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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 통일 기원합니다"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위민크로스DMZ 행사를 참가하기 위해 북한에서 육로로 방한한 세계여성운동가들과 시민들이 '평화통일 기원 조각보'를 함께들고 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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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여성평화단체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아래 WCD)'의 기획자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은 25일 "(북한에서) 제가 (김일성을 찬양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어 "북한 측에 정식으로 항의했으며, (북한이) 내 발언을 정치적 선전에 이용했다"면서 "한국 또한 정치적 이슈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최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비무장지대를 걸어서 종단하는 행사를 벌였다. 행사 참가자들이 북한을 입국한 후 크리스틴 안씨가 김일성을 찬양했다는 <노동신문> 보도가 나오면서, 친북 발언 논란이 불거졌다. 크리스틴 안씨는 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제여성평화 심포지엄'에 참석해,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시 상황과 심경을 처음으로 밝혔다.
크리스틴 안씨는 이번 논란을 두고 "남과 북이 '심리적 전쟁(psychological war)'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래도 어떤 한쪽을 지지하지 않으면서 대화로 풀어가려 노력하고 있다, 그게 평화적인 것 아닌가"라고 그는 되물었다.
WCD는 저명한 여성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82)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74) 등 15개국 국제 여성활동가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통일을 촉구하며 북한에 입국,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건너 판문점에 도착하겠다고 했지만 통일부 권고로 결국 경의선 육로를 통해 지난 24일 한국에 들어섰다.(관련기사 :
위민크로스DMZ "우리는 친북 아니라 친평화 단체")
WCD 공동명예 위원장인 글로리아 스타이넘도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시 함께 있던 AP통신 기자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오히려 이번 행사를 만들어낸 그녀(크리스틴 안)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탈북엄마회·엄마부대봉사단 등 북한 관련 시민단체는 25일에도 "반정부 친북모임 중단하라", "종북 위민크로스 규탄한다" 등의 주장을 하며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다음은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
"'김일성 항일투쟁 안다' 내용이 와전... 남북 모두 정치적 이슈로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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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여성평화걷기 행사를 주도한 크리스틴 안씨가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자신을 찾아온 딸을 안고 활짝 웃고 있다. |
ⓒ 이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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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소개를 해달라.
"내 이름은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이고 한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안은희는 내 한국명이다. 그러나 국적은 미국 국적이다."
- 앞서 '김일성 찬양 발언'을 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해 논란이 됐는데.
"실상은 이렇다. 우리가 만경대(김일성 생가)에 갔을 때 <노동신문> 기자가 날 따로 부르더니 '김일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저도 나름 똑똑한 사람이다. 사전에 이미 혹시 이런 질문이 나올까 우려했다. 그래서 그 기자에게 '어머니로부터 들었다, 우리 어머니가 한국에서 초등학교만 졸업했을 정도로 학력이 낮지만 김일성이 게릴라 항일투쟁을 했다는 건 알았다'고만 말했다."
- 본인은 김일성 찬양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건가.
"앞선 말한 '김일성이 항일투쟁을 했다는 건 안다'는 게 제가 말한 전부고, 신문에 인용된 건 제가 말한 게 아니다(That's all I said. It was not my quote). 그때 제가 영어로 말했고 중간에서 통역사가 통역을 했다. 제 생각에, 첫 번째로는 통역이 잘못 됐을 수 있다. 통역사가 자신들의 시각이 담긴, 특정한 용어(their vocabulary)로 설명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노동신문>은 북한의 기관지라서 북한 주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로 바꿨을 수 있다. 어쨌건 저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건 문화적인 문제라고도 생각된다. 그들은 제 말을 악용했고(misapplied), 그걸 정치적 선전(political agenda)에 사용했다."
- 그에 대해 정식으로 항의했나.
"그렇다. 그래서 크게 싸웠다(Yes, we got into a big fight). 항의하면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던 게, 북한에도 우리를 초청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곧 미디어(<노동신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을 그냥 하나의 집단이라고 봤지만 거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노동신문>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미디어로서, (나에 대해) 잘못 특징 지었고 잘못 인용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북한에 초청한 사람들이 아니다. 이번 행사에 함께한 북한 내 주최 측은 우리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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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중앙일보>가 '단독'이라며 <노동신문>(사진)을 인용했다. 크리스틴 안(Christine Ahn)은 "제가 그런 말(김일성을 찬양하는)을 한 적이 없다"며 "북한 측에 정식으로 항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원 기사에는 없던 따옴표를 붙여, 이를 마치 당사자들이 직접 발언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 |
ⓒ 중앙일보 온라인 화면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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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역시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발전시키려 해"
- 북한에서 직접 사과했다는 말인가?
"북한 주최 측은 매우 미안하다고 했지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North Korean Host, they said 'we are very sorry but we can not cotroll the media'). 당사자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말했는지 그 이름까지 밝힐 수는 없다."
- 한국 내 일부 언론은 이런 발언들을 이유로 WCD를 친북 성향 단체로 보도하기도 했다.
"나도 안다. 한국의 언론 역시 이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전쟁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 그렇게 해야 군수산업도 그렇고 특정 업계에 이득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 나는 이런 상황이, 우리가 군사 전쟁뿐 아니라 심리적 전쟁(psychological war)까지 겪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특정한 누군가를 적으로 만들고 그런 상황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거다."
- 당신은 이번 행사의 주요 기획자다. 이런 논란에 대한 심경은.
"양쪽 모두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했다. 당연히 괜찮을 리 없지 않나. 그러나 우리 또한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어떤 입장을 취하거나 한쪽 정부를 편들지 않고, 이해와 대화를 통해 풀어가려 한다. 그게 평화적인 방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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