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오직 하나, 진실규명! 오늘도 거리로 나서자!

어쩌면 나의 제자였을 수도, 나였을 수도 있는 그들을 위해!

남아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2014년 4월 16일. 다시 그날을 기억해 본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처음 세월호 소식을 들었다.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이 탄 배가 사고가 났고 전원 구조되었다고 방송에서 나왔다. 모두가 진심으로 안도하고 철렁했던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뻐했지만, 몇 시간이 채 안 되어 그것이 오보였음을 알리는 속보가 다시 날아들었다. 우리는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언론은 온통 세월호에 대한 보도로 도배되었고, 모두가 슬퍼하며 애도하는 날들이 계속되었지만, 그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의혹들이 더 이상 애도만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었다.

언론의 보도와 어떤 공식적인 기구의 발표에도 진실은 없었다. 진실은 바로 생존자와 유가족, 시민들이 찾고 알렸다. 선장의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무시하고 탈출한 사람들에 의해, 참다못해 사비를 털어 배를 빌려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현장으로 달려간 유가족들에 의해, 정부의 앞뒤 안 맞는 말과 행동에 진저리가 나 진실 찾기에 나선 시민들에 의해 밝혀진 진실은 너무도 잔혹했다. 그것은 항해 관련 선원들을 제외한 그 누구도 처음부터 그 배에서 살아 나올 수 없게 정해져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이제 애도를 넘어 분노의 촛불을 켰고 교사들도 이에 동참하였다. 백여 명이 넘는 현장 교사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참사의 총책임자인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을 선언하였다. 또한 전교조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만여 명이 넘는 교사 선언과 조퇴투쟁을 전개하였다. 그것은 어쩌면 나의 제자였을 수도, 나의 동료였을 수도 있었던 희생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었지만 징계를 각오하고서야 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했다.

교육부는 박근혜 정권 퇴진 선언과 조퇴투쟁에 참여한 교사들을 처벌하는 조치에 세월호 침몰 현장에선 볼 수 없었던 민첩함을 보여 주었다. 각 교육청을 통해 또는 직접 조퇴투쟁과 선언에 참가한 교사들을 찾아 나서고, 해당 교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전교조 서버 압수 수색 및 개인 은행 계좌 추적 등을 통해 착실히 수사하고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누구를 조사하고 있는가? 검찰은 교사들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집단행동 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한다. 여러 명이 모여서 청와대 게시판에 글 좀 올렸다고, 합법적으로 조퇴를 했지만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나는 또다시 묻고 싶다. 그렇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었던 304여 명의 소중한 목숨을 구하지 않고 바다에 그대로 수장시킨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지금 당장 시급하게 조사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 세월호의 주인이 국정원임을 짐작케 하는 자료까지 나왔다. 이 마당에 정의와 진실을 가르쳐 온 교사로서의 양심에 따라 행동한 교사들을 수사하면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는가?

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넣지 않으려는 이들은, 그것을 내어 주는 순간 심판의 칼날이 바로 자신들에게 향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방어는 필사적이다. 하지만 우리의 공격도 필사적이다. 죽음을 불사하고 30일이 넘게 단식을 하고 계신 유민이 아버님을 비롯한 유가족들과 함께 싸우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광화문으로 모여들고 있다. 언제나 역사를 올바르게 이끈 힘은 대중들의 거리 투쟁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그들에게 주어진 권력도 애초에 그들 것이 아니며 우리의 투쟁으로 다시 거두어들일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들도 그것을 알기에 항상 집회 대오의 몇 배의 경찰력을 동원하여 강경 대응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럴수록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대중의 분노가 점점 커져 가고 있다. 좀 더 힘을 내어 거리로 모이자!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참사의 책임자들을 반드시 밝혀내어 처벌하자! 이 길만이 억울하게 죽어간 304명의 희생자들의 넋을 진정으로 달래 주고,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마음으로 보내 주고 자신들의 남은 삶을 되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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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4 13:20 2014/08/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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