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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심각한 북의 최후통첩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3/29 08:41
  • 수정일
    2016/03/29 08:4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너무 심각한 북의 최후통첩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29 [06:2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북의 전선 장거리포병 부대들의 연합 타격 훈련 장면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북이 남측을 향해 발표한 최후 통첩을 보면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 어제부터 분석기사를 쓰자고 노트북을 켜서도 즐겨찾기 여기저기 홈페이지들을 들추어보기만 하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분석한 대로 쓰게 되면 너무 충격적이어서 나라에 불안감을 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선뜻 글이 써지지 않았다.

 

하지만 언론인으로서 진실을 보도해야할 사명을 지녔기에 분석한 결론을 적나라하게 다는 쓰지 못하더라도 어느정도는 쓰지 않을 수가 없다.

 

3월 26일 북이 발표한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 장거리포병대 최후통첩장"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천지를 진감하며 도발의 아성들을 가상한 적진을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들어버린 우리 장거리포병대의 일제사격은 우리의 최고존엄을 감히 건드리려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악한들에 대한 참을수 없는 증오와 분노의 대폭발이며 박근혜패당에게 가장 참혹한 최후종말을 선언하는 무자비한 보복전의 개시이다."

 

25일 북의 조선중앙통신 등 언론들이 보도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북 장거리포병부대들의 청와대 타격 현지지도가 진행된지 하루만에 나온 최후통첩장에서 그 화력타격연습을 '무자비한 보복전의 개시'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미 전쟁이 개시되었다는 표현인 셈이다.

 

북은 다시 전쟁이 시작되면 이제는 정전이니 휴전이니 하는 말은 없을 것이라며 오직 항복서, 아니 항복서에 도장을 찍을 놈도 없게 만들겠다고 누차 경고해왔다. 최후통첩은 전쟁을 할지 말지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이 아니라 그냥 항복이냐 타격을 주고 받고 한 다음에 항복할 것이냐를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 이번 최후 통첩의 특징

 

전에도 북의 최후 통첩이 없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8월 최후 통첩은 48시간이라는 시간을 주고 그 전에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타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이었다. 심리전 중단만 하면 얼마든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최후 통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최후 통첩은 참수작전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그 기획자들의 공개처형이라는 도저히 남측에서 들어주기 힘든 내용이 들어있다. 이건 항복문서에 도장찍으라는 말과 다를 것이 없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그래서 북은 이미 전쟁을 개시되었다고 최후통첩문 앞부분에서 언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니 얼마나 심각한 내용인가.

 

 

✦ 위험을 알리는 징후들

 

주고받는 성명만 심각한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동원한 무력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였다. 단순한 경신이 아니라 이미 이라크전쟁을 위해 동원했던 무력을 완전히 넘어섰다. 미국의 4대전략자산 무기들도 총 동원되었다. 핵폭탄을 장착하는 핵폭격기, 핵순항미사일 수백발을 장착한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핵타격을 가할 F-22랩터 등 가공할 전투기까지 총동원되었다. 언제든 훈련을 실제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6일전쟁과 제4차 중동전쟁인 욤 프라우 전쟁 모두 전쟁 전에 방대한 무력을 러시아나 미국에서 도입하여 전선으로 들여보냈다. 전선으로 배치할 때 가장 흔히 사용했던 방식이 훈련이었다. 훈련한다고 방대한 무력을 동원한 후 핵심 역량을 전선에 남겨두고 해산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전선에 대규모 무장과 병력을 배치했던 것이다.

 

그런 훈련이 한반도에서 거의 일년 내내 진행되고 있다. 몇년 전부터서는 동원하는 무장과 병력 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계속 경신해왔고 드디어 올해는 이라큰 전쟁을 개시할 때보다도 더 많은 무력이 한반도에 집결한 것이다. 거기다가 훈련 내용도 방어가 아니라 선제타격훈련이다. 따라서 미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북에 선제타격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북은 비공식 대변인 김명철 소장 등을 통해 이라크전쟁 수준의 무력이 한반도에 집결하면 전쟁포고 간주하고 먼저 선제타격으로 소멸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이에 맞선 북의 행보도 심각하기 이를 데 없다. 북이 공개한 무기들만 가지고서도 북 인민군대들은 얼마든지 단숨에 남측을 점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만하다는 판단이 든다. 

