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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 수줍게

[ 들 꽃 처 럼 ]

 

 

 

  한 점 구름이라도

 

  하얀 강이 흘린 눈물이
  검은 땅의 열기에 취해
  푸른 하늘로 올라서야
  제 몸을 만들어 드러낸다

 

  셀 수 없는 우연과 필연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쉼없이 사건을 만들어내고

 

  역사적이든 개인적이든
  모든 생명이
  그 속에서 성장하고 사라져갔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조립된
  도심 한복판을 거닐다 만나는
  작은 들꽃들도 그렇게 피고 진다

 

  한겨울 심술 궂은 바람에
  고개 숙여 걸을 때
  모질고 질겨서 반복되는 삶에
  상처받았다 여길 때도
 
  걸어 온 길을 조아리고
  앞으로 나갈 길을 헤메는 것은
  들꽃에 배인 사연을 앎이다

 

  우표 한장
  옆서 한장 만큼의 햇살이
  조각 조각 떼어져
  작은 몸뚱이에 옮겨오는 시간

 

  나도 한 점으로
  수줍은 떨림으로 세상에 나선다    

 

 

 

-  2007.01.19  세상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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