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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집체 선동극 참여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하여

‘2015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집체 선동극 참여자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하여

 

 지난 10월 15일,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이하 ‘지대위’)는 ‘2015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집체 선동극에 학습지노조 여민희가 서비스연맹의 추천을 받아 참여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민주노총에 <‘2015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집체 선동극에 대회 취지를 훼손하는 학습지노조 여민희 참여에 대한 조치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이하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지대위’는 공문을 통해 “이용석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고 비정규직 투쟁의 전통을 이어나가는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 무대에 민주노조 정신을 훼손하고, 대표적인 비정규직-특수고용노동자 투쟁의 상징인 재능교육 투쟁을 심각하게 후퇴・왜곡시킨 장본인을 세우는 것은 민주노조 진영과 비정규직 투쟁의 주체들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임을 천명하고, “‘전국비정규직노동자대회’ 취지에 맞게 어용세력이 무대에 서지 못하도록 조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10월 16일 오후 6시까지 공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습니다.

 ‘지대위’의 문제의식과 바람은 명확합니다. 민주노총 집행부는 물론 조합원 모두가 비정규직 노동자대회가 개최되게 된 역사와 전통을 잊지 말고 그 취지와 정신을 계승하여 민주노총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5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역시 이러한 정신 아래 힘 있게 치러지기를 바라고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회의 상징의식인 집체극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정신을 가장 분명하게 발현할 수 있는 노동자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종탑어용세력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민주노총에서는 이 공문이 접수 되기 하루 전인 14일 오후에 비정규 단위노조 대표자회의를 통해 비철노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집회기획을 일부 수정하며 그 중 집체극도 빠졌다고 합니다.”, “행여라도 저들이 요구한 것을 총연맹에서 수용했을것이란 오해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짐짓 태연한 척 하고 있습니다.

 한편 10월 16일 오후 5시경,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 전략조직사업실장(이하 ‘민주노총 미비실장’)이 ‘공문’ 관련 연락책임자인 유명자 동지에게 전화를 걸어와서,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대회의 집체극에 올릴 현장 조합원이 섭외되지 않아서 대회 프로그램에서 집체극을 빼기로 했다. 다른 의견이 제안되어 집체극으로 상징의식 하려던 것을 대체하기로 했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일견 종탑어용세력의 주장과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단위노조 대표자회의 전날인 10월 13일, 선동 집체극 참여자 명단에 여민희가 있는 것을 확인한 동지가 민주노총 담당자에게 이미 명확하게 문제제기를 했고, ‘지대위’ 역시 ‘공문’ 발송 하루 전인 10월 14일, “집체극을 빼기로 결정”했다는 회의 결정에 앞서 유선 상으로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10월 15일에도 ‘지대위’의 공문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동지가 ‘민주노총 미비실장’에게 강력한 항의를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노총 미비실장’이 전한 말과 달리 여민희가 선동 집체극 연습에라도 참여하게 된다면 무수한 논란과 엄청난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 이미 전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이 이러한대도 민주노총은 눈치를 보며 궁색한 답변을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노총의 이러한 태도는 비단 이번 한 번이 아닙니다. ‘지대위’가 주최한 재능교육 투쟁결의대회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참석하여 투쟁사를 통해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 미안하다. 이제는 민주노총이 재능투쟁 승리를 위해 함께 하겠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서비스연맹 위원장 강규혁이 민주노총에 항의공문을 발송했을 때에도 올바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애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제대로 된 총파업 투쟁을 통해 그동안 정권과 자본에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오기를 열망한 현장 조합원들의 직접 투표로 탄생한 민주노총 지도부가 바로 그 현장 조합원들의 열망을 억누르고 배신과 협잡을 일삼아 온 어용노조관료의 압력을 단호하게 물리치기는커녕 오히려 수세적인 대응을 하면서, 어용세력에게는 자신감을 갖게 하고 정작 자신들을 지지한 노동자들에게는 실망감만 냉소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총파업 투쟁의 동력이 소진되고 있는 것입니다.

 투쟁을 열망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어느새 관료체계의 일부가 되어버린 민주노총은 이번 일을 계기로 거듭나야 합니다. 어용세력과 명확하게 단절해야 합니다. 이 상태대로라면 어용세력이 민주노조 정신을 팔아먹고도 버젓이 무대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저마다 현장에서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이 앞장서서 민주노총 집행부의 맹성을 촉구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도 결코 방관하거나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합니다.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쓰러져 간 수많은 열사와 지금도 투쟁 현장에서 민주노조의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있는 힘을 다해 투쟁하고 있는 동지들이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주인은 어용세력이 아니라 바로 이들, 자본과 정권에 맞서 굽힘없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입니다. ‘2015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의 주인 역시 어용세력이 아니라 이들입니다.

 어용세력의 척결 없이는 민주노총의 미래도,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미래도 없다는 각오 아래 어용세력에 맞서 힘차게 투쟁합시다. 투쟁!

 

2015. 10. 21.

학습지노조 재능교육 투쟁승리를 위한 지원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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