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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박원순 비난해도, 새누리당과 정부는 자격 없다.

 
 
‘예산 달라고 매달렸지만, 외면한 새누리당’
 
임병도 | 2016-06-03 09:50:2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원순시장이 구의역 사고 기자회견 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서울시미디어허브 화면 캡처

 

19살 김군의 구의역 사망 사고에 대해 박원순 시장이 계속 사과를 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6월 1일 구의역 대합실에서 구의역 사고 원인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대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사과했습니다. 6월 2일 박원순의 ‘X파일’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도 사과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사과는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서울시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 박원순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속된 지하철 사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고가 재발했다는 점에서도 시민들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2015년 8월 강남역 사고 직후인 9월에도 선로작업 때 관제 센터에 신고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9건의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강남역 사고 이후 역무실에서 PSD(스크린도어) 마스터키를 보관함에 보관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정비직원이 작업일지만 쓰고 키를 가져가고 역무원은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망 사고가 났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만 책임진다고 더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요?


‘자회사→직영으로 바뀌어도 사고의 위험성은 여전히 남아’

이번 사고가 안타까웠던 점은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 있습니다. 계속된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로 원인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았고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강남역 스크린도어 사망. 매뉴얼 때문? 문제는 돈

 

 

2015년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 고장 횟수는 총 10,733건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29.4건의 스크린도어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도시철도공사의 일평균 6.6건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았습니다.

도시철도공사는 ‘승강문안전단’의 직영 체제입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 (주)유진메트로컴에게 위탁,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당연히 직접 고용해 운용되는 시스템이 시민에게 안전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용이 증가합니다.

서울메트로는 민간위탁이 예산은 절감되지만,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5월 23일 이사회 의결을 통해 가칭 ‘(주)서울메트로 테크’라는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와 전동차 경정비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8월 1일 업무개시를 앞두고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자회사 말고 서울메트로 정규직 채용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정규직 채용을 강행한다고 해도 금방 안전이 확보되기는 어렵습니다.

도시철도공사는 스크린도어와 차량 간 신호시스템이 상호 연동돼 있고, 스크린도어 사고 발생시 열차가 출발할 수 없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는 스크린도어와 차량 간 신호 시스템이 각각 독립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스크린도어 고장이 발생해도 이를 인지할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존에 최저가 낙찰제로 설치된 스크린도어를 모두 바꾸지 않는 한 스크린도어의 고장은 계속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MB정부는 공공기관의 적자 경영을 막겠다며 ‘최저입찰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서울메트로도 스크린도어 초기 도입시 최저가 입찰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영세업체가 낙찰을 받다 보니, 스크린도어 구동방식이나 센서 등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저가 낙찰제로 설치된 스크린도어의 설치비용은 승강장별로 1,640만원~2,450만원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스크린도어의 설치 비용이 3,370만 원이었으니 천 만 원이상 저렴한 셈입니다. 그러나 최저가 낙찰을 통해 스크린도어를 설치한 곳에서는 역당 평균 166.8건의 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일반 스크린도어 설치 역의 41,3건보다 4배가 넘습니다.

서울메트로가 예산을 확보해 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최저 낙찰제 스크린도어를 전면 교체하지 않는 한, 스크린도어 고장 발생에 따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게 됩니다.


‘예산 달라고 매달렸지만, 외면한 새누리당’

서울시가 지하철 노후화와 잦은 고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박원순 시장은 작년 11월에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습니다.

 

▲ 예산을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김성태 간사 사무실을 방문한 박원순 시장 관련 보도 ⓒ뉴스1 화면캡처

 

박원순 시장은 11월 25일 서울시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를 방문하면서 별도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새누리당 김성태 간사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새누리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예산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박 시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에 싱크홀 문제나 지하철 노후화 문제, 전동차 확보 문제 등이 상당히 심각한데 서울시 예산만 갖고는 도저히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서울시는 (예산을) 다해도 1,000억이다. 다른 지방들은 몇 조씩 가져간다. (그래서 내가) 매달리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무임승차 손실비용 3,360억원, 지하철 노후화와 전동차 교체 비용 2,092억 원을 위한 예산 때문에 국회를 방문하고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에게 애걸복걸 호소했지만 외면당했습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구의역 사고현장을 방문해 박원순 시장을 비판하며 “국회 차원에서도 진상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에서도 진상조사를 해서 누가 지하철 관련 예산을 막았는지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을 위해 생명안전업무 직접고용법을 반대한 고용노동부’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에 대해 직접 고용에 의한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도록 하는 법안이 19대 국회에서 제안됐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새누리당의 반대로 폐기됐습니다.

 

▲19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 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국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2014년 10월 22일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중에는 지하철 사고와 관련한 ‘지하철 차량 운전, 관제, 전기, 신호,통신, 스크린도어 설비 관리’ 등도 생명안전업무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됐었다면 자회사,직영화 문제에 상관없이 무조건 직접 고용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당하는 업무는 속성상 상시적·지속적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업무에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고, 고용 또는 신분이 안정된 근로자가 안전 관련 업무를 담당하도록 할 경우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직무 수행으로 안전관리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됨.

또한,유해․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들의 고용이 안정될 경우 근로자 스스로 안전․보건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어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임’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 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 검토 보고서에서 발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필요한 이 법을 고용노동부는 “공익을 위해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필요 최소한에 그치는 것이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를 존중하는 헌법 원칙에 부합될 것”이라며 반대했습니다. 정부가 국민의 생명보다 사업주의 돈벌이가 침해당할까 봐 걱정한 셈입니다.

시민은 박원순 시장을 호되게 비난해도 됩니다.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소중한 젊은이의 목숨이 피기도 전에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은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누가 이 법안을 반대하고, 예산을 막았는지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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