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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달라진 김정은 시대 대미 대응전법

차원이 달라진 김정은 시대 대미 대응전법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19 [00:08]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7년 8월 14일 전략군 지하벙커 지휘소를 찾아 괌 포위사격, 위력시위사격에 대한 구체적 작전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는 김정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주시보

 

 

✦ 이미 미국이 진 괌 포위사격 대결전

 

북의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연속 발사에 대한 유엔안보리 2371호 초강경 제재와 미국 맥매스터 보좌관의 선제타격보다 더 심각한 예방전쟁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북이 괌 포위사격으로 대응하면서 불거진 한반도 전쟁위기가 1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 인민군 전략군 시찰에서 '미국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한풀 수그러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러 발언 중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부분만을 강조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며 안 그랬으면 용납할 수 없는 일로 재앙적인 일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호기를 부렸다.

 

▲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현명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는 트럼프의 트윗  

 

이를 보니 미국이 괌 포위사격에 대해 얼마나 무서워하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의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언급은 미국이 졌다는 것을 자인한 것과 같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이 당장 북과 대화에 나서 북의 요구를 전면 수용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이렇게 '내 논에 물대기'식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미국이 별별 꼼수를 다 부리며 북미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미봉책으로 일관하며 시간끌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패배를 자인했다고 보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보겠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엄청난 조롱이며 압박이었는데 그에 대해 미국이 분노하거나 반발하기는커녕 당장 급한 불을 끄는데 이용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관련 연합뉴스의 보도를 보자.

 

[김(정은) 위원장은 사령부 지휘소에서 전략군이 준비중인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의 보고를 받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손으로 제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면서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적 위협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무시한 결과 괌 포위사격이라는 더 큰 위기에 빠져 어떻게 해야할지 출구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 지적의 핵심이다. 

사실, 북의 보도 원문을 유튜브 등을 통해 보니 “미련한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며 ‘미련한’이란 수식어가 붙어있었는데 연합뉴스나 미국 언론들은 이 수식어를 삭제하고 보도했다.

 

이건 트럼프의 평가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한 발 물러선 것이 전혀 아니다. 정상적인 미국인이라면 치욕적인 조롱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말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이라고 자못 칭찬까지 하였다. 출구를 찾으려다보니 북의 조롱까지 칭찬해야할 형편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미국에게 뾰죡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진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 여전히 시간끌기 꼼수를 찾는 미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을 조롱만 하지는 않았다. 해결책도 제시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옳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우리에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행위와 일방적인 강요를 당장 걷어치우고 우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당장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과 같은 대북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면 괌 포위사격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런 지적은 무시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켜보겠다는 발언만을 뽑아들고 아전인수 언론 여론몰이를 하는 꼼수를 부리는 것을 보니 미국은 여전히 근본적으로 북과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아직은 없음이 분명해 보인다.

 

아마 지금 북이 화성-12형 탄도미사일로 괌 포위사격을 단행하여 미국이 그 미사일을 요격을 못했을 경우를 대비하여 자신들이 요격하기 쉬운 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리고서는 그 영상을 보도하며 요격 성공이라고 여론몰이를 하는 등의 방법을 찾느라 머리에 쥐가 나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그런 꼼수가 어디까지 통하겠는가. 북이 그래서 생중계까지 검토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번엔 생중계를 하지 않더라도 다음 타격엔 더 강력하고 확실한 타격을 준비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미국은 연전히 ‘북이 괌을 건드리면 전쟁’이라고 객기 다분한 주장만 하고 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축소하겠다는 말도 내비치고는 있지만 중단하겠다는 말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브 베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와 같은 핵심 인물이 주한미군철수도 언급하고 있지만 미일안보협의회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일이 연합하여 제재와 압박으로 북을 굴복시키겠다고 주장도 병행하고 있다.

여전히 북과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나설 뜻이 없는 것이다.

