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추가:7월31일(토) 광화문 집회에 다녀와서

추가:7월31일(토) 광화문 집회에 다녀와서

번호:16 글쓴이: 서른즈음에
조회:12 날짜:2004/08/03 13:33

또 하나 이상했던 점은, 그 동안의 집회에서는, 집행부는 시민들의 정서에 맞게 운동권의 노래를 부르지 말자고 했었고, 반대편은 오지도 않는 시민 운운하지 말고 노무현퇴진등 슬로건을 분명히 하고 촛불도 들지말고 몸싸움이라도 해서 저항의지를 보여주자고 했었는데,

요번에는 제목은 촛불대회였는데 과격한 언사는 물론 그동안 금기시 되었던 미제를 쓸어 버리자는 반미반전가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번주 집회와는 달리 즉 몸싸움으로 경찰의 장벽을 뚤어버리려는 진지한 시도없이 곧바로 삼삼오오 단식장인 열린광장으로 이동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집행부가 참여대중의 투쟁의지의 표출을 막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김선일씨 죽음이후 분명했고, 일관되게 경찰과의 충돌을 막는데 급급한 것은 변함이 없다는 점과 그 이유를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혹은 시민단체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 였다고 해왔음에도, 요번 집회에서 달라진 점은 시민단체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과격한 주장과 노래로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항과 투쟁의지 없이 그리고 전선을 제대로 꾸릴 능력이 없는 집행부의 일관된 비투쟁적 무원칙적인 사업(투쟁이 아니라)만이 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이유의 근저에는 그릇된 인식틀이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번에 제가 어느 글에서도 모든 것을 민족모순으로만 환원하려는 시도는 그릇된 인식으로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마는, 김선일씨의 죽음과 파병강행에 대하여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을 규탄하다는 슬로건은 분명 오류가 있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침략전쟁의 원흉인 미제를 규탄한다가 더욱 적절할 것입니다. 그리고 요번에 나온 한미동맹 철폐하자는 슬로건은 파병을 강요하는 미국규탄보다는 훨씬 나은 슬로건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이 문제는 최근에 논란이 되고있는 전선론(민족민주전선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입니다. 즉 시민단체나 민족부르조아지를 전선의 일익으로 본다든지 혹은 그들이 동참할 수 잇는 틀을 유지하려는 시도가 탄핵반대투쟁이후 실천속에서 허구화 희화화 된 측면과 깊은 연관이 있기때문에 우리의 출발점과 그들의 계급적 본질을 보다 분명히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하간 앞으로 상당한 기간동안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채 진용을 넓게만 짤려고 하면서 바로 그 때문에 투쟁성은 떨어지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운동의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것입니다.



어찌됐건 통일운동이나 반제 반미투쟁도 보다 올바른 관점에서 전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또한 자기가 의지하는 인식틀이 이땅의 민중들이 주되게 고통받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제공하지 못하여 반자본주의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제대로 벌려 나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식틀은 사물과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실천속에서 끊임없이 검증받을 자세 없이 관성에 빠져서 낡은 구호만을 외친다는 것은 슬픈일입니다.

요새 느낀 점을 생각나는 데로 적어봤습니다마는, 저는 저의 관점과 주장을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서로 열려진 마음을 가지고 진지하게 토론을 시작해 보자는 것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