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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간호학 실습에서...

  • 등록일
    2010/09/15 02:47
  • 수정일
    2010/09/15 03:26

목포에 살고있거나 나를 알면 누군가는 이 글을 볼 수도 있겠지.

어떤 대상이든 이 글을 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난 오랜만에

내 일기를 쓰는것 뿐이다.

싸이를 접었으니....

 

언젠가...나중에 내가 맘이 여유로워지면 싸이에 일기 쓰면서

다시 하루하루의 event를 기록해나가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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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지지 않는게 있다.

8월 23일부터 NR(신생아실) 실습을 했다.

우리집에서 택시타면 기본요금, 집에올땐 30분넘게 걷고 뛰어서 온다.

 

NR은 좋은데 바닥이 넘 딱딱하다 그래서 내 발이 넘 아프다.

후천적 평발이 된 나는 발이 넘 아파 하루하루 괴로웠다.

 

RN선생님들도 너무 무섭고, 2주동안 그렇게 괴롭고 벗어나고싶고

기에 눌려 실습한 적은 없는것 같다. 한편으론 억울하고

한편으론 등록금내고 내가 내 실습 제대로 못한것 같아 짜증났다.

무튼 좋지않은 기억으로 강하게 남을거고

다른 한편으론 강한 떨림을 받은 기억으로 남을것이다.

 

NR 실습하면서 하루는.... 그랬다.

털지못한걸 이젠 털었으면 하면서 일기를 적어야겠다.

내 실습 중 최고의 EVENT(사건)이였다.

 

많은 산모들이 출산을 하지만 태어나는 아이가

모두 환영을 받고 사랑을 받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건 아니다.

아이를 보고싶어 쳐다보고 웃고, 세상 그 누구보다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신생아를 봐라보는 가족들, 친척들 사람들.

아이를 보며 울고, 사랑스러워 하는 눈빛들..

아이앞에선 미움 악마도 다 사라지고 순수함만 남는 신기한 힘이 있다.

그걸 난 봤다.

 

그러나 아이에게 애착을 가지지 못하고 정을 붙이지못하며

내 아이임을 인정하지 못하고, 모유수유한번 하지않고

갖가지 핑계로 아이한번도 안보고 쳐다보지도않으며

심지어 가족 친척 ... 엄마(산모)에서 까지 외면당하는 아이도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맘이 너무너무 아프다.

배 앓아가면서 아이를 낳았건만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는 것이다............슬프다.

 

2.3KG도 안되는 남아.

20년동안 담배를 핀 산모.

남편, 아내 모두 나이도 많고

모유수유 한번 안오시고

아이 쳐다보지도 않고

아이는.. 인큐베이터에 있다가

나왔다가 수액SET를 달고살고...

 

맘이 넘 아팠다.

NICU에 가서 그 아이에게 젓을 먹이라해서

난 젖병을 들고 아이에게간다.

누군가 그랬다.

산모가 미우니 아이까지 미울수밖에 없다고...

의료인도 사람인지라.... 그 맘 알것 같다.

 

학생간호사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시만..

난 그 아이를 안으면서 좋지않은 슬픈 얘기를 들으며

내가 안고 있는 아이를 보니 넘 맘이 아팠다.

 

그리고 아이가 젖병을 주니

처음엔 혀를 자꾸 위로하여서 내려주고

토닥여주고 반사를 확인하면서 젖을 주니 먹긴하는데

잘 먹지도 못하고 천천히 먹는다.

 

작은 아이다......

의료인에게 들은 얘기와 아이에게 젖병을 물리면서

가슴 한가운데가 갑자기 넘 아팠다.

주체할 수 없을정도로 갑자기 확 아팠고

눈물이 펑펑 솟아져나왔고, 이 아이에게 미안했다.

2시간넘게 울었떤것 같다.

계속 눈물나고 안타깝고, 큰 소리내서 울고싶었다.

