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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붉은 피가 흘러 시험지에 닿아 문질러지면
내 혈액형은 B형임이 다시 확인된다.
태어난 후 어른이 되어서도 내몸에 바뀌지 않은 몇가지 안되지만
그중 하나가 혈액형이겠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나누어 준 설문지를 채운다.
이것 저것 내 피를 줄 만한 사람인지 요식적으로 묻는 질문들
그리고 간호사는 이것을 재차 확인한다.
어디어디 가보셨나요? 잠은 푹 잤나요? 이러저런 것은 안 해봤죠? 아픈 곳, 수술은?
차안에 줄을 선 이들을 의식해서인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인지 눈 한번 맞추지 않고 중얼대듯 물어댄다.
아니오 아니오 아니오 몇번을 답해주고서 침대에 누워 5분 동안..
난 그 짧은 틈을 쪼개서 이러저런 생각을 한다.
맨 처음 이 것은 누가 생각해낸 걸까?
그때도 혈액형을 구분 했을까?
내 꺼는 또 누구에게 갈까?
혈액검사 후 안좋은 결과라도 날아옴 어쩌지?
처음엔 잡다한 호기심으로 시작해서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불안함으로 돌아올때 쯤
주사바늘은 내 살갗밖으로 나가고
음료수 하나와 과자 한봉지.. 그리고 영화할인권 2장을 손에쥐고 거리를 걷는다.
그리고 2시간 동안은 피지 말라던 문구가 걸렸지만
청개구리처럼 담배를 빼어문다.
어지럽다. 걸음도 느려지고..
내 몸의 피가 빠져나간 그 자리에 차고드는 니코틴
검붉었다 더 뿌여질 것만 같은 내 핏줄을 타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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