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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일

나는 나의 병역거부가 나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닌일이 되기를 바란다.

무가치한 일이라는 뜻이 아니라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일상적인 성찰과 실천, 즉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이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도 병역거부를 어떤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그 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나의 삶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특별하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요새 문득문득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감옥가는 것이 완전한 이별이 아니겠지만,

내 인생이 단절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나고보면 또 달라져 있을지 모르지만 2006년은

왠지 새해계획조차 못세우고 있는 올해는

나에게는 없는 년도로 인식되는 듯 하다.

 

그리고 괜시리 예전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원래도 과거에서 그다지 자유롭지 않은 인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아팠던 기억과 아름다웠던 기억과

사람들이 떠오르고 때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오른다.

 

사람들이 마구 보고 싶어진다.

나도 잘 알지 못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함께하면 즐거운 사람들,

1년 6개월조차도 타의로 떨어져서 살고싶지 않은

사람들이 보고싶어진다.

 

아무것도 아닌 일.

아무것도 아닌 일.

아무것도 아닌 일.

 

억지로 덤덤할 필요는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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