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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 어느 날...

그날은 유난히 쓸쓸했다

시월이 시작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가끔씩 누군가가 안부를 물어 주는 날이

그렇게 기분 좋으며 신이 날때가 없다.

그날은 그런 날이었다

 

왜그런지 우울하고 쓸쓸하던 그날,

아주아주 오랜만에 물어 오는 그 안녕이

너무나 설레어 어안이 벙벙 하던 그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추억을 떠올리며 뛰어 갔던 그곳,

그곳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날은 적당히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처음 꺼내 입은 바바리 자켓이

환영이라도 하듯 자꾸 팔랑 거린다

 

어느새 바람은 멈추고

아름다운 추억은 과거라고 매몰차게 말한다

무서우리만치 헌재는 과거와 달라지고

 

달라진 현재에서 남은것을 찾아 보았지만

쓸쓸히 뒹구는 거리의 낙엽조각이나 될까?

 

휑한 가슴을 어루 만져 주던 그 손길..

그 손길이

오늘, 시월 마지막 날에

더욱 그리워 지기만 한다

 

세월의 덧없음

시퍼렇게 멍든 가슴

짜릿했던 첫키스의 순간

꿈꾸었던 혁명의 그날까지

이제는 묻어둬야 하나보다

 

꺼내보기 아까운  시월의 어슴푸레한

어느 저녁날의 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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