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5주째 이르고 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벌써 레바논 사람 1천여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사람도 100여명이 사망했다. 레바논 사망자 중 3분의 1은 어린아이이다.

 

이렇게 엄청난 학살이 한켠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나는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안했는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미리 단정지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 아들 산이의 안전을 위해 카시트를 구하러 다녔다. 혹시라도 교통사고가 날까 염려가 되어 카시트에 태우려고 말이다. 그러다 레바논의 작은 마을 카나에서 벌어진 학살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공습에 희생당한 딱 산이 만한 아이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 아이의 부모는 살아 있을까? 살아 있다면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괴감에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

 





레바논은 매우 먼 나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중국의 서쪽에 아프가니스탄이 있고 그 서쪽에 이란과 시리아, 그리고 레바논이 있다. 이들은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있는 보름달을 함께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열대야를 걱정하는 우리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전투기의 폭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조그마한 일이라도 하기로 결심했다.

마침 파병반대국민행동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레바논/팔레스타인 공격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 서명은 미국과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어제 화정역에서 열린 '한미 FTA 협상중단과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에 서명용지를 가지고 나갔다. 스케치북을 이용해 작은 피켓도 만들어 들고 있었다. 다행히 이날은 경기지역노동자통일선봉대 대원들도 참여하여 72명의 서명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서명용지를 항상 가방에 가지고 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이 어느정도 모이면 팩스나 우편으로 파병반대국민행동에 보낼 것이다. 서명용지에 이메일을 남긴 분들에게는 그 결과를 알려드릴 예정이다.

 

 

한미FTA와 평택미군기지 확정저지에도 바쁘고 역량이 부족한 것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헤즈볼라와 하마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는 아랍민중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정말 처절히 싸우고 있다. 최신예 전투기에 맞서 로켓포와 게릴라전으로 저항하고 있다.

미국 제국주의에 반대하고 약소민족의 자결권을 옹호하는 전세계 진보진영은 이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이 싸움은 결코 일방적으로 불리한 싸움만은 아니다. 이미 헤즈볼라는 지난 2000년에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수치스럽게 철수하도록 만든 바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은 일주일이면 작전이 끝날 것이라고 했지만 벌써 5주째 들어서도 전쟁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헤즈볼라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통해 이라크 점령 이후 급격히 세력이 커진 이란을 중심으로 한 시아파 세력을 견제하려 하였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이 패배한다면 미국의 중동정책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미국은 지금 중동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중동에서 수렁에 빠진 덕택에 다른 지역은 상대적으로 숨을 돌리 수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북한을 가만두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감축을 비롯해 미군의 전세계적 재배치를 서두르는 것도 이라크 등 중동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미군은 지금 군병력의 부족으로 인해 40세가 넘는 사람도 현역병으로 받아들일 지경이다.

 

지금 중동에서 싸우고 있는 아랍민중들의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이다. 미제국주의와 그 하수인 이스라엘의 패배를 위해 그리고 아랍민중들의 승리를 위해 전세계 진보진영이 단결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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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1 00:39 2006/08/11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