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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사기극임이 드러난 '8․26합의'를 넘어설 투쟁을 조직하자!!

어설픈 사기극임이 드러난 '8․26합의'를 넘어설 투쟁을 조직하자!!

강종숙, 박경선, 유명자

 

휴지조각이 된 '8․26 합의문'

작년 8월 26일, "(주)재능교육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는 "2013.12.31.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라고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2013년 12월 31일, 재능교육과 종탑 쪽의 단체협약 체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3인은 재능교육과 종탑 쪽의 잠정합의 직후부터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잠정합의(안)'에 대한 입장>, <"재능교육지부투쟁승리"는커녕 철저하게 배신적인 타협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8․26합의'의 기만성과 반동성을 낱낱이 밝히며 졸속합의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은 이보다 앞선 2012년 8월에도 작년 '8․26합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측의 "최종안"을 거부하고 투쟁을 이어나갔습니다. 몇 차례에 걸쳐 학습지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단체협약 원상회복이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3인 입장의 핵심은 '8․26합의'나 "최종안"따위로는 결코 노동조합의 투쟁요구인 단체협약을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종탑 쪽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회사와 배신적인 타협을 했고, 그 결과 투쟁의 근본원인이자 핵심요구인 단체협약 체결에 실패했습니다.

 

여전히 변함없는 재능교육의 행태

만 6년이 넘는 투쟁기간 내내 온갖 추악한 탄압을 일삼아 온 재능교육은 역시나 자신들 스스로 한 약속마저 버젓이 내팽개쳤습니다. 겉으로는 대표이사까지 나서 언론플레이를 하며 자신들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시간만 질질 끌면서 단체협약 체결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보넷 속보게시판에 너저분한 거짓말을 늘어놓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까지 시정요구 공문을 보내는 오만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3인의 집회를 막기 위해서 허위집회신고를 일삼고 있으며 피켓시위 중인 조합원과 학생 동지를 집단폭행했습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종탑 쪽의 거짓말

재능교육이 이토록 뻔뻔하게 나올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종탑 쪽의 '동조'입니다. 종탑 쪽은 '8․26합의'가 파기된 후인 지난 1월 7일, '재능교육은 단체협약을 즉각 체결해야 합니다.'(이하 위의 글)라는 글 첫머리에 "단체협약 원상회복 / 해고자전원 원직복직을 요구했던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의 투쟁은 지난해 8월 26일 2076일간의 거리농성투쟁과 202일간의 종탑고공농성투쟁을 통해 마무리 되었습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만 6년이 넘어선 투쟁의 핵심요구는 단체협약이었습니다. 해고자는 바로 이 단체협약을 쟁취하고, 지키고, 되찾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단체협약이 전혀 원상회복되지 않은 이상, 단체협약을 갱신체결하지 못한 이상 투쟁은 절대로 마무리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종탑 쪽은 껍데기뿐인 지난 '8․26합의' 이후 입버릇처럼 "투쟁 마무리"라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사실을 호도하고 투쟁을 내팽개친 채 오로지 '교섭'에만 목매달고 있습니다.

 

재능교육과 종탑 쪽의 합작품

'8․26합의'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재능교육은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는 오로지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나머지 합의사항에 대해서도 시청농성장을 핑계 대며 이행을 지연시켰습니다. 하지만 종탑 쪽은 이에 맞서 투쟁하지 않았습니다. 재능교육의 합의 이행 지연과 파기를 알리기는커녕 철저하게 침묵했습니다. 그 결과 4개월 동안 단체협약과 관련해서는 실질적인 진전이 전혀 없었습니다. 예상대로 단체협약 핵심조항 중 단 하나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합의 시한을 넘겼습니다. 오히려 '개악'에 합의해 준 조항까지 있습니다.

