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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도서관의 외국서적열람실 2011/11/26
- 다문화 사회와 갈등 2011/11/26
- 파주에서 보내는 편지... 2009/01/18
- 11월 셋째 주 파주에서 보내는 편지 2008/11/20
- 10월 넷째 주 파주풍경 2008/10/28
- 아시아의친구들 가을소풍 - 국립중앙박물관견학 2008/10/20
- 10월 둘째 주 파주풍경 200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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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체류자 고용이 임금체불보다 더 무서운 죄인가? 2008/03/17
- 여수외국인보호소화재참사 1주기를 맞이하며 2008/02/14
일산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라페스타거리 맞은편에는 아람누리라고 하는 복합 문화시설이 있다. 미술관, 공연장 등이 들어서있고 도서관도 있다. 오늘 그 도서관에 들렸다가 우연히 지하로 내려갈 일이 생겼는데 지하층에 외국도서실이라는 공간이 있었다. 와 이런데도 있었네 하며 가보았더니 거의가 영어권 서적들....그런데 사서에게 물어보았더니 다문화도서도 비치되어 있다고 했다. 다문화도서라는 말이 참 우스웠으나 가장 구석으로 가보라는 사서의 안내에 따라 가보았더니 정말 비영어권 아시아 국가의 도서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한 200권 정도 될라나? 왠만한 개인 책장만도 못한 규모의 책들이 '다문화도서'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비치되어 있었다. 사서에게 물어보니 그나마 이 정도의 책이라도 갖다 놓은지 2달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인근에 사는 결혼이주여성들과 최근 아시아 각국을 다니며 관심이 늘어난 시민들의 요구로 이제서야 급하게 마련한거란다.
그래도 지난달에는 베트남 도서관 사서들이 직접 방문하여 이 곳에 있는 베트남어 도서들의 목록 등을 확인하고 조언하기도 하였단다. 사서의 이름과 이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돌아왔다.
이주단체들이 조금씩 가지고 있는 아시아도서들의 목록이 정리되어서 공공도서관과 연결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길을 돌렸다.
예전에 경향신문의 한 칼럼에서 이주민이 유입되면 그 동안 없었던 새로운 갈등요소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다문화사회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충고하는 대학교수의 글이 있었다.
그렇다. 갈등이 생길 것이다. 사람 사는 곳에 갈등 없는 곳이 어디 있는가? 하지만 갈등이 무서워서 사람을 들이기 싫다는 논리는 부부싸움이 무서워서 결혼하기 싫다는 논리와 무엇이 다를까? 그렇다. 결혼하게되면 필연코 부부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결혼한 부부가 서로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심지어 상대방을 죽이기까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모든 부부가 부부싸움을 한다고 해서 다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갈등은 집단이나 사회에게 건겅한 자극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경영학자들 중에는 조직의 활력을 늘리기위해 갈등을 인위적으로 조장하는 기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그렇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다면 배우자와 갈등을 겪을 일이 원천적으로 방지된다. 하지만 수도하는 성직자가 아닌 이상 그렇게 얻어진 '평화'를 누가 과연 좋아할까?
지난 1월 11일 파주한국어교실이 개강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존 학생들 뿐 아니라 새로 입학하러 온 학생들로 사무실이 꽉 찼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방학이 짧아 2주간의 방학을 보내고 3주 만에 보는 것인데 모두들 몇 달 만에 보는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다행히 대부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되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안 좋아진 경제상황으로 인해 갑작스레 해고를 당한 친구도 있고, 한국어교실 학생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아친과 함께하며 여러 가지 일을 도와주던 패살 씨가 단속이 되어 파키스탄으로 돌아가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
개강 수업을 마치고 시민들이 기증한 의류를 경매하는 이벤트도 하였습니다. 별로 입지 않아 새 것과 다름없는 겨울 옷을 어떤 분이 기증하셔서 100원부터 시작하는 경매를 하였습니다. 그다지 관심 없어 보이던 처음 분위기와 달리 열기가 점점 달아올라 5000원까지 가격이 올라가는 물건도 있었습니다. 결국 10여 종의 의류를 경매한 결과 13,500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모델로 수고해 준 사만뜨 씨 덕분인 것 같습니다.^^ 수입은 모아 두었다가 앞으로 소풍 등의 행사비에 보태려고 합니다.
