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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버스파업

불혹님의 [명성운수노조, 고양시민께 드리는 글] 에 관련된 글.

몇해전 차가 생기고부터 버스나 지하철보다 자가운전이 늘었다.
그래서 파업이 주는 불편도, 파업에 대한 관심도 전만 같진 않다.
물론 오늘처럼 아픈 몸을 이끌고 콩나물 버스에 몸을 쪼그려야 한다면, 그 불편함이 파업때문이라고 핑계도 대고 싶다.

고양시내 그리고 고양에서 주요도시를 운행하는 버스는 '명성운수'다.
4년전부터 주로 이 버스를 이용했는데, 보유한 버스노선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게 펼쳐져 있다.
내 기억으론 4년내 한번의 파업도 없었던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의 전말은 명성운수노동조합 임시사이트 게시판(http://myoungsung.or.kr)을 참고.

그렇지만, 부디 이번 파업에서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시길 ^^.
그것이 노동자와 고양시민이 더 좋은 대중교통을 갖는 길이라고 믿기에.
명성운수노조 여러분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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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바람은 산들거리고 자연광이 드리워진 독서垈


책 읽는 곳으로는 아래의 몇가지가 갖춰지면 더욱 좋다.

1. 꼭 실외일 필요는 없지만, 하늘이 보이고 바람이 산들거리는 곳.
2. 흡연이 가능한 곳. 이를 고려하면 1.의 명제는 실외에 가깝움.
3. 뜨거운 뙤약볕을 가려줄 수 있는 자연스런 그늘이 있는 곳.
4. 혼자가 아닌, 적어도 1명이상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5. 음료를 마실 수 있어서, 갈증을 덜어줄 수 있는 곳.
6. 집과 가까워 마음먹으면 어느때곤 방문 가능한 곳.
7. 비가 올때에도 읽을 수 있도록 천막이 드리워진 곳.



7.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집옆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사를 올때부터 눈여겨둔 곳인데, 이제서야 자리를 틀어보았다. 꽤 근사한 곳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산들거리는 바람에 졸아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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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쳐다본 엉뚱한 것들


1. 2006년 4월 17일, 출근길 자동차 지붕을 통해 본  하늘 

아서 클라크의 SF 소설 '유년기의 끝'에 나오는 '오버로드'를 연상하고 있었다..




2. 홍대 정문 근처에 있는 아동 미술원의 간판

개인적으로는 옛 아크릴(?) 간판을 더욱 그리워 하는데,  거기에는 '우리 미술원은 닭장이 아니야' 라고 귀여운 폰트의 엽기적인 부제가 있었다.







술을 잔뜩 마시고 난 다음날, COEX에 가기위해 신촌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다. 술기운에 더욱 선명히 들어온 플랫폼 앞 동그라미들, 사실 동그랗게 적지 않았으면 밋밋했을 듯. 어떤 아이의 꿈속에 나타날법한 귀여운 괴물의 눈동자(?)는 아마 아래처럼 생겼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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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게나 책 읽기

 

가. 쥐 I / 쥐 II, 아트 슈피겔만, 아름드리미디어, 2002/02


만화책을 읽는 건, 지독히 책을 혐오하지 않는 바에야 항상 즐거움이다. 거기다가 딱 한번 뵌 분이 준 선물이라면. 작가의 아버지가 보여준 아우슈비츠에서 생존을 위한  긴장과 50년이 지난후 아들이 아버지와 일상적으로 충돌하는 갈등을 동등하게 위치시킨 점이 탁월하다. 시대의 한 획을 그은 사건보다 나의 시시콜콜한 고민이 평상시에는 더 중요하지 않던가? 작가에겐 그 어떤 과장도 없어 보인다.

     

나. 우주의 구조 :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승산, 2005/06

 

Heuristic ^^. 대가의 탁월한 점은 우주론에 관한 문외한이라도 어려운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탁월한 비유를 제시하는데 있다.물론 물리학의 몇가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으면 더 읽기 쉽다. 어려운 주제인 듯 하지만, 현대물리학을 관통하는 주제는 물론이거니와 끊임없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상대주의/절대주의 라는 철학적 논쟁과도 얽혀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재미있는 이야기꺼리 중에 하나는 미래로부터 온 사람이 발견될수 있는 최초의 순간이 타임머신의 발명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가 아직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면 아직 타임머신은 발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유가 궁금하거들랑, 사서 읽어주세요. ^^

 

물론 그는 과학자답게 아직까지 논쟁이 되는 혹은 증명되지 않은 것들에 조심스럽다. 시간의 근원에 대해서도 몇가지 근사한 이론을 소개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신비라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현대과학이 설명하는 한계를 명확히 하는 세련됨도 갖추고 있다.

