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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까닭에'를 읽으며

류은숙님이 책을 보내왔습니다. 11월초에 나온 '사람인 까닭에'라는 제목의 책이지요.
책을 펴보니 첫장에 "타인의 고통에 동행이되고 귀 기울이는 연대의 삶을 응원합니다." 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솔직히 떨릴정도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20여년동안 인권활동을 직업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칭찬'을 들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그가 일하는 '인권연구소 창'의 후원회원들에게 책을 보내면서 제게도(저도 후원회원이니까) 보냈다는것을 짐작하지만, 그래도 저에게만 보낸것으로 착각(?)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류은숙은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연구소창을 만들고 20년이넘도록 인권활동가로 살아온사람입니다. 우리나라에 인권운동을 개척한사람이라고 할수있지요. 제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팩스신문인 인권하루소식을 일주일 5번,12년여동안 3000회를 발송한 그 고집이나, 12년을 식당노동자로 생계를 꾸리며 인권활동의 수입은 고스란히 활동에만 쓴 그 원칙입니다. 몇년전 직접봤을때 느낀 맑은 눈빛도 그중 하나이지요. 그리 잘 아는사이는 아니예요. 만난것은 한번밖에 없고요^^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인권활동가로 살면서 느낀것을 담담히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는 장애인은 다 죽었다'라는 소제목의 글이나, 계속 활동하기위해 애써 당사자와 '거리두기'를 하는 솔직한 이야기는 공감이 많이되었고 또 한편으로는 저 딴딴한 활동가도 나랑같은 사람이구나하는 연민이 느껴졌지요.

당사자만으로는 그 어떤 변화도 만들기 쉽지 않습니다. 장애인만의 힘으로 장애인의 인권을 찾을수없고. 해고노동자만의 힘으로 복직을 할수없을것입니다. 노숙인,이주노동자 그들만의 노력으로 그 문제를 풀어나갈수없지요.

하지만 당사자가 아닌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기보다는 그들을 밖으로 밀어내는 쉬운 방법을 택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것처럼 생각하며 우리끼리 침묵으로 연대합니다. 사실 힘들고 고통있는 사람과의 연대보다는, 그래도 살만한 사람끼리의 연대가 훨씬 잘 이루어지고 공고하지요.

그래서 류은숙으로 표현되는 가난하고,고통받는 사람과 함께하는것을 자신의 삶으로,직업으로,고집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큰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조금이지만 손을 보태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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