300mm 대구경 방사포탄이 200km 날아가서 단 1미터의 오차도 없이 십자선을 정확하게 타격한다는 말은 아직 듣도 보도 못했다. 90km 사거리의 러시아 방사포탄도 10미터의 오차를 갖는다.

그것도 GPS유도로방식이어서 아주 정밀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 GPS유도는 전파교란에 치명적이다. 북은 그런 GPS유도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무인정찰기 유도방식을 동원하여 1미터 오차 범위 안의 정밀타격을 가능케 했다는 것이 본지 한호석 소장의 주장이다.

 

그런데 어제 연합뉴스 보도를 보니 서해 북측 지역에서 대규모 무인기들이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직 남측 영역으로 넘어오지는 않았지만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결전을 앞두고 시험비행을 대규모로 단행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북이 소형 수소탄을 공개했는데 처음엔 의문을 표시하던 미국도 요 며칠 사이엔 미사일에 충분히 창착했을 수 있다는 진단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북이 방사포탄에 그런 소형핵무기까지 장착했다면 남측에 들어온 미군의 항공모함 전단도 심각한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

무더기 방사포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은 현재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민군대들은 명령만 내리면 주저없이 자신들이 맡은 남측과 일본 등 주요 거점에 대한 타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북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 번 주장해왔다. 최근 시험한 고체연료대형로켓 시험은 그 성능을 강화하는 의미만 있을 뿐이다. 지금 있는 미사일만으로도 미국을 얼마든지 타격할 수 있다. 심지어 북은 러시아의 50메가톤급 차르 봄바 수소탄 보다도 4000배나 강한 수소탄을 장착한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면 단 세발이면 미국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물론 이는 보복용 무기이기 때문에 미국이 그런 무기를 쓰지 않는 한 실전에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소형수소탄을 동원한 미 본토 거점 타격은 바로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사드시스템이 막아주기를 간절히 바래야겠지만 지난해 미국 군부의 책임자들도 정말 요격할 수 있을 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요격미사일을 쏘고 난 후 가슴에 성호를 긋고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 바 있다.

 

문제는 정말 비장의 무기는 북이 공개했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왜 비장의 무기인가. 사용하기 전까지 비밀리에 숨겨놓은 무기이기 때문에 이름도 비장의 무기인 것이다. 북은 전쟁이 발발하면 그 비장의 무기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법으로 불이 번쩍 나게 해치우겠다는 경고는 계속해왔다.

 

이런 위험한 발언과 세계 어디에도 없는 위력적인 무기들을 공개하는 것과 함께 북의 최후 통첩이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쟁위기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고 본다.

 

더군다나 28일 북 리수용 외무상이 평양에서 타스 통신 평양 지국과 대담에서 미국이 계속 군사훈련으로 위협해오고 있어 언제든 북이 먼저 미국을 핵으로 선제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천명하였다.

한 나라의 외교를 책임지는 외교부장관이 상대국에 대해 핵선제타격을 가할 준비를 끝내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던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북미 사이에는 포탄만 오고 가지 않을 뿐 치열한 대결전에 돌입한 것이다.

 

 

✦ 언제 발발할 것인가

 

남측 언론에서는 4월 말 5월 초 즉, 한미합동군사훈련이 끝나고 5월 당대회 전에 북이 뭔가 일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군이 들어와 있을 때는 공격을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져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일을 너무나 많이 해온 지도자이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미국과 남측의 허점을 노릴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군과 국군이 총동원되어 모여있는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더 유리하다고 볼 수도 있다. 만약 북이 남측의 거점을 동시 타격하여 소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포와 포탄, 미사일을 준비해두고 있다면 전쟁 훈련을 위해 다 모였을 때가 바로 일거에 소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한반도는 당장 내일이라도 포탄이 오가는 실전으로 전환될 우려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 북미직접 담판만이 전쟁 막을 것

 

이미 북미 사이에 총포성만 없을 뿐 전쟁은 시작되었다. 여기서 더이상 심각한 문제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길은 북미 사이의 직접적인 담판뿐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저 현재의 상황 악화를 막는 수준에서의의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다. 북미평화협정체계를 당장 실현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그에 대한 확고한 담보가 오고 가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31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각각 연쇄 정상회담을 하고 대북제재 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청와대에서 발표하였다.

 

이 회담에서마저 대북제재를 강화할 데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겠지만 출구전략을 논의하여 전향적인 대북화해를 위한 합의를 도출해낸다면 지금의 이 심각한 위기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떤 논의가 진행될지 벌써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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