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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1일(토) 광화문 집회에 다녀와서
번호:15 글쓴이: 서른즈음에
조회:19 날짜:2004/08/03 02:23
뭔가 이상한 집회였습니다. 그동안 파병반대투쟁을 이끌어 왔던 다함께의 깃발이 보이지 않았고, 사회진보연대등 좌파들의 깃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상렬 선생은 친미반북이 아니라 친북통일을 주장했고, 오종렬의장은 자랑스러운 한총련 대오와 범민련등을 중심으로하여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자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이 국면에서 우리가 주장해야할 점은, 단지 부르죠아 정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점을 열받아 하는 것도 아니요, 똘마니 정부이기 때문에 강요하는 놈이 나쁘다는 시각이 아니라, 이 전쟁이 제국주의 침략전쟁이라는 점, 이래크의 노동자와 민중의 처지는 이 땅의 민중과 이해관계가 같다는 점, 따라서 우리는 굳건히 연대하여 군사적 패권적 제국주의 세력과 단호하게 투쟁해야 된다는 점의 관점이 제대로 관철되어 있지 않은 그런 집회로 느꼈습니다.
파병을 반대하고 제국주의를 반대해도, 그 출발점들이 다르기 때문에 슬로건이 다르고, 슬로건에 공감 못하는 세력들은 깃발을 내리고 철수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동안 집행부는 시민운동 세력에게 끊임없는 추파를 던졌지만 그들은 연사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제대로 함께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참여할 수 있게 촛불을 들어야 하고, 퇴진을 얘기할 것이 아니라 규탄만 얘기하자고 하면서, 실제 진행은 진출투쟁의 형식에 걸맞지 않게 촛불이나 들면서 열린음악회와 같은 수작이나 하면서, 결국 대중의 투쟁의지를 관리하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6/13 WEF 반대 투쟁 때, 오즉하면 WEF와 쇼부친 민주노총 각성하라는 피켓이 나왔겠습니까?
나는 반드시 이길려는 의지도 없이 재미있게만 하려고 하는 요즘 사람들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나는 압니다. 그 까닭이 어디서 비롯되는 지를...
한잔 먹은 김에 두서없이 지껄여 봤습니다. 왜냐? 요새 너무 우울해서 마시고 싶거든요..
이 늙은이의 심정이 이해가 가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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