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6일, 늦은 밤 익산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오후에 출발, 논산 강경 거쳐 익산행.

먼 여정이었다.

 

익산시는 전라북도의 맨 위쪽의 서편에 있는 인구 30만의 소도시이다.
하지만 이곳은 백제 문화의 거점이기도 하고
군산과 전주 사이를 잇는 교통 요지이기도 하다.


인구 30만 명이면 경주시와 비슷한 규모다.
지난 1995년 익산군과 이리시를 통합해 익산시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통합 당시 10만 명의 인구가 15년 만에 세 배 규모로 커졌다.


서울 사람들이야, 익산에 갈 일도 없고 익산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익산시가 커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서울 사람들에게는 '촌'일 뿐이다.


그래서, 이곳에 무슨 맛있는 커피집이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익산의 신시가지인 영등동에는 '커피명가'가 들어와 있고
원광대학교 근처에는 '카페프리'라는 드립커피 전문점이 있다.
(대학의 존재 여부는 한국의 커피문화가 지방으로 확산되는 데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 같다.

예외적인 곳이 있다면 강릉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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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명가'야 대구의 이름난 커피집이지만,
내게는 잘 맞지 않는다.
커피맛이 좀 마일드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익산에 가는 김에 '카페프리'를 찾기로 했다.
검색을 해보니, 원광대학교 대동제 때 학교 안에
커피 부쓰를 차리고 커피를 판매했다고 한다.
그런 적극성이 마음에 들었다.


'카페프리'도 여러 종류의 커피가 준비되어 있어
강배전을 중심으로 한 커피집들과는 다르다.
대중의 다양한 입맛에 조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뜻인데,
그만큼 취향이 분명한 커피 인구가 형성되어 있지는 않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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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피맛에 있어서는 '카페프리'는...
우와...
강릉 보헤미안, 울산 빈스톡 이후에
가장 맛좋은 커피를 맛볼 수 있었다.


과테말라 스트롱으로 주문했고
넬드립으로 내려줬는데,
내가 드립하는 것과 비교하기 위해 구경을 좀 했다.
뜸들이기에서 점드립을 하는데 울산 빈스톡 사장님처럼
융드립퍼를 돌리는 게 특이했다.
뜸들이기를 마치고 드립을 할 때는
일본말로 '야구라'라고 부르는 받침대에 올리고 시원스럽게 뽑았다.


커피 온도는 그리 뜨겁지 않았다.
그런데 풍부한 바디감도 바디감이지만,
첫맛과 마지막 맛, 입 안에 남은 잔맛까지 이르는동안
변해가는 베리에이션한 맛이 환상적이었다.
 

울산 빈스톡 과테말라의 경우에는 맛보다 향이 더 느낌이 강하다.
반면에 익산 '카페프리'의 과테말라는 강릉의 보헤미안처럼
(강배전임에도) 마일드하면서도 다채로운 풍미를 간직하고 있었다.


주인장께서는 원래 서울(정확히는 분당)에서 커피를 배우고 또 일을 했다고 한다.
처음 배울 때부터 고노 드립퍼를 썼고 그렇게 배워서
지금도 카페프리의 드립퍼는 죄다 고노였다.
그리고서 지금 카페프리를 개업하면서 고향 익산으로 내려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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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나 군산을 찾는 분들이라면,
여유가 좀 있으시다면,
익산의 커피집, 카페프리를 들르시라.
작은 카페이지만, 직접 로스팅도 하는 열정 넘치는 사장을 만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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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0 14:09 2011/04/20 14:09
글쓴이 남십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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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2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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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익산에 오셨네요. 저 익산살아요 ^^

    카페 프리도 가봤는데, 저는 별로 강한 인상이 남지 않았었거든요. 드립을 안먹어봐서 그런가? 다시 한번 가봐야겠네요.
    • 2011/04/20 15:02
      댓글 주소 수정/삭제
      앗!!!! 맞다! 맞다!! 아이구... 알았으면 연락드렸을 텐데. 혹시나 다음에 갈 때는 연락드려도 될까요? 익산역 근처의 나쁜 여관에서 잤더니만... 꿈자리도 안 좋았고요. 흐흐. 쿄쿄쿄.
  2. 2011/04/21 09:46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네. 그러셔요^^ 익산에 자주 오시나요?
    • 2011/04/23 00:01
      댓글 주소 수정/삭제
      자주 가는 건 아닙니다. 이번에 처음 갔어요. 여러 군데를 돌았지요... 음... 원광대학교, 익산역 주변, 시내 태백칼국수, 프리카페, 익산 미륵사지, 왕궁리사지, 고도리석불, 쌍릉... 그리고서 논산에 넘어가서 비슷한 수를 돌고, 공주를 잠시 들려서 서울로 올라갔죠.

      근데, 다시 또 가고 싶은 곳입니다. 도시가 오래된 것도 좋고, 대학이 있다는 것도 좋고. 쌍릉을 다시 가고 싶고, 마룡지와 연동리 석불좌상도 보고 싶네요. 근데, 차 없으면 동네가 참 다니기 어렵겠더라구요. 경주도 좀 그렇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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