 

 

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합본), 더들라스 애덤스, 책세상, 2005/12


30초마다 배꼽을 잡을 수 있는 풍자와 비약으로 가득한 SF다. 너무 두꺼운 것은 둘째치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읽다가는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로 다른 사람이 짜증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책을 이끄는 황당무계한 설정은

 

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소설속 재등장(Recursive)

2. 1. 의 책에 적힌 지구에 대한 단 한마디 언급 = '무해함' 혹은 '대체로 무해함(Mostly Harmless)'

3. 은하의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 = 42

4. 3. 의 궁극적인 질문이 무엇인지를 풀 수 있는 은하역사상 가장 뛰어난 컴퓨터 = 지구

5. 은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의 중요한 필수품 = 타월

6. 5. 타월의 유용함에 대해 1.'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2. '지구=대체로 무해함'에 실망하는 지구인을 이해할 수 있음.

7. 우주의 창조자가 어느 행성에 남겨 놓은 문구 =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라. 괴델과 아인슈타인 : 시간이 사라진 세상, 팰레 유어그라우, 지호, 2005/10

 

과학에 대한 에세이라기 보다는, 두 인물이 겪는 역사적/전기적 사실이 더욱 강조되어 있다. 번역의 문제인지, 원 저작의 그런 문체인지 읽는 것이 수월치 않다. 책 앞에서는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동일한(?) 비중으로 다뤄지는 줄로만 알았는데, 저자는 '괴델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위해 쓴 논문 '시간이 사라진 세상'을 일반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한 모양인 듯 하다. 전기도 과학에세이도 아닌 독특한 문체때문만이 아니라, 철학/논리학/수학/물리학의 용어를 넘나드는 간단치 않은 배경과 구성때문에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읽으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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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과학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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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다른과학 10호, "아름다운 마무리 준비된 출발을 위하여", 2001

코끼리를 먹을 수 있는가. 하루에 수십 킬로그램의 식량을 먹어치우는 코끼리를 그의 몇 십분의 일밖에 안 되는 우리가 '먹어치울' 수 있을까?
'코끼리를 먹는 신랑'이라는 어느 동화에서 제시한 해법은 아주 간단했다. 매일매일 조금씩, 아주 오랜 기간동안 도전하는 것이다. 거대한 코끼리를 먹어버릴 때까지 말이다.

주의깊은 독자라면, 책 표지에 우울하게 박혀 있는 '마무리'라는 글자를 발견했을지도 모르겠다. 고백컨대 과학기술 바로보기를 목표로 활동해온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우리 안에서 가장 넘기 힘든 산을 발견했다. 사람들의 무관심을 비판하면서, 사실은 우리 역시 팍팍한 일상 속에 묻어둔 열정을 끄집어내는 데 게을렀던 것이다.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고여 썩지 않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과 오랜 세월 우리를 지켜봐 온 고마운 이들에 대한 죄송스러움을 무릎쓰고 여기 이 자리에서 소중했던 한 뭉치의 시간을 접으려 한다.

이제 이만큼의 정리가 무엇을 의미할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판단할 일이 되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위 속에 남아 있는 코끼리 고깃덩어리가 약간의 포만감을 남긴다는 사실이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언제고 과학기술이라는 코끼리를 많은 사람들이 남김없이 소화해낼 수 있는 날을 꿈꾼다.

*/

 

0.  어쩌다가 오늘 아침, 5년이 지난 기억이 다시 찾아온다.

1.  '지혜'는 글을 참 잘쓴다.

2.  밑줄 그어진 곳을 읽을 즘엔, 가슴이 울컥 내려앉는다.

3.  그리고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고여 썩지 않기 위해'를 맞닥뜨리고서는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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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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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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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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