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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민중연대운동 제안서2004/11/26

우리에게 강요되고 있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란 무엇인가? 비정규직과 실업, 금융, 농업, 지재권, 교육, 의료 등 각 분야의 개방, 공공성의 후퇴와 사기업화,  과연 이런 모습을 지적하는 것만으로 그 본질을 충분히 알 수 있고 올바르게 싸워나갈 수 있을 것인가?

 

자본주의는 역사상 그리고 그 본질상 단 한번도 일국적인 체제이었던 적이 없다.  그 출발부터 세계시장과 세계경제를 확대재생산하면서 그 속에서만 존재했던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한마디로 1970년대 이후 계속된 장기불황 속에서 축적위기에 몰린 초국적 자본이 그 생명을 연장하고자 발악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마지막 단계로서의 제국주의 최후의 가장 악랄한 세계경제 지배체제이다.

그 주된 충동은 이윤율 경향적 저하의 법칙에 따른 제국주의 금융자본이 그 투기적인 활동공간을 강요하기 위해 각국의 금융개방과 자본이동의 자유화로 나타나고, 그들의 압도적인 메이져 농업자본의 농업개방 요구로 나타나고, 그들의 앞선 노우하우와 자본을 바탕으로 지재권,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의 개방으로 나타난다.

 

즉 세계화란 제국주의 독점자본이 자신들이 앞서고 있는 분야의 개방을 강요하여 새로운 투자처와 시장을 확보하는 운동이다.

 

한때 서구에서 존재하였던 복지국가라는 체제는, 역사상 존재하였던 사회주의체제와의 체제경쟁이라는 외적 조건과, 그들 나라의 독점자본이 제3세계를 착취하여 자국의 노동계급에게 떡고물이라도 나눠줄 수 있었던 내적 능력과 강력한 노동계급이 있었던 시절에 가능했던 체제였다.

 

그러나 확대되는 혹은 발전하는 생산력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과 시장의 확대를 요구한다는 점과, 양질의 값싼 노동력을 찾아 국경을 넘어가는 자본들, 그리고, 자본내의 끊임없는 경쟁 등은, 끊임없이 공급의 초과와 시장(소비력)의 부족을 불러오고, 결국 만성적인 불황의 시대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과거의 불황이 보다 확실하게 생산력의 파괴와 새로운 생산력 그리고 산업예비군을 만들어 냈던 것에 비하면, 그 과정은 정부의 개입 등으로 불균등하고 불철저하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장기적인 만성적인 불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제국주의 독점자본은 이러한 축적위기에서 단지 새로운 시장과 투자처 뿐만 아니라 노동자 계급의 복지를 빼앗고, 실업과 불완전노동 등으로 노동을 분활지배하고 착취하는 일상적인 공세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신자유주의이다.


즉 우리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라고 말할 때에는, 이처럼 축적위기에 몰린 제국주의 독점자본이 새로운 시장과 투자처를 확장하기 위해 제3세계뿐만 아니라 자신들 상호간의 장벽까지 허무는 개방의 강요과정이고 (이는 EU, FTAA등의 블럭화와 WTO와 IMF를 통한 여러 협정과 FTA  BIT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착취의 무한한 자유를 위한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의 일상적인 체제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나라마다 그 처지에 따라 예를 들어 한국같으면 금융, 지재권, 농업, 교육, 의료 등의 개방과 공기업의 사기업화와 주식시장의 개방, 그리고, 온갖 실업과 비정규, 불완전 노동으로 나타나는 반면, 남미와 동남아에서는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농지로 부터의 농민의 축출과 수출농업으로의 재편과 씨앗과 사료, 비료의 초국적자본에 대한 의존과 농지의 침탈등으로 나타나고, 제국주의 국가에서는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공격과 공기업의 사기업화 즉 공공성의 축소 그리고 소농의 몰락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독점자본(그들의 주식의 60%는 제국주의 투기자본이 장악하고 있다)은 수출을 위해서 시장(특히 농업)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위축된 투자를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국제경쟁력을 위해서 노동의 유연화를 강요한다.

 

작금의 불황은 수출자본이 호황이어도 고용흡수력이 지극히 낮은 점과 수입유발계수가 높은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동이 너무나 유연화되어 실업과 비정규직의 양산으로 내수소비가 제약되어 있기 때문에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억제된 소비와 내수부진은 초과착취된 자본이 투기적일 수밖에 없게 만들고 400조원에 이르는 만성적인 투기자본을 안고 있는 투기공화국이 되었다.

 

이러한 때, 자본의 논리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가령 농업개방만 하더라도 식량주권의 사수, 개방반대만으론 부족하다. WTO는 전세계적인 공격을 하고 있고, 각 나라에 강요되는 힘은 다를지라도 자본주의가 세계경제이고 세계체제인 한 전지구적인 저항의 조직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칸쿤에서 위대한 연대투쟁을 벌렸고 그에 힘입은 G20개국의 반대로 농업협상을 일시적으로나마 저지시킬 수 있었다.

 

이제 일국적인 노력만으론 이 세계체제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다는 것과, 농업과 공공영역, 그리고 금융 등이 전세계적으로 개방이 강요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각국의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는 즉 공산품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자기결정의 권리를 주장하고 관철해야 되며, 이를 위해 전세계적인 캠페인과 운동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운동은 제3세계 뿐만 아니라 제국주의 내에서도 주도면밀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단지 양심적인 호소가 아니라 그들 나라 내부의 독점자본의 지배체제를 끝장내는 운동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들 나라 역시 민중의 처지는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복지의 축소, 노동의 유연화, 투기적 금융자본의 이상비대로 인한 실업과 비정상적인 사치와 향락적인 서비스산업의 발달은, 이들 나라 중산층을 몰락시키고 민중의 삶을 위협하고 실업을 강요한다. 선진국에서 민중적인 운동이 성장하고 진보적인 정권이 수립되는 것은 후진국의 투쟁의 승리와 엄호에 중요한 요건을 이룬다. 결국 운동은 서로 의존하고 있으며, 서로 연대하여 총자본에 대한 전선을 구축할 것을 강요한다.

 

그동안 우리 운동은 일국적이었고 즉자적이었다. 이제 전지구적인 연대와 투쟁을 건설해야 하며, 전세계 인민들에게 확고한 대안의 세계체제와 그 건설방도를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 우리운동의 과제이다.

 

이런 까닭으로 우선 관점이 확고한 동지들이 가칭 국제민중연대센터의 설립을 위한 초동주체로 참여하여, 그 방향과 목적과 사업을 분명히 한 뒤, 준비모임을 거쳐 발족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각국에 나타나는 양상을 분석하여
각국 운동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가려내는 일이며,
보편적인 대항의 논리와 투쟁론의 제시하고
그리고 전지구적인 연대와 투쟁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연구분석팀과, 정보공유사업팀, 연대사업팀, 투쟁지원팀을 꾸릴 것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민중운동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일국적인 운동가가 아니라 전지구적 제국주의 세계체제를 끝장내는 것을 자기의 과제로 삼는, 전세계 변혁운동에 복무하는 인류해방전사가 되어야 한다.

만국의 노동자와 민중이여! 단결하라!
200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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