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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다리고기다리던 현근의 답장..

군대간 현근에게 편지를 쓴게 꽤 되었다.  사실, 현근이 군에 간 이후로 첨 포스팅한게 더 오래된 일이었고, 그 포스팅엔 애절하게도 편지를 해 달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얼마전 드뎌 편지를 썼더랬다.. 설마설마 하며 답장을 해줄까?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오늘 드뎌! 답장 편지가 왔다.  내용이 별로 개인적인것도 없고해서 전문을 싣는다. 

 



그제서야 편지를 받았습니다. (여기서 '그제'라 함은 25일 입니다.) 20일에 편지를 보낸듯 한데, 3사관 학교까지 편지가 오는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은것 같은데 제가 속해 있는 학생연대의 1500명에게 오는 편지를 분류하는 병사가 1명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 편지를 받는데는 조금 시간이 걸린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 쓰는 이 편지도 언제쯤 갈지 모르겠습니다. 편지 담당하는 친구가 이 편지를 담당 병사에게 갖다 줘야 하는데 요즘 야외훈련이라 시간도 많이 없고 훈육장교(담임 선생님이랄까 ^^;) 들이 워낙 갈궈대는 터라, 언제쯤이나 돼야 편지를 배달해 줄런지...

저는 편지 주소에 나와 있다시피 3사관학교라는 곳에 있습니다. 아직 장교가 된건 아니고 장교가 되기 위해서 훈련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정확한 신분은 '사관 후보생'입니다. 신분이 그러다보니 품위 유지비라는 명목으로 용돈 수준의 돈만 지급 받고 있습니다. 그 쥐꼬리 만한 돈도 쓸일이 없다보니 차곡차곡 쌓여 나중에 월급이랑 조금 더 보태서 무얼 살지 고민 중입니다.(정식으로 장교가 되어 '소위' 계급장을 다는 것은 10월 27일 입니다.) 지금은 훈련기간이다 보니 이것 저것 제약 사항이 많습니다. 군대에서 훈련소에서는 전화도 마음대로 못쓰다가 계급장 달고 계급이 하나씩 올라 갈때마다 조금씩 자유로워 지는 것을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여기서는 책도 마음대로 못 읽고 인터넷이란건 전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주말에는 잠실 주경기장의 '4배'나 되는 넓이를 가진 연병장에 잡초제거를 하러 가야되고 밤 10시가 되면 자기 싫어도 자야 됩니다.  순번이 돌아오면 새벽 2~3시에도 일어나서 불침번을 서야 하며 '수양록'이라는 이름의 일기도 매일 써야 합니다.(일기 안쓰면 벌점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통제된 생활에 적응이 안되서 많이 힘들어 했는데 이제 그냥저냥 버틸만 합니다. 여기서 남은 기간도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니 별로 갈구지도 않고 통제도 심하게 하지 않고 하니...

여기서는 운동을 엄청 많이 합니다. 아침에 1.5Km 오후에 4Km 주말에는 6Km달리기를 하며 달리기 전후로 해서 푸샵, 팔벌려 뛰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등..온갖 운동을 합니다. 거기다 따로 살 뺄려고 복근 운동도 하는데다가 술, 담배도 일절 못하니 건강은 정말 많이 좋아진듯 합니다.(그렇다고 해서 살이 빠진것도 아니고 몸이 좋아 진것도 아닙니다.^^;;)

10월 27일날 임관 후에는 대전 '자운대'라는 곳으로 가서 OBC교육을 받습니다. officer basic course 철자가 맞는지 모르겠지만(영어는 꽝이라서) 장교 기초과정 교육을 들어 갑니다. 거기서도 어느정도 통제는 하지만 여기보다는 훨씬 낫다고 합니다. 주말마다 외박도 나갈 수 있다고 하니 주말에는 간단히 포스팅도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여기서는 저번에 포스팅 한 날이랑 추석때 딱 2번만 밖에 나갈 수 있답니다.) 이제 자유시간이 끝나갑니다. 잠시 후부터는 내일 교육 받을 내용 예습해야 합니다. 추석때 포스팅으로 뵙겠습니다. 그럼 이만....

 

2006. 9. 27 현근

 

* 보시다 시피 내용이 첨부터 끝까지 자기가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만 쓰고 끝이다.  편지써준 사람에 대한 인사성 멘트도 한글자 없이 어떻게 저렇게 시종일관 자기 얘기만 하다 끝을 낼 수 있는지...참으로 신기 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렇게 답장을 써준게 어딘가 하지만서도...틀린 철자도 하나 없는것 보면 신통하기까지 하고..ㅋ 암튼 건강하게 군생활을 하고 있는 현근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 므흣 하다는...글구, 종이로 된 편지를 그것도 군에서 보낸 편지를 받아 본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옛날 생각(?)도 나고...

 

추석때 별로 할 일도 없거나 하신 분들은 이 기회에 현근에게 편지나 좀 써보심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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