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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풀잎은 바람에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죠

지부장님 편지 잘 받았습니다.

 

미결수 운동장 담벼락을 무너뜨리겠다니 속이 시원하네요. 고것이 말로만 운동장이지 한마디로 닭장이지요. 백평도 안되는 것을 네조각 담벼락으로 막아놓고 고놈을 운동장이라 부르는... 저도 그당시 무척 답답했는데 그것을 무너뜨리겠다는 생각은 못해봤네요. 지부장님 짱!

 

점심 먹다가 그애기를 우리 대협한테 했드만 1사 담벼락은 예전에 무너졌다고 애기하네요.

위대한 영장류 호모사피엔스를 겨우 닭장에 있는 닭으로 취급하다니 정말 나쁜 놈덜이죠.

 

선거끝나고 어제는 멍했는데 그래도 하룻밤 더 잤다고 오늘은 그런가보다 십네요. 역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인가봐요. 어제의 아픔도 훌훌 털고 오늘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해주니 망각이 꼭 나쁜건 아니죠.

 

풀잎은 바람에 결코 쓰러지지 않는다 하죠. 바람에 가장 먼저 몸을 누이지만, 바람이 지나고 난 자리에 가장 먼저 몸을 일으키는 것도 풀잎이라 하죠. 그런 유연함과 근성을 배워야 하는데, 저는 고작 잊는 다는 것, 기억상실로 마음과 몸이 편해지니 큰일이네요.

 

저도 낼 모레면 불혹인데요. 불혹(不惑), 어떤 유혹에도 흔들림 없다는 뜻이라죠. 저는 아직 멀어서 어떤 유혹에도 혹 하니, 저는 유혹(有惑)인가벼요.

오늘 한겨레 신문을 보니 남산 벚꽃 사진이 실려있네요. 지부장님도 그 사진을 보았는지요.

고단한 징역살이, 지루한 징역살이에 그래도 한줄기 여유와 풍류는 있어야 겠죠.

면회없는 주말, 그래서 더 지루하고 무료한 주말 잘 보내세요. 그리고 일요일 열두시가 되면은 아시죠. 송해 아저씨 목소리따라 크게 외쳐보세요.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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