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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러제재는 실패, 남북러 경협 적극 추진해야

미국의 대러제재는 실패, 남북러 경협 적극 추진해야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1/26 [15:0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푸틴 대통령이 2014년 연말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제재를 가해도 러시아는 흔들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번 기회에 자원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다변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자주시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가해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대 러시아 경제제재 조치가 취해진지 만 2년이 되어간다.

 

미국 추종국 유럽연합은 크림을 합병해버린 러시아에 대해 침략국이라고 규정하고 경제교류를 속속 단절하면서 미국의 제재에 적극 동참하였다.
특히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유가는 거의 1/3수준으로 떨어져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실질적으로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푸틴대통령은 이런 미국의 제재에 대해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히려 자원수출 중심의 일면적 경제구조를 개혁하여 비자원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 러시아의 경제 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선언하였고 그 성과를 2년 안에 보여주겠다고 했었다.

 

2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보면 푸틴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러시아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잘 대처하고 극복해가고 있다는 증거도 적지 않다.

 

러시아가 어려울 때 한국도 대러투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육로로는 북을 통해야만 러시아와 연결될 수 있는 한국은 남북러 경제협력 사업에 사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러시아가 다 회복하고 나면 당연히 러시아 몸값이 올라가게 된다. 그때는 늦다.

 

중국의 시진핑은 2015년 서방의 눈치 보지 않고 2,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중러경제교류협력사업계획서에 서명을 했다. 중국의 기업가들이 마구 러시아로 몰려가고 있다. 일본도 점점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며 유럽도 제재를 풀고 러시아와 교류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내놓고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만 지금 남북러 경제협력사업에 있어 답답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프랑스에서 대러 제재를 그만 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스푸트닉 보도     © 자주시보

 


✦ 대러 제재 무력화 가시화

 

25일 스푸트닉은 프랑스 정부 대러 제재를 올 여름 하반기까지만 적용할 방침이라고 일요일 엠마누엘 마크론 프랑스 재무장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마크론 장관은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프랑스 기업인들과의 담화에서 이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는 러시아에 수출하기로 하고 다 만들어 두었던 대형 수송선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대러 제재 ‘민스크 결의안’ 때문에 수출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러시아에 수출하여 많은 이득을 보고 있던 프랑스 자동차 회사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진행한 승전기념식에 득달같이 달려가 푸틴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미국 눈치 때문에 열병식 관람은 하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에게 달려갔다는 것 자체만 봐도 독일이 러시아와 교역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만 하다.


대러 제재가 러시아만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제재를 가한 나라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스푸트닉 보도를 보면 일본의 대러 행보도 변하고 있다. 일본이 러일 관계 발전을 담당하는 정부대표 일러 관계 담당대사(政府代表日ロ関係大使)를 직책을 신설하고 이 특사에 하라다 지카히토 전 러시아 대사를 임명했다.

하라다는 러시아에서 4년 간 근무했기에 러시아를 잘 알고 있으며 그는 러시아와의 관계에 있어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과 일본 전 러시아 대사이자 저명한 러시아 동박학자인 알렉산드르 파노프 씨는 스푸트닉에 하라다 지카히도 전 러시아 대사를 러일관계 담당대사로 임명한 것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푸틴 대텽령과의 회동을 적극적으로 이루어내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며 러일 관계 발전을 디딤돌로 삼아 주요 7개국(G7)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주요한 역할을 일본이 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유라시아 실크로드 경제 동맥의 협력을 강조해 주목 된다. 러시아와 중국이 손잡고 경제 협력을 가속화 시키게 되면 미국의 경제 패권은 급속히 쇠락할 것으로 전망 된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중국은 애초부터 대러제재 동참을 거부하였으며 오히려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을 방문하여 2,0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경제교류협력사업에 서명을 했고 푸틴 대통령은 그런 중국에 S-400첨단 대공미사일을 수출하기로 하는 등 오히려 지속적으로 관계를 강화해왔다.

 

물론 유가하락, 루블화 폭락 등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하던 중러 교역량이 2015년 급격하게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러중 교역량은 28.6%(680억 6천달러) 감소했다.  중국의 대러 수출은 3/1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반대로 러시아의 중국 수출량은 20% 감소했다. 러시아의 대중 수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석유나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 가격은 하락했지만 그 양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유가가 하락해도 수출량이 계속 늘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최근 대유럽 에너지 수출을 중국 등 동아시아 쪽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스푸트닉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인들이 회의에서 대러투자사업이 본격적으로 어려워진 것은 2015년부터라고 밝혔는데 누구도 사업을 접겠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 사업가들은 러시아 파트너와 함께 난관을 극복해나가겠다고 했으며 앞으로의 상황은 개선될 것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 월스트리트저널의 긍정적 러시아 경제 분석을 보도하고 있는 스푸트닉     © 자주시보

 


✦ 러시아의 전화위복

 

25일 스푸트닉은 “러시아가 많은 다른 개발 경제국들이 휘청거렸을 경제 문제들에 대처해 나가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평가를 소개하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IMF평가에 의하면 2015년 러시아 GDP가 3.7% 하락했다. 현재 러시아는 쉽지 않은 시기를 겪고 있음이 분명하다. 지정학적 위험 수위가 높아졌고 유가, 가스값 변동으로 경제 민감도가 고조됐으며 서방 제재가 지속되는 배경에서 경제 성장 가능성이 아직 약세다.”라고 진단하면서도 “그러나, 러시아는 제재 조치 조건에서 차관 중지사태를 감내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보수 경제 대변지인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이렇게 평가할 정도면 러시아의 경제력이 만만치 않음이 분명하다.