종탑 쪽은 위의 글에서 "노사간 기존의 '월회비정산' 제도는 폐지하고 '미 입금회비' 제도에 합의"했다고 하면서,①회원의 회비가 익월 말일까지 미 입금되는 경우, 회비는 조합원의 공제 동의를 거쳐 익익월 수수료에서 공제하고 정산한다. 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존 단체협약 제39조(미수 공제)를 보면, ①미수회원의 회비가 익월 말일까지 미입금 되는 경우, 해당회원은 휴회처리하고 미수회비는 익익월 수수료에서 공제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언뜻 보면 "조합원의 공제 동의를 거쳐"라는 문구로 인해 어쨌든 회사가 임의로 교사들의 임금에 손대는 행위가 사라지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미 입금회비' 제도"에는 기존 단체협약과 달리 미수회원에 대한 휴회처리 기준이 사라졌습니다. 즉 재능교육 선생님들에게 휴회책임이 전가되는 것입니다. 미수회비가 선생님들의 수수료에서 공제되는 것은 같지만 휴회책임이 회사에게 있던 것이 교사에게 넘어온 것입니다. 미수회원의 자동휴회처리 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미수회비만 계속 쌓여가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종탑 쪽의 이러한 행태는 단체협약 개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능교육이 합의 이행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외양을 갖춰주는데 일조하고 있는 데에 더 큰 해악이 있습니다. 이는 곧바로 투쟁을 교란시켜 단체협약 체결을 더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합의파기는 12월 31일이 아니라 이미 8월 26일에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종탑 쪽은 위의 글에서 “계약해지, 조합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제공” 그리고 우선 논의 안이었던 "(-)월 순증수수료 폐지, 2013년 하절기 지원금 지급건" 등 18개 조항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는 별스런 일이 아니라 '8․26합의'의 당연한 귀결입니다. 더욱이 종탑 쪽은 이미 지난 '8․26합의'에서 이들 대부분을 포기한 채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기존 단체협약 제13조(조합 전임)에는 "전임자 2명 인정", 제15조(시설편의 제공)에는 "조합사무실과 집기, 비품, 전화회선 제공"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반면 종탑 쪽은 '8․26합의' 전날,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잠정합의(안)' 설명회 자료집을 통해, 합의문 제5항의 생활안정지원금 및 노사협력기금 2억 2천만원의 내용에 관해 설명하면서 "노동조합 활동보장을 위한 2013년 남은 기간의 (2인이 아니라)노조전임자 1인의 급여와 (노조사무실이 아니라)노조사무실 운영지원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원상회복 되었다는 단체협약의 실상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월 순증수수료와 하절기지원금은 노조와 회사 모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사안입니다. 회사가 순순히 합의할 리 만무합니다. 회사는 합의문의 "우선 논의" 약속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단체협약 논의에 포함시켜 재논의하자라고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기존 단체협약 전문도 인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 지난 '8․26합의'의 실제 내용대로 단체협약은 껍데기 조항만으로 체결 시늉만 하든지 아예 체결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전개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거듭해서 "단체협약 先 체결 후 복귀" 요구를 포기하지 않고 투쟁했던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파국적인 상황 모두는 어떻게든 투쟁을 끝내기 위한 명분이 필요했던 종탑 쪽의 배신적 타협의 결과물인 '8․26합의'에서 비롯됐습니다. 3인이 지난 8월 26일 당일 <"재능교육지부투쟁승리"는커녕 철저하게 배신적인 타협입니다.>라는 글에서 밝힌 것처럼 '8․26합의'는 2013년 12월 31일이 아니라 이미 작년 8월 26일에 파기가 예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합의파기에 맞선 투쟁에 나서지 않고 있는 종탑

이처럼 재능교육은 종탑 쪽을 농락하며 시간끌기와 무성의한 교섭으로 일관하면서 단체협약 체결 의사가 없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종탑 쪽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투쟁에 나설 의지가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회사가 합의를 파기하였음에도, 이미 한 달 전부터 재능교육 본사 앞에 집회신고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탑 쪽은 투쟁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외부에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연대투쟁을 호소하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답 없는 교섭에만 목매달고 있습니다. 합의파기가 기정사실이 된 후에 공개한 위의 글에서도 투쟁을 호소하거나 투쟁하겠다는 의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오히려 교섭 진행과정과 결과에 대한 물 타기와 모호함으로 답 없는 "교섭국면"을 연장해 나가기 위해 몰두하고 있습니다.

 

재능교육지부의 단체협약체결은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투쟁은 비정규직 최장기 투쟁사업장이자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의 선봉입니다. 요구조건을 완전히 쟁취할 가능성이 가장 컸던 투쟁사업장이었습니다.

3인은 회사와 종탑 쪽의 '8․26합의'에 반대하여 굽힘없이 투쟁하고 있습니다. 재능교육 시청사옥 앞에서 2,200여 일째 거리농성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3인을 지지하는 기독인들이 먼저 매주 목요기도회를 주관하며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매주 월요일에는 현장지국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는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인의 투쟁과 '8․26합의'의 파탄을 예의주시하던 개인과 단체들이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지대위)를 결성하였고 참가단위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투쟁결의대회에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분회, 유성기업,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울산), 콜텍지회, 쌍용자동차 지부와 쌍용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다산콜센터지부장 등이 연대하고 있습니다.

재능교육지부 투쟁에 함께했던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재능교육지부 투쟁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계신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만 6년이 넘는 투쟁, 우리의 정당한 투쟁요구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동지들의 지지와 연대를 바탕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지난 6년 동안의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완전 쟁취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도록 지대위에 함께 해 주십시오.

'3인'은 지대위와 함께 비정규직 최장기 투쟁사업장이 되면서까지 쟁취하고자 했던 노동조합의 요구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고 싸워나갈 것입니다. 2012년 8월 이른바 사측의 "최종안"과 '8․26합의'를 거부했던 노동조합의 입장과 그 정신에 입각하여, 수많은 민주노동열사들이 목숨 바쳐 지켜온 민주노조의 원칙에 입각하여 싸워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끝내 단체협약을 쟁취할 것입니다. 투쟁!

 

2014. 1. 9.

강종숙, 박경선, 유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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