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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일요일 밤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세 살배기 딸내미 보러 수원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내려오면 지금 이시간 저녁이죠. 밤 열시 사십분입니다.
잎새보다 꽃이 먼저 피는 벚꽃이 폈는가 했더니 금새 졌지요. 그리고 벚꽃을 대신해, 또 다른 꽃들로 만화방창(萬化方暢)입니다. 그런데 꽃보다 더 아름다운 건, 초록입니다. 나무와 풀들이 새순을 틔워 온통 초록입니다.
그 초록을 딸아이 손을 잡고 보면서 한 생각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떠나 있는 것은 참을수 없는 고통입니다. 그러나, 사람과 잠시 떨어져 있는 것은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여유의 시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징역살이는 고통스럽습니다. 가족이 그립고, 또한 주변의 벗들이 그리울겁니다. 그런데 오늘 하루만큼은 사람과 떨어져 있는 그 고통보다도 자연의 변화, 초록의 생명력과 떨어져 있는 것이 더 고통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주교도소 미결사동... 하루 30분 실제로는 한 십오분정도겠죠. 네모난 벽들로 차단된 네모난 하늘을 보겠지요. 그리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선 줄쳐진 네모난 창틀에 비쳐진 세상만 보게됩니다.
구름이 끼어도, 햇살이 유난히 빛나도, 보름달빛도 쇠창살 네모난 창밖의 세상입니다.
오늘, 징역 밖 세상의 초록 녹음을 지부장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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