6212㏊ 방조제 길이 9,8㎞로 1991년 시작한 공사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갯벌이 망가진 건 안타깝지만 갈대가 가득한 이곳에 희귀한 새들이 몰려든다. 농수로를 만들기 위해 쌓아둔 호안 블록과 돌무더기에서 금눈쇠올빼미를 발견할 수 있다. 사냥감을 살피는 전망대로 쓰고 휴식도 하고 사냥감을 먹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한다.

 

크기변환_dnsYSY_7872.jpg» 아프리카 초원을 연상케 하는 화성시 화홍간척지.

 

크기변환_dnsYSJ_2355.jpg» 희귀 맹금류인 물수리가 사냥에 나섰다.

 

크기변환_dnsYSJ_2469.jpg» 무얼 발견한 걸까. 물수리의 눈초리가 날카롭다. 화홍간척지 주변 강은 물고기가 풍부해 이들의 훌륭한 먹이터다.

 

농업용 저수지도 곳곳에 있어 습지가 자연스럽게 조성되어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저어새, 2급인 큰기러기, 황조롱이, 물수리, 잿빛개구리매, 그밖에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물닭, 논병아리 등 다양한 새들이 제법 많이 관찰된다.

 

크기변환_dnsYSY_7936.jpg»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잿빛개구리매.

  

크기변환_dnsYSJ_2185.jpg» 잿빛개구리매는 겨울철새로 습지나 농경지 주변에서 관찰된다.

 

이곳에서 오랜 만에 매우 보기 힘든 희귀조 금눈쇠올빼미를 만났다. 금눈쇠올빼미는 대체적으로 사람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람이 3m 거리에 다가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 있게 날개깃도 손질하고 기지개도 켜고 목 긁기, 얼굴 닦기, 하품까지 하면서 재롱을 부린다.

 

고양이가 세수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사실 얼굴 모양도 고양이와 비슷하고 행동조차 흡사하다. 평평한 얼굴에 큰 눈이 앞에 있어서인지 다양한 얼굴 표정과 행동이 귀엽고 이채로워 누구나 금눈쇠올빼미를 바라보면 친숙한 느낌을 갖게 된다.

 

크기변환_dnsYSJ_1055.jpg» 금눈쇠올빼미 얼굴 닦기.

 

크기변환_dnsYSJ_1186.jpg» 목 긁기.

 

크기변환_dnsYSJ_1188.jpg» 깃털 고르기.

 

지난 2007년 5월30일 인천 송도 건설 현장에서 인부들의 신고를 받고 머리에 일부분에 솜털이 남아있는 탈진한 금눈쇠올빼미 새끼를 구조하여 치료해 방사한 일이 있다. 하지만 중부이남 지역에서 새끼가 관찰된 사례는 그 후 없다.

 

희귀 조류인 금눈쇠올빼미는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역에서 발견되며 중국, 몽골에 텃새로 서식한다. 올빼미 무리 가운데 가장 작아 몸 길이가 22㎝에 지나지 않는다. 

 

크기변환_dnsYSJ_1124.jpg» 다리 닦기.

 

크기변환_dnsYSJ_1149.jpg» 기지개 준비를 하는 금눈쇠올빼미.  

크기변환_dnsYSJ_1141.jpg» 날개를 쭉 뻗어 기지개를 켠 금눈쇠올빼미.

 

최근 들어 철원, 남양주시, 파주 곡릉천, 인천 송도, 화성 화홍간척지, 충청도 천수만 등지에서 월동하는 개체가 관찰되고 있다. 희귀조류이면서도  자주 관찰되고 있는데다 인천 송도에서 새끼까지 발견돼 중부 이남 지역에서도 텃새로 번식을 하며 생활하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금눈쇠올빼미에 대한 생태조사와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크기변환_dnsYSJ_2376.jpg» 목을 180도 돌리고 긴장된 표정으로 눈을 크게 뜬 금눈쇠올빼미.

 

특히 강가를 끼고 시야 확보가 용이한 농경지나 개활지에서 나무보다는 평지에 솟아 있는 바위, 전봇대, 시멘트 구조물에 앉기를 좋아한다. 야산보다 평야를 끼고 강이 있는 곳에서 자주 발견돼 다양하고 손쉽게 먹이를 사냥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는 걸 알 수 있다.

 

크기변환_dnsYSJ_2528.jpg» 면밀하게 주변을 살피는 금눈쇠올빼미. 

크기변환_dnsYSJ_2392.jpg» 잿빛개구리매가 나타나자 몸을 재빨리 호안 블록 안으로 숨어 빠끔히 얼굴만 내밀고 망을 보는 금눈쇠올빼미.

 

다리가 깃털로 덮여 있고 날개를 접고 파도 모양으로 날기도 한다. 아주 가까운 거리는 두 발로 바닥을 차며 뛰어 자리를 옮기며, 몸이 작아서인지 다른 맹금류가 나타나면 노출되었던 몸을 웅크리며 숨는다.

 

올빼미들은 야행성 맹금류지만 금눈쇠올빼미는 낮에도 활동을 한다. 잘 발달된 눈과 귀,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 넓고 둥근 날개로 소리 없이 날며 먹이를 사냥할 때 땅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크기변환_dnsYSY_8301.jpg» 사냥을 할 때도 뛰어 다니면서 한다.

 

크기변환_dnsYSY_8345.jpg» 금눈쇠올빼미는 가까운 거리는 뛰어서 이동을 한다.

 

작은 포유류, 파충류, 곤충 등을 먹이로 하고  먹이를 통째로 삼켜 소화되지 않은 뼈와 털은 덩어리로 토해 낸다. 올빼미나 부엉이는 대체적으로 소화되지 않는 뼈와 털을 토해 내는 장소가 따로 정해져있다. 화홍지구 간척지의 금눈쇠올빼미도 예외가 아니었다.

 

크기변환_dnsYSY_8382.jpg» 반달 모양의 날개로 소리 없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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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dnsYSJ_1103.jpg» 앗! 말벌. 상황에 따라 표정이 자주 바뀌는 금눈쇠올빼미.

 

금눈쇠올빼미는 월동을 마치고 돌아간 뒤 다음해 월동 기간에도 한번 정한 사냥터의 탐색 자리와 영역권을 잘 떠나지 않고 그 자리를 찾아오는 습성이 있다.

 

주로  바위와 절벽, 담, 나무, 건물 등지에 있는 구멍에 둥지를 틀며 3~5개의 알을 낳는다. 28~29일 동안 암컷의 품속에서 자라며 생후 26일 정도가 되면 자립하게 된다.

  

글·사진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자,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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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김포의 재두루미 지킴이. 한강 하구 일대의 자연보전을 위해 발로 뛰는 현장 활동가이자 뛰어난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메일 : crane517@hanmail.net      
블로그 : http://plug.hani.co.kr/c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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