 

 

✦ 김정일 시대와 차원이 달라진 김정은 시대 북미대결 전법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미 이렇게 미국이 나올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미국의 무모함이 선을 넘어 계획한 위력시위사격이 단행된다면 우리 화성포병들이 미국놈들의 숨통을 조이고 모가지에 비수를 들이대는 가장 통쾌한 력사적순간이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밝히고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있어야 한다”고 14일 현지시찰에서 전략군 화성포병들에게 일발장전 상태 유지를 지시했던 것이다. 

 

미국에서 주한미군철수니 하는 말들이 나온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가 곧 풀릴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되고 있으며 북미대결전은 더욱 더 치열해갈 전망이다.

 

특히 미국뿐 아니라 중국이 적극 나서서 유엔대북제재결의안 2371호 시행하고 있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일거에 중국정부가 북의 수산물 수입까지 바로 차단할 줄은 몰랐다. 유예기간을 단 하루도 주지 않고 즉각 시행했다.

북은 빈 국제협약을 위반하는 생존권 말살 제재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미국이 이런 중국의 행보에 미소를 짓고 있다면 아직도 북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정세를 바로 보지 못한 것이다.

 

북은 선포만 안 했지 사실상 준전시상태에 돌입한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호들갑스럽게 준전시상태를 선포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미국의 공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을 같다. 북이 지금 미국과 그 추종국들의 경제제재와 군사적 압박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거나 두려워하기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 전시가요합창 행진에 앞서 결의발표를 하는 북 청소년 대표, 조선중앙TV 17일 17시 보도 중에서     © 자주시보

 

▲ 연일 계속되고 있는 북 청소년들의 전시가요합창행진, 조선중앙TV 17일 17시 보도 중에서     © 자주시보

 

북의 입대, 복대 청원이 계속되고 있다는 북의 보도를 주목해야 한다. 과거엔 준전시상태에서 있었던 일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입대청원뿐만 아니라 우리 중학생, 고등학생 나이의 북 청소년들의 지역별 전시가요 행진를 연이어 벌이고 있는 것은 처음본다. 우리 대학생 나이의 청년학생들도 마찬가지다.

 

▲ 북 청년학생들의 전시가요행진대회, 조선중앙TV 17일 17시 보도 중에서    © 자주시보

 

이 정도면 모든 인민군대는 지금도 자기 진지를 차지하고 지휘관들은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을지 훈련이 진행되면 인민군대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갈 것이 자명하다. 사소한 미국의 도발에도 괌포위사격이 아니라 국지전, 나아가 전면전도 발생할 우려가 없지 않다.

과거에도 그런 적이 있기는 했지만 주요 외교 대사들이 평양에 모여 지금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다.

여전히 한반도 정세는 긴장되어 있으며 이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어갈 우려가 높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 북미대결전과 지금 김정은 시대 북미대결전은 차원이 다르다. 사실 이 변화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말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전엔 대화를 통해 북의 군사적 조치 물리력 과시를 중단시키며서 시간을 어느 정도 끄는 게 가능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런 대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6자회담이건 뭐건 진행된 적이 없지 않은가. 시간만 소모할 대화 따위엔 아예 괌심이 없는 것이다. 남북대화도 그래서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12명 여종업원 김련희 씨 돌려보내면 바로 남북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면 오판일 가능성이 크다. 근본적으로 끝장을 보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의 입장에서는 당장 돌려보내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그것을 대화 재개의 한 계기로 이용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쌓여 북이 지금 무서운 대미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련하다'는 수식어를 붙였다고 본다.

미국이 북에 대한 완전한 안전을 담보할 때까지 계속 크고 작은 선물보따리를 보내주겠다고 이미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것의 의미를 쉽게 볼 수 없다고 본다.

 

이 근본적 차이를 미국에서 이해하지 못한다면 북미대결전은 결국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위기상황을 향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하게 될 것이다.

당장 을지프리덤훈련이 축소형태건 뭐건 일단 진행된다면 북은 괌 포위사격을 단행할 것이다. 미국이 꼼수를 부릴수록 북은 더 확실하고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다. 그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미대결전을 대하는 핵심 특징이다.

 

하기에 정부 당국자들과 국민들은 더욱 경각심을 높여 북미가 대화에 나설 수 있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 전쟁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지 않게 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당장 전쟁이 난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점은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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