이번 주(18일) 역시 많은 학생들이 찾아왔습니다. 지난주에 친구 환송식 때문에 오지 못했던 베트남 친구들도 이번 주에는 많이 왔습니다. 고등학생 자원활동 교사들도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이번 주는 윤치현 선생님과 김문희 선생님이 2교시 수업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윤치현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설 풍속에 대해서 수업하셨고, 김문희 선생님은 동물 울음소리 표현에 대해서 수업하셨습니다. 조금 어려운 내용도 있었지만 교재에는 없는 새로운 내용들을 많이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주는 설날연휴라 수업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무실은 오후2시부터 문을 열 예정입니다. 찾아오는 친구들이 있으면 윷놀이도 하고 음식도 좀 나눠먹을 생각입니다. 함께 보려고 영화도 두 편이나 다운받아 놓았습니다. 혹시 설 연휴에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파주 사무실로 놀러 오시기 바랍니다. 그냥 오셔도 좋고 설음식을 조금 싸오시면 더욱 좋습니다.
구정이 다가오니 이제야 새해가 온 것이 실감납니다. 2월에는 눈썰매장도 가고 교사 엠티도 가면서 2009년을 새롭게 힘차게 시작해야겠습니다. 모든 분들의 마음에도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그 동안 노동자대회 같은 주말행사도 있었고 해서 조금 바빴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주에 있었던 사상 초유의 대규모 단속 소식으로 인해 무언가를 쓴다는 것이 참 어렵게 느껴지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언론에는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주 목요일(13일) 남양주 마석의 가구공단에서 경찰과 법무부의 합동단속이 벌어져 100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잡히고 그 과정에서 10여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동안 출입국의 단속이 여러 번 있어왔지만 이런 식의 단속은 규모에 있어서나 방법에 있어서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전경을 동원해 미리 가구공단의 입구를 봉쇄하고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한 후에 단속반들이 공단전체를 훑듯이 지나가며 ‘싹쓸이’하는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습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단속반들은 정말 ‘점령군’처럼 행동하며 한국인들에게도 매우 불손한 태도였다고 합니다. 지금 ‘살아남은’ 노동자들은 무서워서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인근 교회나 성당 등지에 흩어져 밤을 지새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에 단속된 노동자들은 대개 5~6년 이상 많게는 10년 이상 한국에서 일해 온 노동자들입니다. 마석 가구공단 같은 중소영세사업장들이 내국인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태울 때 그 자리를 메우며 묵묵히 일해 온 사람들입니다. 열심히 일하면 한국사람처럼 살 수 있다는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왔지만, 한국은 이들을 결코 한국사람과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별 문제삼지 않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제일 먼저 쫓겨나야 하는 값싼 도구로만 생각했을 뿐입니다. 이들이 가족과 헤어져 얼마나 외롭고 힘든 나날들을 보냈는지, 한국인들의 값싼 동정이나 차별대우에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아무도 헤아려주지 않습니다. 그는 오로지 ‘불법체류자’일뿐 일말의 동정도 받을 수 없는 ‘범법자’인 것입니다.
이 단속의 불똥은 아직 파주까지는 튀지 않았으나 머지않아 곧 다가올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법무부는 연말까지 이런 식의 대규모 단속을 계속할 거라고 밝히고 있고 전국의 52개 지역을 대상 지역으로 꼽고 있다고 합니다. 벌써부터 머릿속에 친구들의 모습이 떠오르며 걱정이 되네요. 이번 겨울은 정말 추운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주 한국어교실은 선생님들은 조금 적었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많이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이재훈 선생님이 나오셔서 한국의 새들에 대해서 열띤 수업을 해주셨습니다. 이혜정 선생님은 국경일을 비롯해 여러 의미가 있는 날들을 소개해주셨는데 저도 그 의미를 잘 모르는 날들도 많더군요. 김문희 선생님이 주신 김장김치 덕분에 모두들 컵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을 수도 있었구요. 참, 국립중앙박물관 견학 때 만들었던 도자기가 드디어 도착해 각자의 작품을 사람들 앞에서 뽐내기도 하였지요.
이번 주에는 2부 수업시간에 문집에 넣을 글들을 쓰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나올지 사뭇 기대되네요. 그리고 연말 송년회 준비도 슬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시절이 어수선해도 할 건 해야겠지요?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일요일 날 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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