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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ooooogle

 

클릭하면, 아주 길게 늘어지는 녀석이 있다.

다른 어떤 검색엔진보다 많은 결과물을 출력해주는 구글(Google)말이다.

조건을 잘 입력하면 절대 배신하지 않고, 원하는 결과로 이끌어준다.

 

드러내놓고 '돈벌자'고 하는 많은 포털과 웹서비스에 신물이 나서인지,

 많은 사람이 구글에 흠씬 빠져 있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한 나의 집착은

쥐메일, 데스크톱검색, 토크(Talk), 구글어쓰(Earth), 알리미(Notifier) 로 뻗어가고 있다.

 

사실 3GigaBytes에 육박한 메일용량을 주며, 소중한 메일을 지우지 말라는 구글의 주장에

매료되지 않을 사람은 없을테다. 끊이 없이 수신함 용량을 걱정하며,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스팸을 지워야 하는 신세를 한탄했던 과거를 기억하면.

 

특히 구글의 매력은 그들이 내놓은 서비스가 대단히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베타서비스라고 부르는 그들의 '겸손함' 에 있다.

프로그램을 주로 내다팔았던 M$ 고전적인 사장영역과는 전혀 다른 웹 어플리케이션이긴 하지만,

M$로 부터 받은 광폭한 버그의 홍수를 생각하면, 절로 구글의 매력에 빠져든다.

 

구글이 뭐든지 잘 찾아내니, 아래와 같은 긍정의 노력도 함께 한다.

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 고객정보를 아무렇게나 방치하는  다수의 포털에 분개하고 탈퇴하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수신함에 쌓인 메일을 열어보면, 그 옆에 화려하지도 않은 텍스트로 링크가 몇개 뜬다.

AdWords라는 구글의 BM 광고인데, 메일의 중요단어 혹은 문맥을 이해하는 것처럼

메일수신자가 관심있을 법(?)한 몇개의 웹 사이트를 표시해 준다.

 

이것이 구글성공의  배경인데, 곰곰히 따지고 보면 수많은 배너로 무작위 광고를 하는

다수의 포털사이트보다, 더욱 무서운 접근법이다.

내 메일은 철저하게 분석되는데, 이건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다.

'Google은 이메일 내용이나 기타 개인 신원 정보를 광고주와 공유하지 않습니다. '는 문구는

'자신의 Adwords라는 광고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팔린다' 로 다시 해석되어야 한다.

 

물론 위의 우려는 'Gmail 및 개인정보보호'(http://mail.google.com/mail/help/intl/ko/more.html)에

이미 녹아 있고,  언제든지 위와 같은 논의와 토론을 할 용의가 있음을 밝히고 있어,

구글의 자신감이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방식과 깔끔함으로 무장한 구글의 매력은 내게는 거의 압도적이다.

군더더기를 없애는 단순함(Simple)에 매료되고, 소비자에게 철저하게 비상업적으로

보이고자하는 가상한 노력에 공감한다. 결국 난 찜찜함을 뒤로한 구글 애용자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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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최근에 보낸 메일을 뒤적이다 보니, 짜증이 난다.

사과를 하고 있거나, '널 이해못하겠어, 삶은 명쾌하지 않아'같은 한탄만 많다.

 

보낸메일함이 엉뚱한 분위기로 가득차버린거다.

날 둘러싼 모든 것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는 물증이던가?

잊어버리려 했던 중요한 문제가 더이상 은폐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함 말이다.

 

가. 대체 뭘 얼마나 어떻게 잘못한 건데,

나. 왜 먼저 얘기해야 하는건데, 당신이 먼저 할만도 하잖아.

다. 너도 뭇 익명중에 하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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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사이

 

TV 드라마로 최근에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연애시대'

그 드라마가 종래의 것과 다른 몇가지가 있다.

 

0. 한국사회에서 좀처럼 일어날 법하지 않은,  이혼남녀를 친구로 남도록 설정

1. 자주 나오는 두 남녀주인공(이동진, 유은호 각각 감우성, 손예진 분역)의 독백 및 나레이션

2. 대사보다는 서로의 심리를 드러내는 표정 클로즈업

3. 시도때도 없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좋은 대중가요 및 팝송(음악감독 노영심)

4. 시트콤에서처럼 아기자기한 공간을 자주 보여주기

5. 반복되는 행위 및 사물로 서로를 엮기

    - 출근길에 그녀의 직장에 세워진 자전거 확인하기, 던킨도너츠에서 만나 아침식사

6. 드라마 전편 끝과 후편의 시작을 다른 시각으로 중첩시켜 둠

 

그렇지만,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는 이 드라마의 사랑방식은 다분히 고전적이다.

