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조율

오랫만에 모두가 정시퇴근한 사무실에서 나도 딱히 급한일이 없어서

기타 연습 좀 할까 하고 기타를 잡았다.

기타 산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코드 하나 못잡는 게 챙피하기도 하고

빨리 연습해서 나도 기타로 한 곡 정도는 연주할 수 있기를 바랐다.

 

기타를 꺼내어 쳐보는데 1, 2번 줄이 소리가 안맞는다.

조율이 필요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조율기를 산 게 다행이다.

나처럼 음악에 맹 한 애들은 귀로 듣고서는 잘못된 거는 알아도

잘 된 음을 찾아갈 수 없다.

 

근데 가장 싸구려를 사서 그런지 조율기가 이상하다.

1,2번 줄을 튕기는데 자꾸 다른 줄이 표시가 뜬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마구잡이로 풀었다가 감았다가 해본다.

너무 팽팽하면 끊어진다고 누군가 그랬는데.

역시나 아뿔싸 하는 순간 손등이 따끔하다.

가느다란 회초리로 세차게 맞은 느낌이다.

2번 줄이 끊어졌다.

 

조율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기타를 배운다고 설치나 하는 낭패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조율만큼 어려운 게 세상에 또 어디있나 싶다.

세상 모든 일이 조율만 잘하면 안 풀릴 일이 없을 거다.

조율 이란 게 그냥 대충대충 서로 짜고치는 고스톱마냥 적당한 선에서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기타 선율 처럼 서로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이라면 말이다.

 

참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음색들을 조화롭게 화음을 만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을거다.

기타 조율은 세상 많은 조율 중에 가장 쉬운 일이겠지만,

그래도 조율인데, 조율못해서 승질부리다 기타 줄 끊어먹었다고 자책하지 말고

내일 회사에서 조율할 줄 아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얼른 기타연습하자!!!

 

그리고 조율하는 방법도, 배우자.

평생을 두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