 

사실 러시아는 없는 자원이 없고 식량을 자급할 수 있는 엄청난 농토가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다만 자원이 너무 풍부하다보니 그것만 수출해도 잘 살 수 있어 경쟁력 있는 비자원 생산품을 잘 만들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루블화의 폭락으로 러시아의 철강 등 전통적으로 강했던 중화학공업 기반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은 넓혀가고 있으며 가공 농산품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 가보니 러시아 특산품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통해 비자원 수출품의 가격경쟁력만이 아니라 제품경쟁력까지 올리겠다는 의지를 계속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푸틴의 계획이 성과를 거둔다면 이번 미국과 그 추종국의 대러제재는 러시아의 경제구조만 강화시키는 역효과만 선물해 줄 가능성이 높다.

 

과거와 달리 미국과 그 추종국들 스스로 만성적인 과잉생산에 따른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어 제재발이 잘 서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가 북, 이란, 시리아, 러시아 어느 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애꿎은 베네수엘라만 저유가 직격탄을 맞았을 뿐이다.
미국과 유럽이 제재를 가하면 가할수록 스스로의 경제위기만 더 가중시키고 제재대상국의 경제체질만 강화시켜주고 있는 상황이다.

 

멀지 않아 유가는 다시 오를 수밖에 없다. 권위 있는 일부 국제경제전문가들은 2016년에 다시 유가가 급등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인도 경제가 급성장하는 만큼 기름이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며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나라들도 산업개발에 나서고 있고 자동차 보유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어 유가 수요량은 끊임없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자동차 증가율을 무서울 정도라면서 이란이 다시 원유수출에 나선다고 해도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렇다고 바로 전기차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기차가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대중화되려면 운항거리도 늘려야 하고 인프라도 갖추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유가만 회복하면 러시아의 경제는 완연한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 라선항에서 분별작업을 거친 후 선적을 기다리는 러시아 석탄     ©자주시보, 김수복 재미교포 제공

 


✦러시아와 한반도

 

지난 12일 스푸트닉 보도에 따르면 2015년 연해주를 경유하는 러시아, 중국, 조선(북한)간 철도운송량이 22.2% 증가해 1,009만 톤 화물량을 기록했다고 러시아 극동철도청 공보처가 같은 날 타스 통신에 소개했다고 한다.

 

지난 해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120만 톤이 운송되어 2014년보다 94만4천톤 증가 추세를 보였다. 특히, 북한 나진항으로 112만4천톤의 석탄이 공급되어 전체 공급량의 94.2%를 기록했다. 
러시아, 중국 접경지대를 통과하는 화물량 또한 87% 증가했다. 주로 목재, 광석, 비료, 석탄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라선항 러시아 부두의 대형 크레인들과 석탄, 나선항에서는 기차로 러시아에서 들여온 석탄을 선별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한다.    ©자주시보, 김수복 재미교포 제공

 

▲ 라선항의 부두, 러시아 부두에는 석탄이 쌓여 있는 등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 가운 중국에서 임대한 부두는 아직 활용이 되지 않고 있다. 중국도 조만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자주시보, 김수복 재미교포 제공

 

나진으로 들어온 석탄이 바로 포스코에서 시범 도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휴전선 지뢰폭발 사건이 터질 때도 나진항을 이용한 러시아 석탄 수입은 별개의 문제라며 막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전 국민이 적극 찬성하였다.

 

사실 러시아의 저렴한 철강재 때문에 포스코가 국제시장에서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이를 기술경쟁력 있는 고가제품 개발로 극복해가는 것도 한계가 있다. 중국의 저가 철강재가 국내시장을 싹쓸이 하는데다가 러시아의 저가 철강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우리 철강기업들의 어려움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철강생산용으로 호주에서 들여오는 철광석과 석탄은 물류비가 1/3이나 차지한다. 이를 가까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북의 나진항을 이용해서 가져오거나 북을 통과하는 기차로 직접 도입한다면 그 운반비를 대폭 줄일 수가 있어 가격경쟁력을 확대하게 될 것이다. 북의 석탄과 철광석을 도입한다면 더욱 큰 이익이 될 것이다.

 

▲ 북, 중, 러 경제렵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스푸트닉의 보도     ©자주시보

 

21일 스푸트닉은 한전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의 남는 전기를 도입하는 문제를 러시아와 협의하기로 했다는 발표를 내놓았다고 한다. 러시아는 이미 북의 나진까지 송전선을 깔아가고 있다. 그 송전선을 남측과 연결시키면 남측에서 저렴한 전기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된다.

 

▲ 러시아에서 나진항으로 연결된 철도, 북의 협궤와 러시아의 광궤가 혼재되어 있다. 물론 지금도 철도 차량의 궤도를 전환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한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철도의 궤도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자주시보, 김수복 재미교포 제공

 

포베타 프로젝트에 의해 러시아는 북의 철도와 도로 등 사회적 간접시설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철도나 도로를 놓을 때 송전선도 함께 매설하면 훨씬 저렴하게 공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하루라도 빨리 북, 러와 만나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러시아는 대유럽교역 중심에서 벗어나 극동지역을 대외교역의 또 하나의 중심지로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일본이 러시아와 쿠릴열도 문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러시아 극동지역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러시아 극동지역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러시아 극동지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중국, 일본 등도 러시아와 많은 부분을 진행하고 있다. 남한은 북을 통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육지로 직접 통할 수 없는 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동북아에서 한국의 입지는 계속 좁아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러시아 경제는 미국의 제재를 툴툴 털어버리고 곧 다시 더 큰 기지개를 켜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 러시아와 합작하려면 쉽지 않을 것이다. 누가 봐도 러시아가 어렵고 아쉬울 때 선점하는 것이 백배 유리하지 않겠는가. 러시아 입장에서도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더 고맙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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