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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다녀와서-좌익소아병을 경계하며

촛불집회에 다녀와서-좌익소아병을 경계하며


등록일 : 2004년 03월 16일 15:29:00




지난 토요일 광화문 집회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무엇이 저 7만이나 되는 대중을 거리로 나오게 했는가? 모두 노사모이고 노무현의 지지자들인가? 왜 연사들은 (심지어 민노총의 부위원장까지) 하나같이 탄핵무효만 주장하고 투쟁을 맹세하고 있는가?
최근에 나온 민노총이나 민노당, 사회진보연대의 선언문들은 작금의 탄핵정국의 본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즉 탄핵정국이란 민생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꼴보수와 개혁을 팔아먹는 보수들이 국민과 헌정을 볼모로 헤게모니 싸움을 하다가 벌어진 사태이고, 이 더러운 싸움의 최대의 피해자는 이땅의 민중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싸움을 친노와 반노의 싸움으로 보고 혹은 보수들 내부의 싸움으로 보고, 저희들끼리 싸우도록 내버려 두자는 입장이 있다.
한마디로 이 정국의 최대의 수혜자가 열린 우리당이고, 파병반대와 비정규직 철폐, 분신정국등의 투쟁을 통해서 노무현정권의 반민중적인 탄압과 열나게 싸워온 우리 진보세력들이 갑짜기 노무현구제운동에 나서야 될 이유도 없고, 죽쒀서 개를 주고 말지 노사모 들러리 설 필요가 없다는 태도이다.
또 한편에는 헌정파괴세력과 수호세력간의 싸움으로 보는 입장이 있고, 그들 대부분은 87년 항쟁을 떠올리며 탄핵반대투쟁에 적극 참여하는 입장이다.
그들은 탄핵무효 헌정수호의 슬로건을 외치면서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이 이 추잡한 싸움의 공범이라는 점을 폭로하려고 않는다.

과연 이 두 입장 밖에 없는 것인가?
나는 이 싸움을 보수와 진보의 싸움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슬로건은 합법을 가장한 구테타를 일으킨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해체만이 아니라, 정국의 헤게모니와 선거판의 유불리만을 따지면서 국민을 볼모로 하여 꼴보수와 버금가는 잘못을 저지른 노무현과 열우당의 잘못을 폭로하고 그들의 사죄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탄핵은 무효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자진해산하라. 노무현과 열우당은 사죄하라. 이 세가지 슬로건을 선전하고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탄핵정국으로 전선이 분명하게 형성되어 있고, 대중들이 거기에 있는데, 대중의 이익을 위해서, 대중과 함께 하고 대중을 올바르게 이끌 책무가 있는 진보세력들은 이 투쟁을 방기할 것이 아니고, 또한 저 거대한 대중들을 노사모에게 맡기고 그들의 선전장이 되게할 것이 아니라, 참여와 선전으로 진보대 보수의 싸움판으로 견인해야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모든 집회에서 단지 탄핵무효만 외칠것이 아니라, 이미 민노총이나 민노당의 선언문에서 올바르게 이 정국의 분쟁을 분석한 만큼 그에 걸맞는 선전과 선동을 해야만 한다.

