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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황우석 교수 파동에서 사회운동 진영도 여러 입장에서 접근했다. 쟁점이 복합적인 만큼 나름의 시각에서 접근하면서 논점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데 사람들과 이야기하다가 운동진영에서도 매우 '독특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NL 계열의 인터넷 매체인 '자주민보'에 실리고 민주노동당 內 NL도 제기했다고 하는 시각인데, '애국주의' 관점에서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 내용을 직접 살펴보면서 황당하기 이를데 없었다.
아래는 '자주민보' 주요한 기사와 논평들.
압권은 아래 소위 '논평'
그러면서 "모든 것을 서구의 잣대로만 보지 말아야"한다나 뭐라나.. 푸하하..
글 하나하나가 코메디다.
"피디수첩의 배후를 밝혀라"라는 글의 부제는,
"아무래도 미국이 의심스럽다"
이다.
이들이 비록 NL의 일부분일 뿐이라 하더라도 남한의 주요 사회운동 세력인 이들의 수준이 겨우 이것밖에 안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대중의 애국주의 열광 그대로를 무비판적으로 지지하고 심지어 그것으로부터 '배우라'고 말한다. 애국주의 열광에 반대하는 것은 모두 미국의 음로로 치부된다. 여성에 대한 천박한 사고를 보면 이들이 과연 사회운동을 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입장이라면 마치 1920년대 독일의 국가주의적인 좌파들이 나치를 지지한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파시즘이 다른 형태로 부활할 위험이 있는 시기에 이들의 정치적 성향은 위험하다.
이런 노골적인 애국주의 입장이 아니라도, 민주노동당의 생명윤리 문제제기로 인해서 논란이 커질 때, 이를 '적당히 하라'고 제지한 권영길, 주대환을 비롯한 민주노동당의 주요 인사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권영길 대표는 ‘황우석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보여준 빛나는 성과에 대해 당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는 식의 발언을 했는데, 이후에 당 환경위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황우석 관련 권영길 임시대표 모두발언에 대한 중앙환경위원의 입장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이들이 이런 태도를 가지는 것은 '국민의 지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런 기회주의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아마도 이후에도 이런 쟁점이 아닌 다른 정치적 쟁점에 대해서도 이들은 이런 태도를 보여줄 것이다. 당내 정치에 있어서나 사회적 쟁점에서나 이런 식의 기회주의로는 영영 3류 정치세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쉽게 대중추수적인 정치행태를 보이면서 진보정당의 정책, 이념적 지향도 희석시켜 갈 것이다.
모든 것이 명백히 밝혀지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도 '자주민보'류의 '애국자'들은 '진실'이 '미제의 음모'라고 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진실'의 편일지 '거짓'의 편일지가 아니라 '미제'의 편일지 '거짓'의 편일지 선택해야하나? 자기비판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이들이니 또 그냥 넘어가겠지만, 우리 운동이 부끄러운 일이다. 그나마 이번 파동으로 인해서, 모든 정치세력의 또 다른 본질이 낱낱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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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나서 '자주민보'실린 더 황당한 댓글들을 보게 되었다.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데 한번 가서 살펴보면 경악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애국주의'에 입각한 황우석 지지 태도를 비판하는 글에 대해서 '이창기'라는 기자의 댓글이 예술이다.
"피디수첩 1탄의 의혹정도로는 굳이 언론에 터트리지 않아도 될 문제였으며 영국과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는 언론보도였다는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서 1조원이나 주겠다고 하면서 오라는 미국에도 가지않고 민족의 기초과학을 위해 일하는 황우석 교수팀에 대한 예의의 측면에서도 좀 심한 보도였습니다.
피디수첩의 보도가 사실은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었습니다. 진실은 민중과 민족의 이익에 복무할 때만 성립할 수 있습니다. "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지극히 나라를 사랑하는 한 과학자의 마음을 어떻게 그렇게 아프게 할 수 있는지, 텔레비젼에 나오는 슬픔이 어린 눈을 볼 때마다 아무런 힘을 줄 수 없는 처지가 안타까웠습니다."
라고 한다. 사실과 진실에 대한 이런 태도를 보면 이런 자들이 아무나 '미제의 간첩'이라고 비방하고 숙청하더라도 전혀 양심의 꺼리낌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사고 방식이 한심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정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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