 

가. 서로의 행복을 간절히 원해 가끔은 반대로 얘기하며,

나. 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을 드러내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조심성있는,

다. '그래도 사랑하닌깐 다시 시작하자'고 가끔 서로에게 말하지만

라. 다시 서로가 못들은 척하고, 얘기했지만 기억 못하는 척하는


그렇게 빙빙 돌아돌아 아프지만 서로의 사랑를 다시 확인하는 드라마다.

손예진과 감우성의 연기는  도시적 남녀를 그리기에 '딱'이다.

그렇지만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다.

 

가장 기억할만한 '유은호'의 나레이션을 옮기면

 

/*

 

기억이란 제멋대로다.

초등학교 5학년 문집속에서 본 나의 꿈은 타인의 꿈처럼 생소하다.

그 글을 쓴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같을까?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지난 날의 보잘 것 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고 나면 흐뭇해진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여서,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제대로 알리 없다.

먼 훗날 나는, 이 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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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볼까? 말까?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Understanding Power, The Indispensable Chomsky), 2005, 시대의 창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포츠가 '무의미한 공동체에 비합리적인 충성심'을 바치게 한다면, 지금 우리는 누구에게 충성심을 바치는 것인가? 그리고 그 의도가 중요한 장면을 홀리기 위해서라는데. 거기다가 한국에서의 프로스포츠가 정권의 의도적인 작품이라는데 :(

 

사실 험하고 재미없는 세상에, 2002년의 '현실이 된 꿈'이 다시 재현되길 바라며 2006년 월드컵을 다시 한번 꿈꿔보겠다는데, 거기대고 가타부타 할 것도 없을테다.

 

그런데 전 세계가 며칠동안 이뤄지는 행사때문에 몇개월 혹은 몇년전부터 수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걸 보면 이상할 법도 하다. 2006년 월드컵이 한국의 거의 모든 미디어를 잠식해 버린 것 같다. 이건 도대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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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같은 짓 그렇지만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원제 Uncommon People), 에릭 홉스봄, 2003/08, 영림카디널

 

을 들었다. 거기다가 출근길이다. 서문정도는 읽고 아침을 시작하고 싶다. 아침에 시작하는 책은 그 출발만큼 근사하게 읽힐 수 있으닌깐, 문제는 운전하면서 읽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식으로 운전중에 딴짓하는 게 좀 되었다. 정차중에 읽는 건 당연하고, 가끔은 운전중에 운전대에 책을 놓고 눈을 굴리기도 한다.  오늘이 그런 날 중에 하나다. 책에 눈을 고정한채 흘낏 앞차가 빠져나간다고 생각했던지 브레이크에 놓인 발을 뗐다. 그리곤 꽈당.

 

희미한 진동(?)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아직까지도 책에 정신을 놓고 있는, 숙인 고개를 들었더니, 내차의 오른쪽 앞 귀퉁이와 앞차의 왼쪽 뒷 귀퉁이가 붙어 었다. 한번도 느끼지 못했던 육중한 두 쇠덩어리 소리치고는 아주 가볍다는게 신기하다.  범퍼의 위력이란 ^^

 

멍하니 차문을 열고 상대에게 다가가며 속으로는 명함을 드리고 보험처리하자고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죄송합니다, 어떻게 해드릴까요?'  범퍼가 약간 들어간 것을 확인한 상대 운전자는 '일단 차를 빼보시겠어요?' 난 멍한데, 그분은 차분하다. 차를 빼고 다시 얼굴을 마주 보았는데, 범퍼에 까만색 얼룩만 남은 걸 확인한 운전자는 대뜸 '그냥 가시죠' 한다. 내가 흔히 들어왔던 교통사고 실갱이는 온데간데 없는 허망한 결말이다. '죄송합니다'라고 한번 더 했어야 했는데, 아마 안한 것 같다. :(

 

물론 내 자동차에 약간의 구겨짐이 있었고 페인트도 떨어져 나갔다. 어찌됐건 첫번째 추돌사고일진데, 그런데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뒤에서 들이받힌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을텐데도, 시종일관 공손함을 잃지 않은 그 운전자의 태도때문이다.

 

가. 다시는 운전하며 딴짓하지 않기.

나. 내가 받히더라도 상대를 정중히 존중하기.

 

기분 좋은 오늘 아침 출근길의 두개의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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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그리운 지난 것 혹은 두려운 올 것로의 떠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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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얘기나 써볼까라고 생각한 2004년 7월 27일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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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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