다른 의료인들과 친구들도 봤지만 참을수가없었고

가슴이 넘 아파 가슴 한가운데를 치면서

심장까지아파왔다.

 

내가 잘 놀라고 충격적인이리나 스트레스받거나

놀라는 일이 있음 (크게 놀라거나 심리에 변화가있으면)

심장이 넘 아플때가 있다.

심장소리가 귀까지 다 들리고

떨려서 길가다가 심장부위를 움켜잡으며

가라앉힐 때도있다. 요즈음엔 자주 그랬다.

심장이 안좋은가 라고 의심은 하지만

병변이 없길바랄뿐이고;;;

 

삼천포로 빠졌는데 아이를 보니

그걸 내 심장 넘 아파왔다.

 

친구들은 "상미언니가 저렇게 우는거 처음봐."

하면서 동생들은 왜 우는지 잘 모르니까

의아해하고 아까상황을 잘 몰라

(다따로 있었으니.. 3명이 떨어져서)

뭔일이지 몰랐다.

 

나도 진정된 후 내가 왜 울었는진 모르겠지만

그아이에게 태어나자마자 그런 아픔을 주는 어른이 미웠고

아이에게 우선은 젤 미안했고

그 아이에게 내가 해 줄수있는게없고

그아이가 잘 컸으면 좋겠고, 제발 잘 됬음 좋겠고

넌 사랑받는 존재, 사랑받는 아이라는걸

아이는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

부디 엄마를 용서하길 바랬다.

 

그리고 신생아.. 작은 에벌레같은 꿈틀꿈틀거리는 아이가

그 작은 고사리손으로 엄마를 찾고 움직임이

맘이 아팠고, 잘 커서 아이 자신 스스로가 소중한 사람이 되길바랬다.

 

보는것도 맘 아프고 아이의 눈빛.. 꿈틀거림, 젖병빠는 가는힘..

제대로 먹지못해 몇번은 기다려주고

인내심을 갖고 트림시켜주고

더 스킨쉽을 하여 따뜻하게 해주어야하는 아이...

 

그 아이가 제발 행복하길 바랄뿐이고 엄마를 용서하길 바랄뿐이다.

 

 

그 아이의 업이라고 말하고싶진 않다.

어떤 사람은 업이라 하지만.. 그 업이라고 하기엔

태어난 순수하고 죄업는 아이가 너무 큰 무게이기때문이다.

그 말은 듣고싶지 않다.

 

 

나는 학생간호사야. 그래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없고

단지 너에게 그 젖병물리고 트림시켜주고

닦에주고, 귀저귀갈아주고.. 또.. 뭐있지..

그치만 널 위해 그렇게 맘을 썼어.

아가야..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제발 잘 커 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날 이후부터 아동간호학 실습을 나가길 꺼려했다.

그다음날 갈까말까 관둘까...

관두고 다음에 실습할까.... 병원더이상 못다니겠다..

라고..... 정말 힘든 2주를 보냈다.

 

그 부모를 보고나서 내 맘이 속터질것 같았지만

내가 할 수있는 역할게 최선을 다할 수밖에없어..

내가 의료인이 되면...

그 땐 좀 더 다르게 할 수 있겠지.

 

신생아실은 절대 선택하지 않을것이고

산부인과는 가지 않을것이다.

 

2주 실습하면서

엄마한테 연락도많이하고 사랑한다고도 많이하고

감사함을 느꼈다. 다른감정들도 느꼈다.

내가 한 층 더 클 수 있어서 좋았으나

2주동안 내가 겪은 윤리적 도덕적 딜레마와

다른 딜레마, 사람. 여성... 아이..라는 것에 느낀건

참으로 많고, 다양하고 깊고 넓은 고민을 했다.

 

실습 도중에 관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까지 할 줄 몰랐다.

 

의료인 이란 이 직업 정말 대단하다.

그 공부도 힘든만큼 대단하다... 정말 잘 해내야겠다.

한편을노... 계속해야할지도 고민이다.

나를 발전 시킬수있는 고민이라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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