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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

장 할머니의 기구한 사연

 

체불임금 문제로 알게된, 음성의 장◯◯ 할머니. 그녀는 11살된 손녀와 책두권 크기의 창문이 전부인 단칸방에서 산다. 그녀의 소망은 세가지다. 첫번째는 밀린 임금 4백여만원을 받는 것. 두번째는 단칸방이더라도 햇볕 잘드는 방으로 이사 가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손녀와 함께 물놀이를 가는 것이다. 하지만, 장 할머니의 이 소박한 소망도 현실에서 어느하나 녹록치가 않다.

 

지난주, 음성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노동부 충주지청으로 가는 길이였다. 장 할머니가 말문을 여셨다.

 

‘제가요. 열세살 때 아버지, 어머니가 다 돌아가셨어. 아는 집으로 수양딸로 들어갔는데 말이 수양딸이지 식모살이가 따로 없어. 죽도록 일만 시키고... 그것도 몇 년 있다가, 그집 형편이 어려워 지니까 나가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다른 집으로 가서 식모살이를 했어. 나이 스무살에 아는 사람이 중매를 서서 시집을 갔는데 이건 집에 이불조차도 없어. 서방이라고 맨날 술먹고 노름하고... 빚얻어 오라고 맨날 두둘겨 패기만 하더라고. 결국. 내 나이 39살에 서방이 죽었어. 그때, 큰아들이 그러더라구. 엄마! 이제 우리 아버지한테 맞지 않아서 좋겠다구.’

 

거리낌없이 말을 이어가던 할머니가 울먹이시며 말을 이어갔다.

 

‘참, 근데 집에서 대접받지 못하면 나가서도 대접을 못 받는 가벼. 아부지, 엄마한테 사랑을 받지 못하니, 시집가서도 맨 고생만 했지. 근데, 난 복이 없어. 아들 셋이 있는데 둘이 이혼했어. 거기다 큰 아들은 심장병까지 걸렸지. 그러더니, 손녀를 덜컥 맡겨버리는 겨. 어떡해. 하는 수 없이 저놈 맡아서 키우는데 너무 힘들어. 작년에는 5백만원 짜리 계를 들었는데, 내 순번을 앞두고 계주가 도망을 갔어. 근데 이번에는 돈많은 이놈의 정◯◯가 내 월급 세달치를 떼어먹고 주지 않는겨. 그뿐일줄 알어. 세상에 한번도 만나주지도 않고... 그러다가 간신히 전화통화가 됐어. 이사람 하는 말이, 노동부에 고소했으면, 노동부가서 달라고 그래야지. 왜 나한테 달라고 그러냐구 막 화를 내더라구. 나 힘들어서 못살겠어. 아들 치료비대고 그러냐구 빚을 썻는데 이자도 못줘’

 

장 할머니의 나이는 우리나라 나이로 66세다. 그런데, 그녀의 호적상 나이는 55살이다. 호적상나이로 보면, 11살에 큰애를 낳은 셈이다. 그녀는 여기서도 참 불운하다. 제 나이로만 호적에 등재되어 있어도 약 20만원 가량의 국민연금을 수령할수 있는 자격이 되는데, 호적 때문에 어쩔수 없다.

 

이 기구한 사연의 장 할머니. 한편, 그녀의 임금을 떼어먹은 그 병원의 이사장은 이 기간동안에 매달 1천4백만원씩 하는 자기임금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수령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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