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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론타이에게 자유결합은 '성적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러나 콜론타이의 자유결합 사상과 중간계급 페미니스트들의 자유결합 사상은 구별되는 것이었다. 콜론타이는 자유결합의 부르주아적 성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사실 자유결합 역시 '성적 위기'에 대한 중간계급의 대응이었다. 죽을 때까지 해체될 수 없는 관습적 결혼을 이혼의 자유가 허용되는 시민적 결혼으로 대체하려는 이들의 시도는 부르주아적 가족의 안정성의 토대를 붕괴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 인하여 여성들은 가족생활의 부담에서 해방되었지만, 자녀 양육의 부담은 홀로 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다. 공산주의 공동체만이 가족을 폐지할 수 있는 원리로 이해된 것은 이러한 상황 때문이었다.
사회변혁의 전제 없이 성해방을 꿈꾸는 부르주아적자유결합은 오로지 육체적 욕망에만 따르는 '날개 없는 사랑'으로 타락할 위험이 있었다. 노동자들 사이의 동지적 사랑은 이러한 위험성을 공동체 내에서 통제해야 했고, 이러한 새로운 도덕이 노동 공동체와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발전시키는 원리가 되어야 했다. 또한 이러한 윤리가 공산주의적 토대에 근거한 사회적 관계의 재구성 과정에서 출현해야 했다. 이것이 콜론타이가 구상한 공산주의적 유토피아였다.
콜론타이가 사랑의 문제에 특히 주목한 것은 여성 억압의 원인이 단지 경제적인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차원에도 걸쳐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으로부터 여성의 소외는 여성으로 하여금 사랑만을 욕구하고 갈망하게 만들었고, 공적 영역에서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방해했다.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여성조차 사랑에 종속되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었다. 사랑을 제외하고 여성에게 의미있는 일이 주어지지 않았던 과거 역사의 부담에서 여성이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소외에 대한 해답은 사랑과 일을 결합할 수 있는 여성의 능력과 이러한 여성이 가능하게끔 남성을 교육하는 것이다.
콜론타이는 제프리즈처럼 독신여성을 레즈비언으로 특권화하지 않고서도, 독신여성을 신여성의 특징으로 설정할 수 있었다. 독신여성은 콜론타이가 발견한 자유결합의 주인공이었다. 콜론타이에 의하면, 신여성은 자본주의적 발전이 가져온 대중적 현상이지만 이를 초과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신여성이 사적 가족경제의 이익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필수적인 노동을 행하는 '노동 단위'이기 때문이었다. 노동에 대한 새로운 태도로 인해 신여성은 '날개 달린 에로스'를 수용할 수 있었다. 신여성은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성적 욕망의 만족이 내면의 도덕적 의무와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어야 했다.
- 이미경, "1세대 페미니즘", [페미니즘 역사의 재구성: 가족과 성욕을 둘러싼 쟁점들] 中 137-9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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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었던 고미숙의 [호모 에로스]와 이 구절이 서로 대화하고 있다. ㅋㅋㅋ
이 정도면 나도 독서의 경지에 올랐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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