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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엔 오랜만에 녹색평론 대전독자모임에 참석했다.
이얘기 저얘기 하다보니 6.25와 월남전을 겪은 한국사회 극우파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다.
그 때 한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
"그런 분들은 스스로 몸에 각인된 트라우마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정치적 설득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레드 컴플렉스같은 문제는 오히려 이런 나이 드신 분들이 생물학적으로 소멸되는 시점 이후에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즉 반공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솔까말'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이들을 둘러싼 정치적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말을 부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즉 이런 분들이 죽기 전에는 레드 컴플렉스가 해결될 수 없다는 말이라기 보다는 6.25를 통해 형성된 냉전적 사고방식은 사실상 '생물학적으로' 소멸되고 있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되겠다.
이것과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전에도 들은 적이 있다. 진보신당 제2창당대회에서 강령문제를 토론했을 때이다. 김상봉 교수가 주축이 되어 작성된 강령에는 통일문제에 대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지향한다'라고 다소 원론적인 입장이 담겨 있었다. (이것저것 부연설명이 더 있긴 했는데 뭐 지금 중요한 내용은 아니고...) 그런데 이 내용에 대해 한 대의원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수정 안건을 냈다. 지금 기억으로는 '민족공동체 지향'이라는 표현을 '인류공동체 지향'으로 고치자고 했던 것 같다. 표결에서 수정 안건이 부결되긴 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 대부분은 예전 사회당 출신이었다더라.
어찌하다보니 최초 수정안건을 냈던 대의원과 얘기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분의 생각은 대충 이랬다. 분단이라는 문제가 아픈 역사의 기억이긴 하지만 그것이 한국사회의 모순이라고 볼 수는 없다. 분단 이후 60년이 넘는 기간동안 서로 다른 체제를 살아오면서 남과 북은 사실상 남이 되지 않았느냐? 이런 상황에서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 자체가 억지스러운 민족주의일 뿐이다. 이산가족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 분들도 몇 십년 안에 이 땅에 안 계실 분들이다. 그분들의 후손들은 사실상 분단의 아픔 같은 것을 모르는, 아니 그것과 이질적인 경험을 겪어왔던 세대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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