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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호][FocuS]"사측의 술수에 춤을 춘 채길용 집행부" 하지만 투쟁은 계속된다!

  • 분류
    The FocuS
  • 등록일
    2011/08/16 16:21
  • 수정일
    2011/08/16 16:22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지난 7월7일 서울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에서 ‘한진중공업 투쟁 강제진압 규탄! 정리해고 반대! 대학생공동행동’이 진행되었다. 폭우 속에 진행된 이 집회에서는 대학생 뿐만 아니라 현재 투쟁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조합원도 발언했다. 한진중공업지회 이용대 조합원의 발언을 통해 사측과 공권력의 탄압, 노조지도부의 기만적인 합의, 그리고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사노신은 이용대 조합원의 발언내용을 옮겨 싣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탤런트 김여진 님이 김진숙 지도위원을 살아서 걸어 내려올 수 있게만 해준다면 조남호 회장에게 백 번이 아니라 천 번이라도 큰절을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6월26일 마지막 조합원 간담회가 식당에서 있던 날 저는 채길용 지회장에게 현장 복귀 기자회견을 거두어만 준다면 나는 지회장 당신에게 무릎이라도 꿇겠다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정리해고라는 무차별적인 살인행위를 막기 위해 수백일에 걸쳐 피눈물 나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살을 에는 듯한 혹한에도 그리고 모든 것을 태워 버릴 듯한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와대로 국회로, 과천으로, 한나라당사로, 시청 앞으로, 노동부로, 심지어 지하철이며 조남호 회장의 집으로까지 노동조합에서 지침만 떨어지면 정년을 바로 코앞에 둔 나이 많으신 형님들이나 나이는 어리지만 형님들 힘들어 할까 싶어 자청해서 가겠다며 안전화 끈을 동여매고 군소리 하나 없이 뛰어나가는 동생들의 고생하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힘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모두의 노력 덕에 영도구민의 마음을 움직였고, 부산시민의 마음을 움직였고 전국민의 마음을 움직였고 정치권을 움직였고, 전국의 네티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노동부장관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영수회담, 조남호 회장 청문회, 그리고 1차에 이어 2차 희망버스가 7월9일 여기 영도 땅 한진중공업으로 온다고까지 합니다.
그러나 부당해고 무효소송 건에서 회사의 물을 먹고 사주를 받은 심판장들에 의해 지노위에서 기각을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노위가 남아 있고, 행정소송 절차로는 고법, 대법까지의 법적 절차가 남아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 한진중공업 노동조합보다 더 열악하고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진방스틸 노동조합이 대법까지 가는 힘든 산고를 겪으면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그 판결을 받은 선례가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국내외적으로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싸움이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승리가 눈앞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복귀라는 말도 안 되는 실언과 더불어 총구를 180도 선회하여 우리 해고자 동지들을 무차별 난사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근데 몇몇 상집 간부에게 노무부의 문자가 직접 하달이 되어 무조건 현장복귀 기자회견을 종용하고 빠져나가라는 지침까지 내려졌다는데 대해서는 살이 떨리고 분노를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다보니 6월29일 열렸던 청문회마저 한나라당과 조남호 회장이 불참하는데 일등공신의 역할을 해내고 말았던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아셔야 할 것은 조남호 회장은 우리들을 죽이려고 하는 절차를 밟았지만 채길용 집행부는 그 절차에 따라 확인사살까지 하는 반노동자적인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민주노조와 동지들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고서는 현장복귀가 되면 비해고자들이 현장에 파고들어 현장조직을 강화하고 다시금 노동조합 깃발을 세워보자고 소도 웃고 개도 웃을 얘기를 뻔뻔스럽게 하는 것이 정말 가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동지 여러분, 회사는 정리해고된 파업대오가 저들의 생각대로만 되지 않자 흔들리고 일관성이 없는 노동조합을 이용한 것이 적중했던 것입니다. 사측의 계산된 술수에 채길용 집행부는 춤을 추고 말았던 것입니다.
85크레인 사수조가 행정대집행을 막기 위하여 85크레인 밑에서 연좌농성을 하면서 있다가 집행관들과 같이 따라붙은 용역들에 의해 개돼지처럼 끌려 나가는 수모를 겪고 있을 때 채길용 집행부는 이재용 사장과 만면의 웃음을 띤 악수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동지 여러분, 지금껏 너무나도 많은 어려움 속에서 싸워왔지 않습니까. 이 싸움이 얼마나 더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지치고 힘들고 어떨 땐 포기도 하고 싶고 가정적으로도 어려움은 있겠으나 절대로 물러설 수가 없는 싸움이기에 이겨내야만 합니다.
토끼 같은 우리 새끼들과 여태껏 죽어라 고생만 시킨 집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이번 정리해고 싸움을 이겨야만 합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암초들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헤쳐 나갑시다. 아니, 꼭 헤쳐 나가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승리하는 그날 가족들과 함께 동지들과 함께 삼겹살에 소주 한잔 했으면 좋겠습니다.
동지들, 우리 동지들이 85호에 머물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김진숙 지도위원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살아서 같이 내려오기 위함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동지들, 우리 모두 힘냅시다. 그 길에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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