장석준 동지의 글에 대하여-
장동지는 탄핵무효투쟁이 부루조아민주주의 혁명의 과제이며, 우리는 우리의 과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장동지는 현재의 탄핵정국의 당면성과 긴박성을 외면한 채 '우리에게 그것은 노동 현장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전면에 내거는 것이고, 부르주아 계급의 농업 포기 정책에 저항하는 것이며, 이라크 파병 철회를 부르짖는 것이다. 가난한 자들의 권리를 위한 조세 정책과 무상복지의 확대를 주장하는 것이고, 국회의원 소환제 등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파열을 외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한 달간의 투쟁의 대지침이 되어야 한다. 다른 길은 없다.'고 주장한다.
나는 장동지와 생각을 같이하는 동지들에게 두가지 점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 부르조아 혁명의 과제는 한때 부르조아지에 의해 주도된 적도 있었지만 그들이 역사적으로 진보적인 성격을 잃고 매판화 반동화 되어갈 때, 노동계급을 비롯한 민중이 그들의 과제를 수행했다는 역사적 사실과(인민민주주의 혁명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던가?), 형식적 민주주의는 보다 높은 단계의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확보하지 않으면 안되는 민중의 소중한 권리이고, 그것은 부르조아보다는 오히려 민중에게 절실한 것이라는 점과, 둘째로 전선이 저기에 있고 대중이 저기에 있는데, 전선과 대중을 도외시한 채 원칙론적인 투쟁을 계속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자. 광화문에 저 많은 대중들이 있는데 거기에 민노당의 깃발이 물결치고 모든 연사들이 수구꼴통의 범죄만이 아니라 노무현과 열우당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자리로 만드는 것과, 그렇지 않고 감상적인 저 대중들을 노사모에게 맡기고 열우당에 환상을 갖게하는 것과의 차이를...
이 과제는 어렵지만 반드시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극복해야할 문제이지, 기만적인 부르조아적과제라고 해서 결코 도외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당원게시판에 올라온 임승철동지의 글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입장을 같이 하면서도 7가지 모두를 지금 동시에 주장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한번더 검토를 해보았으면 하고 다만 국민소환제는 동시에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민노당이나 진보세력만이 따로 집회를 갖는 것에 대해서도, 그보다는 차라리 촛불집회의 집행부를 장악하고 견인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주장을 요약한다면- 전선과 대중과 투쟁을 방기하지 말고 적극 참여하자는 점과, 참여하되 매몰되지 않고 진보의 입장을 명확하게 선전하고 선동하자는 것이다.
동지들의 건설적인 반론을 기대한다.



장석준 : 이번 정국이 누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진짜 '의회 쿠데타'라면 진보민중진영도 '부르주아 민주주의 혁명'에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그런 정세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죠. 그 점에서 현재의 당의 공식적 입장에 동의하는 것이죠. 즉, 이번 사태의 직접 책임은 한민자에게 있을지라도 그 근본 책임은 노무현, 열린우리당에 있다는 것이고, 자작극의 성격이 짙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탄핵 기각을 분명히 한 바에는 우리의 길을 굳건히 가는 것만이 올바른 입장이라는 것이고, 정윤광 위원장님 같은 견해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04/03/16

박경후 : 저도 동지가 보는 것처럼, 이번 사태가 저질보수들이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다가 빚어진 일이고, 노무현의 지능적인 도발에 의도된 바가
크다는 점에 대해서는 견해의 차이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 정국이 우리가 주도한 것이 아니고 주어진 전선일 뿐만 아니라 회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나는 것같습니다.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중의 관심과는 동떨어진 투쟁을 계속한다면, 그 결과는 그야말로 노무현과 열우당이 바라는 바대로 되어갈 것입니다.
탄핵소추가 가결되기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는 신물나는 저질보수정치를 규탄하고 진보정당만이 대안이라고 대중들에게 선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태의 본질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전선을 노사모에게 맡기거나 독식시킬 것이 아니라,
기존의 모든 보수정당(열우당을 포함하여)의 본질을 폭로하고, 그들의 더러운 책동을 폭로하고 분쇄하는 투쟁을 벌여야만 된다는 것입니다.
민중연대가 주되게 참여하고 있는 촛불집회가 지금처럼 진보의 입장을 전혀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본인의 주장이 이상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전선에서 회피할 수 없는 것이고 올바른 선전과 투쟁의 방침을 내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당과 민노총 등이 밝힌 성명서의 기본적인 입장 즉 노사모처럼 한나라와 민주당의 폭거만이 아닌 열우당과 노무현의 보수적인 실체를 대중에게 폭로하자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3.16)의 촛불집회를 보면서, 만약에 이 집회가 진보의 입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민중연대를 비롯한 진보세력들은 따로 판을 짜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진보세력들이 민주적인 헌정의 수호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가장 강력하고 진지한 투쟁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즉 우리는 이 정국에서 두가지 임무 즉 첫째 진보세력이야 말로 민주적 헌정의 진정한 수호자라는 점과, 둘째 노무현과 열우당의 반민중적인 보수적 본질을 대중에게 폭로하고 각인시키는 이 두가지 임무를 여하히 수행할 것인가에 대하여 우리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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