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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겨울의 낭만..

겨울 초입에서 번뜩 정신이 나도록 춥더니 1월 한달은 그야말로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을 보냈다.

그러다가 입춘이 되었는데 갑자기 동장군이 몰아 치는게 정말로

장난이 아니렸다?? 아~ 이 무신 조화인고...쩝~

 

춥다고 방안에 웅크려 앉아 머릿속에 들어 오지 않는 뻘소리들을 읽는것도

지겹고, 희연이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뭔가 가벼운 껀수라도

만들어 줘야 그래도 나름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냈다 뭐...그런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것 같아 우리는 스케이트를 타러 가기로 했다.

 

 



명바기가 그렇게 자랑삼아 떠들던 그 광장하며, 툭하면 뉴스에 올라오는 화면발,

겨울의 낭만은 바로 저거야 하면서 과대 광고 하던 그 스케이트장에 드뎌 나도

발도장을 찍는다.

 

쳇! 별거 아니로군...코딱지 만한 링크에 바글바글한 사람들 집어쳐넣고 한시간

가량 놀던지 말던지 엎어지던지 깨지던지 알아서 하고 시간 되면 퇴장이렸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스케이트 천원주고 빌려서 오랜만에 진짜 스케이트 한번

타본다고 어릴적 추억에나 실컷 젖어 보자고 헤~ 벌린 얼굴을 하고 들어서는데...

 

어라?? 기분 삼삼하다.  바퀴달린 그것이 아니라, 씽씽 얼음위를 달리는 그 기분이

제법 상쾌하면서 비로서 겨울의 제맛에 빠져들기라도 하는 모양...

아이도 정신 없고, 아이 아빠도 엉거주춤 이게 왠일이라며 한발짝씩 띄는 폼이 뒤뚱

거리는 오리 실루엣처럼 우스꽝 스럽다..

 

차가운 칼바람이 온몸을 뒤덮듯 하더니만, 링크를 몇바퀴 돌고 나니 어느새 등짝에선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느낌이 든다.  아이의 이마팍에도 연신 땀방울이 묻어 나오고...

첨보다 가속도를 붙여 열씨미 타면서 사진도 몇방 찍고...

생각보다 한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링크를 내려올 즈음엔 어느새 해가 지고 시청앞

광장엔 아롱다롱 불빛이 하나둘 켜졌다. 아직 나무 등걸엔 꼬마전구가 걸려 있어

서울 한복판 야경을 감상하기에도 충분 했고...

 

올겨울 마지막 낭만은 생각보다 저렴하게 잘 보낸것 같다.

역시, 노는게 가장 남는거란 생각은 여전한 진리이다!

봄이 천천히 왔으면...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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