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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은 물길을 되돌리진 못한다

 

명박산성은 물길을 되돌리진 못한다.


"물이 능히 돌을 뚫는다 (水能穿石,수능천석)". 그렇다. 물방울이  ‘억천만겁’의 시간을 지나면 바위를 뚫는다. ‘물이 이 언덕을 넘을수 있는가’ 하고, 누군가가 꿈속에서 묻는다. ‘에이, 그럴리가요. 물이 높은 곳을 어떻게 넘을수 있나요’ 하고 나는 꿈속에서 반문한다.


꿈속에선 다시, 높은 산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얕은 언덕을 만나,  웅덩이를 이루고 차곡차곡 물로 채워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채워진 물줄기를 타고 결국은 물이 언덕을 넘었다.


한해의 마지막, 오늘도 MB와 한나라당의 ‘국회’ 독재가 거세다.  총칼 든 군사 독재에 맞서서, 하나 하나 확보해 나간 ‘집회와 결사의 자유’도 ‘마스크처벌법’으로 물길을 과거로 돌린다. 동아투위등 해직언론노동자들의 피눈물로 확대해 나간 ‘언론의 자유’마저도, ‘정권-재벌-조중동’ 삼각동맹에 넘겨버린다 한다. 80만원 최저임금까지도 날치기로 삭감할 기세니, 냄비 그릇 두둘겨가며 싸웠던 최저임금 여성노동자들의 투쟁도 허사가 될 기세다.


이제, 한나라당의 국회 절대 과반의 힘에 의해 역사가 과거로 회귀하는가! 신자유주의 아류 노무현정권의 무능과 서울패권주의, 영남 기득권주의과 맞물려 탄생시킨, ‘토목MB’ 명박산성에 맞혀 물줄기가 거꾸로 가는 것인가! 낙동강이 한강으로 흐르고, 한강이 낙동강으로 흐르는 것인가!


고통스러워 보인다. 엊그제 까지, 한미FTA를 졸속으로 밀어붙였던 그 집단들이, 소수가 되어 싸우는 모습도 옹색해 보인다. 전략도 없어 보인다. 거기다 진정성도 없어 보인다. 패기만만했던 진보정당도 다섯손가락 정당이 되어 눈에 띄지 않는다.


96년, 안기부법과 노동법 날치기 때, 머리띠 동여매고 거리로 나섰던 노동자들이 예전 같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매서운 경제위기 한파속에 옷깃을 부여잡고 잔뜩 웅크린 노동자들의 모습같아 보인다.


그래선가! 명박산성에 막혀 거꾸로 역류하는 걸까!


아니다. 물길은 절대로 거꾸로 가지 않고, 제 방향으로 가기 위해 물을 채워넣고 있을 뿐이다. 그 물을 타고 넘을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촛불의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백만 청년실업의 분노가 있다. 950만 비정규노동자들의 설움이 있다. 부자들만 더 부자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가 있다. 거기다, 96년 신한국당의 날치기, 2004년 한나라당의 대통령 탄핵 날치기를 응징했던 국민들의 경험이 있다.


물길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평평함을 이룬다. 모난 세상, 명박산성으로 아무리 모난 것을 지키려 해도,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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